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회 같은 장소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면 안될까?
2013년 9월 9일  |  By:   |  과학  |  No Comment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도쿄가 선정되었습니다. 많은 도시들이 올림픽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이것이 도시기반시설 확충과 장기 투자를 촉진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믿음은 대부분의 경우에서 기반시설 확충에 관한 예산 초과나, 올림픽 시설의 저조한 사후 사용 빈도, 그리고 주민들의 강제이동과 같은 문제들로 인하여 쉽사리 깨져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몬트레올은 예산보다 1조6천억원을 초과한 집행비를 되갚는데 무려 30여년의 시간이 필요했고, 브라질에서는 올림픽 기반시설공사로 인하여 15만 인구가 강제이주 당해야 했습니다. 또한, 그리스의 무리한 올림픽 투자는 최근의 그리스 경제위기를 초래하는 한가지 원인이 되기도 했었죠.

메릴랜드 대학의 존 쇼트(John Rennie Short)는 이러한 올림픽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올림픽 섬(Olympic Island)을 만들어 영구적인 개최지로 이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어딘가에 국제연합(the United Nations)에 의해 관리되는 국제 도시를 만들고 매회 이곳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면 매번 새로운 도시기반시설 확충에 예산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고, 주민들이 강제 이주될 필요도 없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쇼트는 이러한 올림픽 섬이 지속가능한 도시와 건축 모델에 대한 실험의 장으로서도 기능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도시에 비해 올림픽 섬은 실험이 사회와 환경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리스의 국립 아테네 기술대학(National Technical University of Athens in Greece)의 한 건축학과 교수는 쇼트의 제안에 대해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제안은 올림픽이 운영되는 중요한 메커니즘 중의 하나인 IOC와 개최도시간의 경제적 거래 관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올림픽 조직기구인 IOC는 특정 후보도시에 유치권을 주는 대신 엄청난 규모의 중계료, 판권료, 입장료 등을 챙기고 있습니다. 일례로, 비지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2009년에서 2012년 동안 두번의 올림픽(동계 1회, 하계 1회)을 통해서 IOC 가 6조가 넘는 수입을 올렸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수입의 상당 부분이 유치 도시로부터 흘러들어오게 되는데, 유치 도시 입장에서는 올림픽 유치를 통하여 서두에 밝힌 것과 같은 경제적 이득 실현이 가능하다고 보기에, 이러한 비용을 투자의 일부라 생각하고 기꺼이 감수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방식으로 IOC와 개최도시간에는 암묵적인 경제적 거래관계가 성립이 됩니다. 이 상황에서, 올림픽 섬을 건립하자 제안하는 것은 양자의 거래 관계를 없애거나 약화시키자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IOC가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엄청난 난관이 예상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쇼트는 여전히 올림픽의 건전한 경제적 운영과 인권이 무엇보다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며 올림픽 섬 건립에 대한 제안이 숙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the Atlantic C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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