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이소연, 미국 정착 이후 첫 언론 인터뷰[전문]
[역자주: 미국 워싱턴주 터코마시 소재 지역 일간지 <더 뉴스 트리뷴> 8월22일 자 인터뷰 기사입니다. ]
이스트메인 거리 커피숍에서 만난 이소연 씨는 평범함 36세 마을 주민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특별한 경력을 가지고 있지요. 한국 최초 우주인이라는 겁니다.
이소연 씨는 3만 6천 명이 지원해 10개월간 진행된 선발전에서 우주인으로 뽑혔습니다. 최종 합격자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건 제 인생 목표가 아니었어요. 전 그냥 한 번 도전해 본 것 뿐이에요(I just tried.),”
이소연 씨는 두 달 전 이스트피어스카운티로 이사 왔습니다. 모두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 같았던 한국에서 벗어나 재충전하고 있습니다. 목요일마다 <시애틀 비행 박물관>에서 방문객에게 우주 여행 경험담을 들려주는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씨는 UC버클리에서 MBA 과정을 마친 뒤 지역 검안의사(Optometrist)인 남편을 따라 퓨알럽으로 왔습니다. 영주권은 6개월 전 얻었습니다. 그녀는 이 마을을 좋아합니다. 도시와 교외, 시골이 혼합된 곳이라고 묘사했습니다. 한국 시골 농촌에서 자랐던 이 씨는, “푸른 환경”이 친숙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퓨알럽 주민 삶에 적응하는 건 새로운 도전입니다. 그녀는 2008 년 우주 비행 전까지 10년 동안 대학에서 기계공학과 바이오시스템을 공부했고 연구원으로 일했습니다.
그녀는 직장을 찾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흔히 우주 비행사라는 최고 경력이면 어디든 일할 수 있을 거라고 짐작합니다. 하지만 이 씨는 회사 쪽에서 그녀의 기술에 맞는 자리를 찾을 수 없거나 혹은 그녀가 필요 이상의 자격(overqualified)을 갖추고 있다고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과학이나 기술 관련 기관에서 일하기를 바랍니다.
“연봉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 일이 저를 가슴 뛰게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바람처럼 멋진 일로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한국 정부의 우주인 계획은 이소연 씨로 시작해서 끝났습니다. 정부의 우주인 선발 계획에 따라 이 씨는 정신적 육체적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과 면접을 포함한 여러 도전을 거쳐 최종 30명 안에 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30명 가운데 마지막 한 명을 가리는 과정은 TV쇼 형식으로 진행됐고 이소연 씨를 유명인으로 만들었습니다. “그건 마치 아메리칸 아이돌(미국 쇼 프로그램) 같은 거였어요. 거대한 국가 이벤트였지요.”
한국 정부는 2007년 수백 만 달러를 들여 그녀와 또 다른 합격자 고산 씨를 러시아 우주센터에서 일 년 동안 훈련했습니다. 원래 고산 씨가 1순위 우주인 예정자였고 이 씨는 만약을 대비한 후보자였는데, 고 씨가 러시아 훈련 센터 규정을 어기는 문제가 발생해, 이씨가 대신 우주인이 됐습니다.
아시아계 여성으로 러시아에서 훈련받는 건 힘들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러시아 남성 동료에게 자기가 우주인 역할을 잘해낼 수 있다고 확신시켜야 했습니다. 여자라는 이유로 러시아 동료들이 거들먹거리는 발언을 뱉을 때마다 그녀는 “나는 여성이 아니다. 나는 우주 비행사다”라고 대응했습니다.
이 씨는 2008년 4월 8일 이륙 두 시간 30분 전 마침내 우주선에 탑승했습니다.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전혀 긴장하거나 무섭지 않았어요.” 이륙 직전까지도 장비와 관련한 문제들이 신경 쓰이게 했지만, 결국 모든 게 제대로 진행됐습니다. 국제 우주 정거장으로 가는 데 이틀이 걸렸고, 우주 정거장 연구 수행에 일주일 더 걸렸지만, 겨우 11일 만에 우주여행이 끝나는 게 실감 나지 않았습니다. “기간이 너무 짧았어요”라고 이 씨는 말했습니다.
이 씨는 우주 비행이 인생관을 완전히 바꾸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기독교 신자입니다. 때때로 저는 왜 하나님이 저를 최초의 한국인 비행사로 만드셨는지 궁금해져요.” 그 질문은 우주선에 벨트를 묶고 앉아있을 때부터 마음 깊은 곳에서 맴돌았습니다. 이 씨는 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자랐고 장학금 덕분에 대학을 다닐 수 있었습니다. 이 씨는 우주여행을 통해 하나님이 어떻게 무작위로 세상 사람을 골라 자리하시는지를 깨닫는 실존적 경험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우주에서 지구를 응시하면서, 이 씨는 거대한 우주에서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상념에 잠겼습니다. “그건 사람을 아주 고요하게 만들어요. 지구가 얼마나 큰지, 내 나라가 얼마나 작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여전히 이 씨는 자신의 사명에 대한 답을 찾고 있지만, 우주 비행 이후 훈련받은 대로, 삶을 음미하는 법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 그 사명의 일부라는 점을 압니다. “제가 행운아라는 걸 인식하고 있어요.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런 철학을 사람들과 나눠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녀에게 우주여행 중 가장 좋았던 때가 언제냐고 물었습니다. 대답은 우리가 익히 예상했던 것이었습니다. “지구를 두 눈으로 직접 바라볼 때입니다. 전혀 싫증 나지 않아요.” (더 뉴스 트리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