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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서 배양된 고기는 사육된 고기를 대체할 수 있을까

삼개월 전, 소 조직에서 추출된 줄기세포를 배양시켜 만든 햄버거가 그 첫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실험을 주도하였던 마스트리히트(Maastricht) 대학의 마크 포스트(Mark Post)박사는 실험실에서 배양되었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이 햄버거가 실제 소와 생물학적으로 동일하며, 언젠가는 목장에서 사육된 육류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 내다보았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후원자인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지난 월요일 런던에서 벌어진 이 햄버거의 첫 시식행사에서, 식용을 위해 길러지는 소들에 대한 잔인한 사육과 도축방식에 불편함을 느껴 후원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포스트 박사는 전통적인 사육방법을 통해 인간이 먹을 수 있는 15그램의 동물성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100그램의 식물성 단백질 사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육된 소는 굉장히 비효율적인 단백질원이라 주장했습니다. 반면에, 실험실에서의 고기 배양은 배양에 최적합된 환경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좀더 효율적인 육류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더욱이, 그는 실험실 배양이 육류생산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70% 가량 줄이고, 사육에 사용되는 땅과 물의 소비를 90% 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실험실 배양 고기가 사육된 고기를 대체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많은 제약들이 남아 있습니다. 첫째는, 이 배양기술이 현재로서는 전통적인 사육방식에 비해 결코 저렴한 방법이 아니며, 둘째는, 배양된 고기가 아직까지는 실제 고기에 비해 풍미가 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현재의 배양 기술은 소규모 조직에서만 실행 가능하기에 대량 생산이 아직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제약조건들을 다 극복한다 하더라도, 배양된 고기는 엄격한 식품 안전성 평가를 마지막으로 통과해야 할 것입니다.

옥스포드 대학의 실천윤리학(practical ethics)교수 쥴리안(Julian)은 포스트 박사의 연구결과에 대해 이렇게 평가합니다.

“인류는 실험실 고기 배양 방식을 지지해야할 윤리적 의무가 있다. 왜냐하면, 이 기술이야말로 동물에 대한 인간의 잔인한 대우를 멈출 수 있고, 더 좋은 환경을 만들며, 더 안전하고 더 효율적인 육류생산을 가능토록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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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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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험실 배양고기는 다음 이유에서 정말로 필요합니다.

    1. 중국 + 인도의 30억 인구를 먹여살리기 위한 이유가 첫 번째이죠. 이들 나라의 경제가 성장해 가면서, 정말로 고기가 부족해집니다. 현재의 2~3배로 고기를 먹어갈 것이며, 조만간 닥칠 지구의 100억 인구를 먹여살리기에 채식주의는... 맛이 없습니다. (따지고 보면 채식만으로 이루어진 음식이 그리 건강하지도 않습니다. 칼로리 측면에선 말이죠.)

    2. 지금 대체 식량으로 개발된 물건들이 심각하게 맛이 없다는 것이죠. 클로렐라의 맛은 정말 상상도 하기 힘듭니다. 고기가 낫죠...

    3. 광우병, 성장 호르몬 등의 부작용이 없다는 건 무시하기 힘든 조건입니다. 윤리적인 문제라는 것도 중요하죠.

    다만 실험실 배양고기의 큰 윤리적인 문제점은 이런 사소한 것들이 아니죠.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질문들에 대한 대답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인간이 생태계의 라이프 사이클을 벗어나는 시발점이 될 것인데, 이것이 좋은 것일까.
    - 단백실 섭취 효율을 높이는 연구는 결국... 인육과 비슷한 조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죠. 까놓고 말해서 사람의 줄기세포로 고기를 만드는 놈들이 생겨나면, 어떻게 될 것인가.

    • 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맛과 건강의 개인적 문제와 수요와 환경, 윤리의 사회적 문제를 모두 만족하는 대안을 찾기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뉴스페퍼민트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우선 감사의 말씀부터 드립니다. 기사내용에도(번역에는 누락되어 있지만) 중국 인도의 급성장하는 인구/경제와 그로 인한 육식에 대한 폭발적 수요증가를 현 생산 메커니즘으로는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와있습니다. 진화론적 측면에서도 육식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유전적 본능이라는 언급도 잠시 나오구요(인류모두가 갑자기 아! 환경을 위해 육식을 그만하고 이제부터 채식만해야겠다 결심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나오기 힘들다는 얘기이지요) 문제는 이 기술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인데요, 찬찬히 뜯어 들여다보면 많은 문제들이 야기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적해주신 것처럼 어떤 윤리적 문제들이 있을까에 대한 고민부터, 발생가능한 윤리적 문제의 책임이 어디로 귀착되어야 하는가(기술자체 v. 규제나 제도 v. 소비자), 이 책임공방이 다시 어떻게 이 기술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가 등등 한 두가지가 아니겠지요. 또한, 지금처럼 콘셉츄얼 한 상태에서는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어떠한 답도 쉽게 내릴 수 없을 것이고요. 저도 윤리적 논의가 어떻게 흘러갈까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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