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안드레센) 뉴스 산업의 미래
2014년 3월 3일  |  By:   |  IT, 경영, 칼럼  |  7 Comments

저는 뉴스 산업이 지금보다 10배, 100배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여기, 제가 왜 저널리즘 산업의 미래에 낙관적인지 몇 가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먼저, 저널리즘은 변화했습니다.

저널리즘은 지난 몇 년간 급격하게 변했습니다. 오류를 바로잡는 과정을 예를 들어보죠. 이전에 신문을 출판할 때 영구한 기록으로 남을 신문 기사를 수정하는 건 꽤나 중대한 사안이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기사를 내보내게 되면서 주류 언론도 한 번 내보낸 기사를 수십 번씩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기사가 점점 사실에 가까워지고 정확해지는 반면 그만큼 처음 내보내는 기사의 무게는 떨어집니다. 언론은 많은 면에서 위키피디아와 비슷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국가안보국(NSA)의 전 세계 첩보감시망 프리즘(PRISM) 스캔들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주류 언론도 추가 정보가 수집될 때마다 업데이트된 정보를 조용히 본문에 반영하였습니다. 언론이 ‘사실’ 보다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 영역’을 보도한다면, 우리가 생각해온 언론(저널리즘)을 어떻게 블로그나 위키피디아와 구분해야할까 의문도 따라옵니다.
그러나 이 현상을 다르게 바라보면 우리는 저널리즘의 황금기에 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 세대에는 이전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좋은 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뉴스 산업은 기업처럼 운영되어야 합니다.

뉴스 산업은 결국 사업(비즈니스) 입니다. 뉴스도 사업으로 접근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질을 높이는 데 해가 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저는 믿습니다. 건강한 사업은 모름지기 좋은 질의 상품을 생산해내고 지속적으로 성장합니다. 1946년에서 2005년까지 뉴스 산업은 줄곧 독과점 사업이었습니다. 신문, 잡지, 지상파 방송 모두 한정된 수의 매체가 높은 가격을 책정해 상품을 판매했죠. 이때는 유통채널을 잡는 것이 권력을 쥐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이 도입되면서 세 가지 일이 일어납니다. 1. 유통채널이 독과점 업체의 통제 하에서 벗어납니다. 누구나 컨텐츠를 생산하고 배포하면서 경쟁시장이 되었죠. 2. 신문, 잡지, TV 등 분리되었던 매체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이제는 같이 경쟁합니다. 3. 그리고 10년, 20년 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뉴스를 접하게 되면서 시장이 확 커집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세 번째 사실, 시장이 커졌다는 겁니다. 뉴스 산업은 향후 10년간 100배로 규모를 키우고 가격을 1/10 로 낮추어도 될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는가

전 세계 스마트폰 보급율을 보면 2020년까지 50억 인구가 뉴스를 읽게 될 겁니다. 그러면 뉴스를 무조건 많이 팔면 될까요? 특정 분야나 주제별, 계층별, 지역별, 관심사별로 시장을 나누어 공략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우리는 많은 시장에서 특색 없이 중간 정도의 가치를 창출하던 기업이 실패하는 것을 봐왔습니다. 뉴스도 가장 많은 수의 대중에게 다가가거나, 아주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돈을 벌 수 있는 일반적인 사업 모델 8가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딱 한 개의 모델만 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수익 모델을 섞게 되겠죠.

  • 광고: 광고는 여전히 뉴스 산업에서 핵심적인 수익모델입니다. 그러나 고품격 저널리즘은 현재와 같은 싸구려 광고 대신 좋은 광고를 전달할 수 있는 광고 상품과 광고 파트너를 찾아야 합니다.
  • 구독: 많은 소비자들은 그들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상품에 돈을 냅니다. 뉴스 상품에 돈을 내지 않는다면, 거기서 가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 프리미엄 컨텐츠: 광고와 함께 무료로 제공되는 컨텐츠에 프리미엄 컨텐츠를 얹을 수도 있습니다. 블룸버그나 로이터에 매달려있는 뉴스 중독자들을 떠올려보면 충분히 돈을 낼 거란 걸 납득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가치있다고 느끼는 것에 추가 비용을 낼 의향이 있으니까요.
  • 컨퍼런스와 행사: 정보는 널려있으나, 사람을 직접 보고 이야기를 듣는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디지털 컨텐츠를 실제 돈을 버는 컨퍼런스나 행사를 홍보하고 키우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죠.
  • 크로스미디어: 뉴스는 책, TV, 영화의 주제가 되기도 합니다. 이는 산업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 크라우드 펀딩: 탐사 보도에는 엄청난 기회가 있습니다. 특정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해당 분야 취재기자를 후원하는 겁니다. 클릭하고, 투표하고, 돈을 보낼 수 있습니다. (https://www.crowdtilt.com/)
  • 비트코인으로 소액 지불: 비트코인같은 디지털 화폐는 기사 하나 클릭당 1원 지불 등 수수료 없이 소액의 흐름을 원할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 자선사업: 기부금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미국에는 매년 3천억 달러의 기부금이 쏟아지는데 현재의 언론은 이를 충분히 이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탐사보도의 예를 들어보죠. 지금 저널리즘에서 탐사보도에 배당된 예산은 매우 적습니다. 이를 크라우드 펀딩, 소액 지불, 자선 사업 수익모델을 섞으면 충분히 예산을 모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사업을 키울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 돈을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흩어뜨리거나(unbundle), 합치면 됩니다.(bundle)” 아니면, 다시 합치세요.(rebundle) 우리는 뉴스를 모아 보여주는 뉴스 어그리게이터 (Aggregator)와 내용을 분산시킨 뉴스, 잡지사의 성공을 봅니다.
수준 낮은 기사가 양산되면서, 쓰레기 같은 기사가 양질의 컨텐츠를 쫓아낸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반대일 거라 생각합니다. 의외로 아주 수준 높은 상품은 쓰레기가 양산될 때 같이 나옵니다. 질 낮은 상품이 양산될 때 명망 높은 전문가 들이 신임받는 브랜드 아래서 생산한 질 높은 상품에 대한 수요도 같이 늘어납니다.

그렇다면 뉴스 산업은 왜 아직 꽃피지 않은 걸까요?

언론사는 아직도 독과점 사업으로 먹고 살던 당시의 비용 구조를 타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과 연금 제도도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죠. 차라리 직원들이 회사주를 보유하게 해서 같이 혁신의 방안을 고민해보는 게 나을 겁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공정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또한 다르게 생각해볼 만합니다. 세계 2차대전 전까지만 해도 논조와 시각이 분명한 매체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2차대전후 독과점 체재로 들어가면서 언론 스스로 공정성을 유지하는 게 언론의 책임이라 못박아버렸죠. ‘공정한 보도’는 보도의 한 방안일 뿐입니다. 자신의 견해를 유지하는 다양한 매체의 공존은 더 넓은 독자층에게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마크 안드레센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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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자 주: 넷츠케이프 창업자로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인 마크 안드레센(Marc Andreessen)이 트위터에 올렸던(@pmarca) 생각의 단편들을 모아 블로그에 정리한 글입니다. 전문 번역이 너무 길어 일부 내용을 생략하였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원문을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원문에는 최근 주목할 만한 뉴스업체도 소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