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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전쟁 게임, 단지 게임일 뿐이에요(?)

전쟁은 게임의 단골 주제이나, 현재진행중인 전쟁은 다릅니다. 최근 내전중인 시리아를 배경으로 만든 인터액티브 게임 “시리아 종전” (Endgame: Syria)이 1월 8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특정 정치적 사건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절당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미 안드로이드와 온라인에서 다운 가능한 이 게임은 시리아 반군 입장에서 의사결정을 내려 전쟁의 결과를 낼 수 있게 디자인되어있습니다. 게임을 출판한 영국의 게임회사 오로크디지털(Auroch Digital) 은 실제 전쟁상황이 바뀔때마다 게임이 업데이트 될 것이라며 저널리즘과 같은 교육적 미디어라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뉴스게임”은 뉴스를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도달하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평가됩니다. 오로크디지털은 “목화솜 따는 내 인생”(My Cotton Picking Life)이라는 제목으로 우즈베키스탄의 저소득 노동자가 주인공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얼마나 일할수 있을지 버티는 게임을 만든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애플은 이 시리아 종전 게임이 “특정 인종, 문화, 실존하는 정부나 회사를 지목함”을 이유로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애플 앱스토어는 승인 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지난 8월에는 전세계 미군 공습 실시간 지도를 보여주는 실시간 인터액티브 지도 앱 “Drone+” 가 “유용하거나 오락적 가치를 제공하지 않음” 으로, 재검때는 “과도하게 거부감을 주거나 상스러운 컨텐츠”를 이유로 거절한 바 있습니다. 게다가, 시리아 전쟁은 지금까지 적어도 6만명을 잃은 현재진행형 전쟁으로, 그 죽음을 엔터테인먼트 목적으로 사용하면 안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Economist)

원문보기

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View Comments

  • 4번 문장의 원문을 확인했더니 4번 문장을 포함하여 몇 가지 오역이 발견됩니다.

    1.
    "여태껏 현재 진행중인 전쟁을 가지고 게임을 만든 사례는 없었"다는 게 아니라 지금 그런 게임 하나로 인한 논란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여태껏 그런 사례가 없었다는 것은 기사가 말하는 바가 아니며 검증하기도 어려운 명제입니다.

    2.
    "교육미디어로서 일종의 저널리즘 대안으로 게임을 만들었다 설명"한 게 아니라 저널리즘과 같은 다른 교육적 미디어와 비슷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사가 전하는 개발자의 말에는 개발 의도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교육적 저널리즘이 목적이든 수익이 목적이든) 결과물의 성격이 비슷하다는 주장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개발자의 개발 의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3.
    "죽지 않고"가 아니라 "그만 둘 때 까지" 입니다. 바로 이어지는 문장에서 플레이어가 게임(속의 노동)을 아무 때나 그만 둘 수 있는 것과 달리 노동자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점이 지적됩니다. 저는 번역문을 읽고 우즈벡 농장 노동자들이 과로로 현장에서 사망하는 일이 빈번한 것으로 오해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한 뉴스게임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게임이 너무 이상하고 잔인하니까요.

    4.
    But the company says Apple has judged that the game breaches its regulations by focusing on “a specific race, culture, a real government or corporation, or any other real entity”.
    "애플은 이 시리아 종전 게임이 “특정 인종, 종교, 실제 정부나 회사”를 범할 수 있는 컨텐츠를 담고 있다고 판단해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특정 인종, 문화(종교x), 실제 정부나 회사, 또는 다른 어떤 실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애플 내부 규정을 위반(breach)했다고 애플이 판단했다는 얘기입니다.

    애플은 특정 컨텐츠가 특정 인종이나 실체를 범했는지 또는 범할 수 있는지에 대해 판단한 것이 아니라 내부 규정 위반 여부에 대해 판단한 것이며,
    전자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도 규제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정도의 모호한 규정을 둔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렇게 하면 규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더 쉽고, 그와 관련하여 분쟁이 생기더라도 부담이 훨씬 적기 때문입니다.
    단, 이 경우 특정 실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되 피해를 주지 않는 (범하지 않는) 컨텐츠까지 규제되는 비용이 따르겠죠.
    한편으로는, 피해가 없더라도 대상이 되는 실체가 초상권 등의 권리 주장을 할 소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익도 있을 테고요.
    위 내용 중 컨텍스트에 대한 해석은 애플의 규정을 확인하지 않은 저의 짐작입니다만, 애플이 판단한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근거가 피해인지, (보다 중립적인) 초점 여부인지에 대해서 economist 기사가 말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5.
    "an interactive real-time world map of American strikes"
    "전세계 데모상황 지도"
    American 이라는 중요한 단어를 빠뜨렸습니다.
    이 단어가 없다면 strike는 데모가 아니라 파업으로 번역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단어가 있으므로 "전세계 미군 공습 실시간 지도" 정도의 번역이 적절한 것 같습니다.

    6.
    objectionable
    주관적

    콜린스코빌드
    If you describe someone or something as objectionable, you consider them to be extremely offensive and unacceptable.
    http://www.ldoceonline.com/dictionary/objectionable
    unpleasant and likely to offend people

    ---------------------------

    많은 수고가 필요한 양질의 서비스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참여하시는 분들 모두 저보다 영어를 더 잘 하실 것으로 생각하고요.
    페퍼민트가 전문 직역이 아니라 요약 번역이라는 점, 요약은 필연적으로 의역을 수반한다는 점, 전문 직역보다 요약 번역이 훨씬 어려운 작업이라는 점 잘 이해합니다.

