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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페@스프] 소셜미디어 금지 실험, 청소년을 구원할 수 있을까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저희가 쓴 해설을 스프와 시차를 두고 소개합니다. 스브스프리미엄에서는 뉴스페퍼민트의 해설과 함께 칼럼 번역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 오늘 소개하는 글은 7월 19일 스프에 쓴 글입니다.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우리나라에는 청소년의 심야 게임을 금지하는 강제 셧다운제가 있었습니다. 인터넷 게임 제공자가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자정부터 6시 사이에 게임을 제공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했었습니다.

학부모들을 비롯한 어른들 다수는 이 법을 지지했고, 학생들과 게임업계 사람들은 반대했습니다. 지지와 비판 사이에는 사행성, 폭력성, 선정성 등 게임에 따르는 문제와 청소년의 게임 중독 문제, 자율적 규제와 법적 규제, 청소년의 인권 문제, 산업으로서의 게임 등 다양한 논의가 뒤섞여 있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사회가 청소년에게 게임을 금지해야 할 정도로 게임의 해악이 확실한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명확한 결론과 합의는 나오지 않았고, 2022년 이 제도는 폐지됐습니다. 강제 셧다운제가 업계와 이용자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셧다운제 폐지의 또 다른 배경에 청소년들이 주로 게임을 하는 매체가 PC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뀐 것도 있다는 점입니다. 셧다운제는 PC 게임만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이는 다시 말해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으로 접속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동영상 시청, 모바일 게임 등이 PC 게임보다 더 강력한 유혹이었다는 말도 됩니다.

셧다운제 당시 이 제도를 반대하던 이들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개인과 가정의 자율성을 존중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3월, 미국 유타주를 비롯한 몇몇 주에서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이는 바로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이 주는 폐해가 심각하다는 사실에 적어도 사회의 일부 어른들이 동의했다는 뜻입니다.

전문번역: 휴대폰으로부터 아이들을 구하겠다는 한 보수 정치인

 

지난 11일, 뉴욕타임스의 제인 코스턴은 법안에 서명한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와의 인터뷰를 정리해 실었습니다. 콕스 주지사는 인터뷰 내내 매우 강한 확신을 가지고 법안의 정당성을 설명합니다.

인터뷰 중에는 다양한 논점이 이야기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위의 셧다운제 문제처럼, 소셜미디어가 정말 사회가 금지해야 할 정도로 큰 폐해를 끼치는가일 것입니다. 인터뷰 중에 코스턴은 전 연령층, 특히 여성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악화를 이야기하며, 만약 이런 결과가 암이나 교통사고였다면 난리가 났을 거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정신적 문제는 그 자체로도 문제이지만, 질병과 같은 신체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오늘날 점점 더 중요한 문제로 다뤄집니다.

 

소셜미디어 폐해, 미성년자만 금지한다고 막힐까?

특정 활동을 미성년자에게 금지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옵니다. 콕스 주지사는 미국 사회가 음주, 흡연, 운전처럼 뇌의 발달 상태에 따라 특정한 활동에 연령 제한을 두는 정책을 오랫동안 유지해 왔다고 말합니다. 매우 설득력 있는 지적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소셜미디어가 사용자를 중독시키기 위해 무한 스크롤과 A/B 테스트를 비롯한 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동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때 나이키의 경쟁자는 리복이나 아디다스가 아니라 닌텐도, 넷플릭스, 유튜브라는 말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는 모든 서비스가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이 바로 사용자의 시간이라는 점을 강조한 표현입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에서 체류 시간은 광고를 통한 수입으로 이어지며, 기업들은 사용자를 더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 사용자의 관심을 끝없이 사로잡는 일종의 마인드 해킹을 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가 모든 이에게, 특히 청소년 여성들에게 우울증, 불안증 등의 정신건강 문제를 일으킨다는 주장은 다양한 연구에서 이미 확인됐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학자는 뉴욕대의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입니다. 그는 책과 기고를 통해 청소년의 소셜미디어를 금지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해 왔습니다.

반면, “초집중”의 저자인 니르 이얄은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그 기술을 사용하는 이의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장점도 분명히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기술은 중립적이며, 그 기술을 어떻게 자신에게 유익하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과 통합니다.

 

“도둑맞은 집중력” 저자의 생각은?

최근 “도둑맞은 집중력”을 출간한 요한 하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문제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것에 관해 대기 오염이 심각해지는데 방독면을 쓰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비유합니다.

소셜미디어는 인간의 강력한 본능 중 하나인 인간의 사회성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성장했습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던 것은 집단을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이며, 생존을 위해 서로 협력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곧, 우리에게 타인의 인정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매우 큰 보상으로 작용합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외로움을 덜고 타인과의 교류를 늘리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행동입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는 자신을 꾸미고 포장하게 만듭니다. 이는 동시에, 꾸며지고 포장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유타주를 비롯한 미국 주 정부의 ‘소셜미디어 셧다운제’는 거대한 자연 실험이 될 것입니다. 실제로 해당 주에 사는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나아진다면, 우리 역시 사회와 함께 소셜미디어에 대한 태도를 좀 더 현명하게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자체가 하나의 교훈이 되어 우리는 적어도 한 가지 사실을 배울 수 있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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