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형과 성기 사진을 페이스북에서 지우는 사람들의 이야기(1)
2014년 10월 29일  |  By:   |  IT, 문화  |  1 comment

IT 기업에서 일한다 하면 공짜 점심에 초호화 셔틀, 공짜 세탁 서비스를 상상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테크 회사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지구 반대편 필리핀의 건물에서 이루어집니다. 인터뷰한 21세 마이클 베이바얀 씨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인조 남근에 여성의 성기 근접 촬영 샷이 언뜻 비칩니다. 베이바얀씨는 마우스로 빠르게 클릭해 넘겨버리죠.

베이바얀씨는 “콘텐츠 검열” 을 담당하는 필리핀의 대규모 인력 중 하나입니다. 소셜 미디어는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들어 개인적인 자료를 올릴수록 관리가 걷잡을 수 없어집니다. 손자 손녀와 친구가 되고 싶어 페이스북에 접속한 할머니가 인터넷에 난무하는 욕, 인종주의자, 범죄자, 따돌림을 목격하면 질겁하고 떠나겠죠. 손주 사진을 러시아에서 일어난 끔찍한 교통사고와 하드코어 포르노 비디오 사이에 노출시킬 수는 없습니다. 유자가 올린 콘텐츠가 핵심 상품인 소셜 미디어는 제공하는 상품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콘텐츠 질 관리가 필수입니다. 한 추정에 따르면 이제 필리핀에서 소셜 미디어 콘텐츠 관리직은 10만 명이 넘어갑니다. 구글 직원수 두 배, 페이스북 직원수 14배에 다다르는 거대한 인력군이지요.

필리핀에서 고객서비스를 아웃소싱하게 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미국령이었던 필리핀은 미국인들이 받아들이는 콘텐츠의 문화적 맥락을 이해합니다. 영어를 잘하고, 어떤 콘텐츠를 걸러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감도 있지요. 인건비도 월 312달러에서 500달러까지 매우 저렴하죠. 서비스 산업에 적절한 친절한 성격도 한몫합니다.

LA 기반 스타트업 위스퍼(whisper)는 숨겨왔던 속마음과 사진을 익명으로 공유하는 앱으로 최근 2억 달러로 발루에이션을 받으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위스퍼는 미국의 위탁 회사 TaskUs 를 통해 콘텐츠를 관리합니다. CEO 마이클 헤이우드는 실시간 “적극적인 검열” 이 앱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자신있게 말하죠. 다른 익명 공유앱은 유저의 리포트에 의존해 신고가 들어온 포스팅만 검토하는데 비해, 실시간으로 검열하여 양질의 컨텐츠와 좋은 서비스 사용 경험을 보장한다는 것이죠. “익명 환경에서 유저들은 알몸으로 위험에 노출되어있어요. ” “치약을 한번 짜버리면 다시 튜브 안으로 넣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위스퍼가 검열 프로세스를 본지에게 공개한 건 사실 놀랄 만한 일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은 취재 요청을 하자 자세한 과정을 보여주기 꺼리며 대략적인 틀만 설명해주었습니다. “사람을 써서 콘텐츠 관리하는 걸 감추자고 합의가 되어있는 건 아니지만, 이야기하지 않는 게 낫다는 건 모두 암암리에 알고 있죠.” “인터넷이 발전된 기술로 마법처럼 관리된다는 건 환상입니다. 인간의 직접적인 관리는 항상 필요하죠.”

위스퍼에 고용된 베이바얀씨가 일하는 과정은 누가 보기에도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작업이었습니다. 베이바얀씨는 먼저 새로 올라온 포스팅의 사진과 글을 쭉 그리드로 봅니다. 이 익명의 앱에는 페이스북에나 트위터에 올리기 예민한 (가끔은 너무 지루해서 올리기도 민망한) 글이 올라옵니다. “뉴욕에서 양성연애하는 여자 중 저랑 이야기하고 싶으신 분 있나요?” “아이리시 엑센트는 정말 너무 싫어!” “양아버지와 자고 차 사달라고 협박했어요.” 같은 식이죠.

직원들은 이 중에서 포르노그래피, 폭력물, 매춘, 성기 이미지, 인종차별 발언을 골라냅니다. 그리고 해당 계정을 정지시키죠. 제가 지켜보는 25분 동안 베이바얀 씨는 남성 성기, 여성의 끈 팬티, 이상한 물건과 자위 행동, 욕설과 희롱, 성행위 요청 글을 지워냈습니다. 남성 상체를 드러내고 “게이 경험을 해보고 싶어” 라고 써있는 글에서는 망설였습니다. 가이드라인은 숨겨진 욕망을 드러내는 글은 허용되나 성행위 매매를 암시한다면 지워야한다는 겁니다. 이 글은 어느 쪽에 속할까요? 베이바얀씨는 다른 직원들처럼 대학교육까지 받은 인재이고, 직접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결국, 해당 글은 삭제했지요. (W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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