    몇 번 짧은 댓글을 달았지만, 원문 전체를 확인한 적은 처음입니다...

    긴 댓글을 남기는 김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번역문이 한국어 문장으로서 비문인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러나 이 점을 고치려면, 장기적으로는 훈련이 필요하고 건별로 보더라도 (번역자와 지적자 모두) 시간이 꽤 소요되기 때문에 굳이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당장 유용한 전략은 국어 문장의 길이를 줄이는 것입니다.

    이 댓글이 불쾌한 공개적 비난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를 바라며 뉴스 페퍼민트의 번창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정성들여 남겨주신 지적 감사합니다.
      혹시 비문을 보셨을 때도 시간이 허락하실경우 지적해주신다면 저희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먼저 엄격한 검수 감사드립니다. 이제 많은 분들이 보고 있고, 아마추어를 벗어나 전문적인 번역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뉴스 페퍼민트는 직역이 아니라 축약이기에 '요약자'가 이해한대로 이야기하듯 풀어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요약자의 해석도 들어가고, 중요한 내용도 어쩔수 없이 생략에 들어갑니다. 이를테면 My cotton picking life 의 경우 "플레이어가 게임(속의 노동)을 아무 때나 그만 둘 수 있는 것과 달리 노동자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점"은 이 기사의 주초점인 "뉴스 게임의 등장" 과 다른 주제인것 같아 한문장 줄였습니다. 앞으로도 뉴스 페퍼민트가 추구하는 바가 '직역'이 아니라 '요약'인 이상 종종 생길 이슈인 것 같으니 감안 부탁드리고 필요할 경우 원문 참고 부탁드립니다.
    비문의 경우, 저의 경우 직역을 한 후에 글을 줄이는데 문장을 합치다보니 더 비문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희 필진들이 공부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적해주신 사항에 대해서는 다음 리플에서 각각 대답하겠습니다.

  • 1. 네 지적하신 바가 맞습니다. 직역이 어색해 쉬운 문장으로 풀어쓴다는게 제 주관이 들어갔습니다. 수정하겠습니다.
    2. 말씀하신대로 이코노미스트에서는 개발자의 의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http://business.financialpost.com/2013/01/11/apple-rejects-provocative-news-game-focused-on-syrian-conflict/ 를 보시면, It’s the project of Tomas Rawlings, a British game maker who sees the medium as a platform for the expression of ideas and a way to make people think about topical issues in new ways.이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회사가 이런 시도로 유명하기에 제 사전지식을 반영하여 번역했습니다. 뉴스 페퍼민트에서 번역할때 독자가 모를만한 상품이 나오면 원문에 없어도 설명을 다는데 (별도 주석으로 달지 않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해당문장은 내용이 명확하게 수정하겠습니다.
    3. 게임에서 그만둔다는 일반적으로 '죽는다'라고 많이씁니다. "내 슈퍼 마리오는 꼭 끝을 못보고 죽더라" 처럼 '게임이 끝난다'라는 표현으로 쓴 건데, 오해의 여지가 있을 거란 생각은 못했습니다. '그만두지않고 버티는 게임'이라 하면 이게 어떤 게임인지 잘 상상이 안되서, 조금 더 의역해서 수정했습니다.
    4. 아 네 문화입니다 종교 아니고요. 완전 실수했네요.
    '초점을 맞춤'은 한글에서 어색하게 들리고 '범함'과 같은 거라 생각했는데 지적하신바가 일리가 있어보입니다. 애플코리아에서 쓰는 '지목함'으로 고쳐놓겠습니다. (http://zosolution.com/31)
    5. 이건 솔직히 몰랐습니다. 미국인들의 데모인가 했는데, 아마추어의 지식 한계가 나오네요.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다음부터는 꼭 확인후 번역하겠습니다.
    6. 이것도 애플코리아에서 쓰는 표현으로 고쳐놓습니다. "과도하게 거부감을 주거나 상스러운 컨텐츠'라는 표현이 폭력성을 보여주는 것 같지는 않은데 애플 공식 표현을 가져다 쓰는게 제일 논란의 여지가 적을 것 같습니다.

  • 7. "유용하거나 재밌지 않음"이 직역상 맞긴한데 저는 이게 애플 내부 분류체계인 utility 도 아니고 entertainment 도 아님, 어떤 분류에도 넣을 수 없음 이라고 이해했습니다. 재밌지 않음이 이라는 표현은 게임이 충분이 재밌지 않아서 승인하지 않았다는 표현으로 들리는데, 이게 도리어 혼란을 낳을 거라 생각해서 일부러 저렇게 썼습니다. 이건 수정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고치는 데도 시간이 많이 드는데, 꼼꼼히 보시느라 힘드셨겠습니다. 이렇게 수고들여 검토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앞으로 좀더 좋은 글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유용하거나 엔터테인먼트 목적이 아님"은 애플 앱 분류가 잘못되었다는 말이 맞습니다. 개발자는 앱을 개발하고 자신의 앱을 올릴 카테고리를 직접 지정하는데, 이것이 맞지 않는 경우 위와 같은 반려 사유가 나옵니다.

      • 네 분류가 어디에도 넣을 수 없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으나 애플 공식성명은 '유틸리티도 엔터테인먼트도 아님'이라고 정확하게 말하지않고 '유용하지 않거나 엔터테인먼트 목적 이 아님'이라 해서 모호하게 가능성을 열어놉니다. 이걸 그대로 번역하는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http://zosolution.com/31 참고해서 애플 공식 반려사유는 애플코리아에서 쓰는 버젼으로 수정해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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