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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가 머신러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마지막 결정은 사람이 합니다.

투자회사에 인공지능이 더욱 필요하다고 해서 사람이 점점 더 필요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은 이미 금융 분야에서 사기 방지를 비롯한 여러 방면에서 변화를 불러일으켰지만, 아직 자금 관리나 주식 선별에서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아무래도 이상하게 보입니다. AI의 한 분야인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은 패턴을 찾거나 많은 양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결과를 예측하는 데 탁월해 비즈니스에 이상적인 도구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런던이나 뉴욕의 잘 정비 된 “퀀트(quant)” 헤지펀드는 종종 머신러닝의 잠재력에 회의적입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머신러닝이란 용어가 마치 길거리 간판에서 흔히 보이는 단어처럼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고, 이 기술을 투자에 활용하기 위한 신생 헤지펀드들이 생겨났습니다.

이들 신생 헤지펀드들은 왜 경쟁 헤지펀드들이 머신러닝에 회의적인지 이해한다고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헤지펀드 소속의 AI 스타트업 센티엔트테크놀로지스(Sentient Technologies)의 공동창업자인 바박 호자트(Babak Hodjat)은, 머신러닝은 그 프로그램 자체에 너무 함몰되면 “지나치게 맞춰지는(overfit)“ 경향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머신러닝 학습에 사용한 특정 데이터에만 적용되는 특정한 패턴이 더 넓은 세상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는 재무 데이터는 데이터의 양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특히 더 그렇다고 이야기합니다. 지난 수십 년간의 주가 데이터의 양은 여전히 페이스북이 안면 인식 알고리즘을 훈련하는 데 사용된 이미지 데이터의 양보다 훨씬 적습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은 AI를 사용하는 데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입니다. 탁월한 기술력은 분명 중요합니다. 센티엔트는 수십 명의 AI 전문가를 고용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연구합니다. 그러나 비즈니스 모델도 매우 중요합니다. 센티엔트는 10년 전 오직 창업자들의 자금만을 관리하는 매우 작은 펀드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지난 3년 동안 센티엔트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웹사이트 최적화 같은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였습니다. 올해 초에 처음으로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헤지 펀드를 출범하여 다른 영역에서 얻은 통찰력을 투자에 적용하려고 합니다.

2015년 설립된 누메라이(Numerai)는 특이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더욱 광범위한 전문가를 갖추는 데 성공한 샌프란시스코 헤지펀드로, 올가을에 첫 펀드를 조성했습니다. 이 회사는 재무 데이터를 암호화합니다. 최고 운영 책임자(COO)인 매튜 보이드(Matthew Boyd)는 이 과정을 통해 재무데이터를 “순수한 수학 문제”로 변환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를 통해 누메라이는 사람의 편견이 모델에 반영되는 것을 방지합니다.

그런 다음 두 라운드로 이루어진 경쟁을 통해 주어진 데이터상에서 가장 잘 작동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선별합니다. 현재 약 1,200명의 데이터 과학자들이 매주 참여하여 1라운드의 가상 상품(펀드 자체의 암호 해독)과 2라운드에서의 현금 상금을 두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 구조는 시간이 지날수록 우승자를 더욱 잘 선별하는 알고리즘을 장려합니다. 회사는 최상의 알고리즘 결과를 가져와서, 이러한 결과를 다시 금융 데이터로 변환하고, 여기서 나온 통찰력을 활용하여 거래할 주식을 결정합니다. 이 펀드는 AI만큼이나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의 도움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자: 누메라이의 비지니스 모델에서 AI도 중요하지만, 수많은 데이터 과학자의 노력을 경쟁 시스템으로 모아 활용하는 과정 역시 중요하다는 의미.)

세레벨럼캐피탈(Cerebellum Capital)은 인간의 두뇌로부터 사명을 따왔으나 오히려 기계에 의존하는 헤지펀드입니다. 2008년에 차익거래(arbitrage)를 추구하는 펀드인 이 회사는 2016년에 완전히 AI가 운용하는 미국 주식 펀드를 개발하기 시작하여 올해 4월에 출시했습니다. 이 펀드는 머신러닝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략까지 제시합니다. 이 전략들의 상대적인 장점을 측정하는 분류 시스템 역시 머신러닝에 의해 작동합니다. 그러나 머신러닝의 결과는 참고할 뿐 실제 거래는 사람이 합니다.

AI가 장기적으로 매우 발전하더라도, 이런 새로운 AI 펀드들을 보면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적어도 투자 분야에서는 AI가 발전한다고 해서 사람의 역할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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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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