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사이언스(Science)지가 가난이 지능지수(IQ) 13포인트와 같은 정도로 인간의 사고 능력을 잠식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여 화제가 되었습니다. (관련 뉴스페퍼민트 기사) 이는 가난한 사람들이 지속해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면 보조를 중단하는 정책에 반대하는 근거가 되었죠.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사고 능력 또한 개선될테니까요. 그러나 저는 이러한 과학적 연구결과보다 “내가 왜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가” 라고 실제 빈민이 쓴 글을 통해 그들이 사고하는 방식을 이해해보려합니다.
나는 경제적으로 잘못된 결정을 많이 내립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엔 다 똑같을 테니까요. 어차피 평생 가난할텐데 지금 조금 참고 버틴다고 뭐가 달라집니까? 제가 햄버거집에서 5달러를 안쓰고 참는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요. 참고 버틴다고 큰 보상이 오는게 아니니까요. 그렇게 버텨서 꼭 가지고 싶은 것이나,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되는 무언가가 없어요. 삼일 후면 어차피 다시 빈털털이일텐데요. 가지고 있는 돈이 너무 없으면, 그나마 조금 가지고 있는 돈이 별 의미가 없어요. 돈이 너무 많아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지독한 가난은 쓸쓸해요. 그리고 두뇌에서 장기적인 계획이라는 개념을 없애버려요. 아버지가 다른 네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빈민가 여성을 쉽게 보게 되는 게 바로 그런 연유입니다. 살아남기위해서는 조금이나마 챙겨주는 사람을 꽉 붙잡아야합니다. 내 삶이 잠시나마 의미있게 느껴지는게 어떤 건지 모를거에요. 이건 배고픔보다 훨씬 근본적인 감정입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끔찍한 의사결정이지만, 현재의 내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껴지면 다른 것들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어차피 지독한 가난은 지난주나 오늘이나 비슷할텐데요 뭘. 우리가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생각하면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크게 희망을 가지지 않고, 지금 현재에 가질 수 있는 것만 생각합니다.
‘참을성’과 ‘자기 관리’는 실제 삶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당신은 아마도 한시간 연착되는 기차를 기다리거나, 운동과 식습관 조절로 매주 0.5 키로씩 뺄 만큼의 참을성을 갖추고 있을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기차가 한시간 반째 오지않고, 다이어트는 당신 삶을 끔찍하게 만들고 있는데 절대 조금도 살이 빠지지않고 있다고 해봅시다. 그냥 포기하는 게 합리적인 의사결정인지도 모릅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잘못된 의사결정은 사고능력 저하보다 훨씬 근본적 요인부터 접근해야합니다. 평생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란 절망이 그들의 삶을 더 망치고 있는 걸 지도요. (The Atlan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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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기사 잘 봤습니다. 다만 중간의 박스 안에서 '머'나 '멀' 등을 '뭐', '뭘'로 고쳐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수정하였습니다. 지적 감사드립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금이나마 챙겨주는 사람을 꽉 붙잡아야합니다. 내 삶이 잠시나마 의미있게 느껴지는게 어떤 것인지 모를 거예요. 이건 배고픔보다 훨씬 근본적인 감정입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끔찍한 의사결정이지만, 현재 내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껴지면 다른 것들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 대목은 그들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이 경제적인 이유뿐만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끔찍한 일입니다.
제가 지금 저런 상황이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한없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가난한 자들의 말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외로움. 비합리적으로 보였던 그들의 결정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던 거군요.
생각이 몸을 지배한다는게.. 틀리진 않는 것 같네요.. 꿈이 있다면.. 삶이 달라질텐데요.
꿈이 있다면 삶이 달라질거라는 말에 너무나도 공감하고 갑니다...
재밌는 기사였습니다.
잘못된 의사결정을 해서 가난해진다고 봐야죠. 조금이라도 나은 선택을 해야되는데,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식으로 결정을 내리곤 하니 언제나 일이 해결이 안되죠.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희망이 아닐까요. 음 희망은 또 뭘까요. 삶의 의미의 성취 가능성에 대한 스페큘레이션?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삶의 의미와 행복이 내가 성취하지 못할 곳에 있다는 생각을 깰 무언가가 아닐까요.
가난한 것이 쓸쓸한 것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가난에서 벗어나야 한다면 작은 돈이라도 저금해서 부를 키워나가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큰 돈을 이미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그 돈을 단지 '굴려서' 더 큰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보면 의욕이 당연히 떨어지겠죠. 결국에는 개인이 의사결정을 하고 따라오는 결과에 책임을 지지만, 그와 같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들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아틀란틱 기사가 인용하고 있는 "실제 빈민" 린다 토리도 씨의 글 전문입니다. 기사는 장기 계획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원글의 전문을 읽어보면 토리도 씨는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http://www.huffingtonpost.com/linda-tirado/why-poor-peoples-bad-decisions-make-perfect-sense_b_4326233.html
링크 감사합니다! 정말 읽고 싶었는데요..
링크 감사드립니다. 원글이 올라온 블로그를 본문에 링크하였습니다.
앗 토리도가 아니라 티라도였어요. 죄송합니다. 실수를 답습하지 않으실 뿐 아니라 진정한 원본을 찾아내시는 철저함이 훌륭하세요!
칭찬 감사드립니다. 원글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저자의 블로그에서도 활발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네요. 어떻게 담배를 피우면서 불만을 얘기할 수 있냐는 리플에 다시 달린 답변도 훌륭하고, 읽어볼 만한 글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번 둘러보세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