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뭐라 말할 수 없이 애매한 개념이죠. 마치 안개 속에 있는 사물을 보듯, 멀찍이서 바라보면 형체가 있는 듯하지만 다가가면 갈수록 조각조각 흩어져 보이질 않습니다. 행복을 좇으려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은 지난 6년 동안, 나와 우리 가족의 삶은 장밋빛이었음에도 정작 나 자신은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한편 슬픔을 느낄 때면 죄책감도 같이 느꼈죠.
그러다 지난 2009년 모든 게 바뀌었습니다. 당시 내 남편 짐은 신종플루(H1N1)와 웨스트 나일, 길랭-바레 증후군으로 심하게 앓았습니다. 다행히 차도가 있었으나, 1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제대로 걷지 못한다는 진단을 듣고 우리는 걱정에 잠겼습니다. 이는 라크로스 선수이던 짐의 경력이 끝난다는 걸 뜻했습니다. 의료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짐이 곧 태어날 아기를 돌볼 수는 있을지, 모든 게 막막했습니다.
출산을 10주 가량 앞두고 나는 거의 생각을 기울일 겨를이 없었으나 짐은 달랐습니다. 그는 라크로스 필드에서처럼 삶에서도 빠르게 나아갔습니다. 그는 물리치료를 받느라 바쁜 와중에도 심리적 지원 역시 필요로 했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려 어떻게 정신적인 회복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도움을 구했습니다. 자기계발서와 테이프가 배달됐고, 그는 토니 로빈스와 오프라 윈프리, TED 동영상을 보고 달라이 라마나 마틴 셀리그만, 소냐 류보미르스키 등이 쓴 서적들을 꼼꼼히 읽었습니다.
그 모든 책이며 테이프가 끊임없이 언급하는 것은, 감사였습니다. 과학 서적이든 수필이든 자기계발서든, 다양한 분야의 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했습니다. 짐은 감사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내게도 동참할 것을 부탁했습니다. 너무나 간절히 그를 돕고 싶었기에 나 역시 내 모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늘 잘하지는 못했지만, 얼마 안 있어 그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우리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습니다. 앰뷸런스에 실려 응급실로 들어간 지 6주만에 그가 목발(짐은 휠체어를 완강하게 거부했습니다)을 짚고 병원을 걸어나왔을 때, 그가 회복된 건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었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짐이 의지했던 몇몇 책들 중 긍정심리학자인 마틴 셀리그만의 저서 <플로리시(Florish)>에 나오는 단어 “PERMA”는 지속적인 충만감을 위해 꼭 필요한 다섯 가지 요소, 즉 긍정적 정서(Positive emotion), 일에 깊이 빠져드는 것(Engagement), 의미 있는 관계(Relationships), 더 큰 목적에 봉사하며 찾는 의미(Meaning), 더 나은 자신이 되며 얻는 성취(Accomplishment)의 머릿글자를 모은 것입니다. 나는 긍정심리학을 향한 최근의 비판을 떠올렸습니다. 대체 저기 언급된 요소들 중 무엇이 문제였기에 그러는 걸까요?
어쩌면 진짜 문제는, 행복이란 개념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취급하는 문화(나 매체) 때문일지 모릅니다. 사회심리학을 연구하는 박사후연구원인 바네사 부오트 박사는 내게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행복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행복이란 게 언제나 즐겁고 명랑하고 만족스러운 상태,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상태라고 여기는 거예요. 전혀 아닙니다.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산다는 건 나쁜 일을 여러 방향에서 들여다보는 방법을 배우는 거예요.”
우리는 행복을 잘못 이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잘못된 방식으로 추구하기도 합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긍정지능(Positive Intelligence)”을 연재하는 연구자 숀 에이커는 이렇게 말합니다. “행복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행복이 수단이 아니라 목표라는 것이죠. 즉 원하는 걸 ‘얻음으로써’ 행복이라는 ‘목표’에 다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 뇌는 전혀 반대로 움직입니다.” 다시 말해, 행복을 좇을 때 우리는 행복하지 않습니다. 행복에 대해 생각조차 안 할 때, 이 순간을 즐기고 의미 있는 작업에 몰두하고 더 높은 목표를 쫓거나 도움이 필요한 이를 돕고 있는 바로 그 순간에, 우리는 가장 행복합니다.
긍정적으로 건강하다는 건, 진정한 감정을 숨기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행복이란 고통의 부재 상태가 아닙니다. 고통을 벗어나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능력입니다. 또한 행복은 기쁨이나 엑스터시의 동의어가 아닙니다. 행복은 충만감, 잘 사는 삶, 여러 감정을 깊이 경험할 수 있는 정서적 유연성, 그 모든 것을 포함합니다. 오늘날의 “새로운 관점”으로는, 행복을 논하는 것 자체가 해로운 일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정신적이고 정서적인 건강을 기르기 위한 연습은 문제가 저절로 사라지길 바란다든지 얼굴을 웃음으로 덮어 가리는 일과는 거리가 멉니다. 스트레스를 주는 대상을 직시하고 탄력적으로 다루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행복해지기 위한 진짜 연습입니다. 훈련 없이 마라톤을 뛸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짐과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나는 그가 달라지는 걸 보았습니다. 처음엔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그러다 어느 한순간, 나는 감사와 행복이 내게 준 선물을 깨달았습니다. 행복은 내게 짐을 다시 선물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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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네요
행복이란 행복 그 자체만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그 감정만이 존재할뿐이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