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정보기술 친화적인 정부에서 배우는 교훈
2014년 2월 6일  |  By:   |  IT, 경영, 경제  |  4 Comments

에스토니아는 북동유럽에 있는 작은 나라로, 인구수가 130만명에 불과한 소국입니다. 인도 친구는 “거기에 정부가 관여할 게 머가 있어요?” 라고 묻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Healthcare.gov 개발에 첫 아이폰 개발 비용의 2.5배가 소요되고 너무나 불편한 시스템에 불만이 자자한 지금 이 작은 국가가 어떻게 e-Governtment 를 구축하고 가장 정보기술 친화적인 정부가 되었는지 들여다보는 건 중요한 시사점을 가집니다. (관련 뉴스페퍼민트 기사)

에스토니아가 연말정산과 투표까지 전자화된 시스템을 통해 처리할 수 있는 건 웹싸이트 몇개 덕분이 아니라 개방, 프라이버시, 보안, 그리고 미래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인프라시스템을 먼저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첫번째로 에스토니아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합했습니다. 미국처럼 소셜시큐리티번호, 납세자 번호, 기타 ID 번호를 모두 다르게 관리하는 대신 개인식별코드(IK: isikukood)하나로 통합해서 처리할 수 있죠. 개인식별코드 37501011234 는 20세기(3) 75년(75) 1월 1일 (0101) 123 번째 태어났다는 정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번호(4)는 앞의 정보가 맞는지 확인하죠. (역자 주: 글쓴이는 아무런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은 미국의 소셜시큐리티넘버와 비교하고 있으나 에스토니아 시스템은 한국의 주민등록번호 시스템과 매우 비슷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2000년 전자인증서를 도입했습니다. 표준화된 공개키기반구조(PKI)의 암호화시스템을 활용해 인터넷상의 거래 비밀을 보장하면서도 거래 당사자의 신분을 확인하는 보안 시스템을 국가표준으로 정립하였죠. (역자 주: 한국의 공인인증서, NPKI 와 비슷합니다.) 정부가 이를 주도하면서 정부기관이 먼저 새 시스템을 도입했고, 모든 업무를 디지털 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혁신시켜나갔습니다.

또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미래의 기술 진화방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기술 규격을 못박지 않았다는 겁니다. 실제로 인증 방식은 계속 변화해 나갔습니다. 도입당시에는 전통적인 신분증 (역자주: 주민등록증) 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해 여행시 신분 확인에 활용하고, 스마트 카드 리더기와 함께 전자상거래의 인증방식으로 활용했습니다. 그러나 휴대폰 보급율이 144% 에 달하면서 활용하는 기술도 진화했습니다. 리더기를 들고 다니는 대신 모바일 ID 가 들어간 SIM 카드에 개인정보를 담아, 휴대폰 인증 방식으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되게 시스템을 개선했습니다. 2005년 전세계 최초로 공인인증서에 기반한 전자투표를 도입한 이후로, 2011년에는 전체 유권자 중 24% 가 전자투표를 활용했습니다. 이는 105개 국가에 거주하는 재외국민도 투표할 수 있게 도와주었죠.

정부 뿐 아니라 은행과 텔레콤 회사들과의 연계를 통해 통합된 e-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는 연말 정산 시스템을 간소화하는데도 기여했습니다. 국민들은 이미 취합된 정보를 검토한 후에 승인만 누르면 이틀내로 연계된 은행 계좌로 환급액을 받을 수 있죠. 물론 프라이버시 보호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모든 정보를 보유하는 건 국민 개개인이며 에스토니아 정부가 실시간 정보 공유 와중에서 이를 열람할 경우 누가 정보를 열람했는지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됩니다.

모든 개인정보를 티지털상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이를테면 2007년 정치적 세력간의 갈등이 사이버전쟁으로 번져 국가 전체의 기간전산망이 몇시간 동안 마비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사건이 계기가 되어 보안시스템 기술 개발이 활발해지고, 보안분야 의 세계적 강자가 되었죠. 전자상시스템이 빠른 의사 결정을 가능하게 하면서 문제가 생길 경우 작은 해프닝이 일파만파 번져나갔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에스토니아는 물론 특수한 국가입니다. 굉장히 작고, 1991년 소련에서부터 독립한 이후 빠른 변혁과정을 거쳐왔습니다. 그러나 에스토니아식 사고방식은 미국도 배워야합니다. 에스토니아 국민들은 핵심이 되는 인프라를 바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끊임없이 재-발명합니다. ( The Atlan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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