왜 고양이는 상자를 좋아할까요?
2015년 2월 11일  |  By:   |  과학  |  No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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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애호가 여러분, 힘내세요. 새로 사준 고급 스크래치판을 거들떠보지 않는 고양이 때문에 실망하셨나요. 확실하게 고양이의 관심을 끌 만한 물건이 하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익히 알려졌 듯 그건 상자입니다. 정말 아무 상자라도 좋습니다. 크건, 작건, 비뚤어졌건 아무 상관 없습니다. 상자를 바닥이나 의자 위에 두고 고양이를 빨아들이는 걸 지켜보면 됩니다.

왜 고양이는 그토록 상자를 좋아하는 것일까요? 현대 과학은 고양이의 이런 신기한 행동의 원인을 완전히 밝혀내진 못했습니다. 물론 육식동물인 고양이가 상자 속에 들어가는 건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고양이는 매복하는 포식자입니다. 상자는 고양이가 먹잇감에 몰래 접근할 수 있도록 좋은 은신처를 제공해줍니다. 하지만 이 설명만으론 부족합니다.

다행히도 행동 생물학자와 수의사들은 여러 가지 다른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모든 증거를 종합해보면, 고양이는 상자를 좋아한다기보다 상자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고양이 심리를 이해하기는 아주 어렵고 실험 대상으로도 고양이는 다루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양이 행동 연구에 대한 자료는 많이 존재합니다. 50년 이상 관찰된 연구 결과가 말해주는 것이 있습니다. 고양이는 닫혀있는 공간에서 편안함과 안전함을 느낀다는 겁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근거가 있습니다. 고양이는 종종 주변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는데, 상자나 다른 형태의 분리된 포장물은 고양이의 행동이나 정신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의 수의사 클라우디아 빈케는 보호소 고양이들의 스트레스 수치를 조사했습다. 네덜란드 동물보호소에 있는 길고양이를 연구하면서, 빈케는 새로 도착한 고양이 중 한 집단에게는 몸을 숨길 수 있는 상자를 제공하고, 다른 집단에게는 상자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상자가 있었던 곳의 고양이와 그렇지 못한 고양이 사이에 스트레스 수치가 상당히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즉 상자를 얻은 쪽 고양이 집단이 새로운 주변환경에 더 빨리 적응하고, 초반에 스트레스를 훨씬 덜 받았으며, 사람과 소통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놓인 거의 모든 고양이의 첫 번째 반응은 뒤로 물러나고 숨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이런 결과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몸을 숨기는 것은 환경적 변화와 스트레스의 요인에 대처하는 행동 전략이다”라고 빈케는 설명합니다.

집에 있는 고양이뿐만 아니라 야생 고양이에게도 이런 행동이 나타납니다. 단지 나무 위나 동굴에 숨는 들고양이와 달리, 집고양이는 신발 상자에서 편안함을 찾는 것 뿐입니다.

고양이는 갈등을 해결하는 데 정말 서툴다는 걸 얘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집고양이: 행동 생물학>을 인용하겠습니다. “고양이는 더 사회적인 다른 동물이 보여주는 수준의 갈등 해결방식을 발전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다른 고양이를 피하거나 자신의 활동 영역을 줄임으로써 갈등에 대면하는 것을 회피하려 노력하는 것일 수 있다.”

이처럼 고양이에게는 직접 갈등을 해결하는 것보다, 단순히 문제로부터 도망치거나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상자는 종종 불안과 적개심, 또는 원치 않는 주변 상황을 사라져버리게 만드는 안전지역이 됩니다.

물론 이런 설명은 고양이가 상자를 좋아하는 이유가 단지 적응력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에 따른 질환을 가졌기 때문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른 관찰자들은 고양이가 상자뿐만이 아니라, 휴식을 취하려고 이상한 다른 장소를 고른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몇몇 고양이는 화장실 세면대에 몸을 웅크리고 있고, 어떤 고양이는 신발이나, 그릇, 쇼핑가방, 커피잔, 빈 계란곽, 또는 다른 작고 사방이 막힌 공간을 좋아합니다.

이런 행동은 고양이가 특별히 작은 상자들(그리고 다른 불편해 보이는 장소들)을 좋아하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케 합니다: 바로 바깥이 더럽고 춥다는 이유입니다.

국립과학위원회(NRC)의 2006년 연구를 보면, 미국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는 30~36도입니다. 이 온도 범위에서 고양이는 “편안함”을 느끼고,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여분의 열을 발생시키거나 몸을 식히기 위한 신진대사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온도 범위는 사람이 좋아하는 온도보다 화씨로 20도나 높으며, 이는 왜 이웃집 고양이가 여름날 뜨거운 아스팔트 위로 기어올라 태양아래 몸을 맡기는 것이 일상적인 일인지를 설명해준다.

이는 또 왜 많은 고양이들이 작은 골판지 조각과 다른 이상한 장소에 몸을 웅크리는 걸 즐기는지도 설명합니다. 골판지는 훌륭한 단열재 역할을 하며, 좁고 사방이 막힌 공간은 고양이가 몸을 둥글게 말거나 다른 물체의 형태에 몸을 끼워넣어 몸 안의 열을 보존하도록 돕습니다.

같은 NRC 연구는 대부분의 고양이가 약 22.2도 정도의 공간에서 주거하며, 이 온도는 미국 고양이의 적정 생활 온도보다 섭씨 약 7.8도 더 추운 환경이라는 것도 알아냈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상자는 단열작용을 하며, 스트레스를 덜어주고, 안락한 공간(고양이가 숨고, 휴식을 취하고, 잠을 자고, 또 그들이 함께 살아가는 거대하고 예측불가능한 영장류에 몰래 다가가 공격할 수 있는 곳)을 제공합니다.

원문출처: 더 와이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