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경영경제

늙어도 좋아요.

일반적으로 청년층은 불경기에 큰 타격을 받습니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멈추고, 구조조정시 쉽게 첫 해고대상이 되기 때문이지요. 노년층도 70년대, 80년대, 90년대 불경기에는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계층이었으나 이번 2008년 금융 위기에는 오히려 다른 연령대보다 더 잘 버텨냈습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OECD 연령대별 실업률을 연구한 바에 따르면, 청년층에서는 4%, 25-54세에서는 1.5% 실업률이 증가한 반면 55-64세에서는 되려 2% 감소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남부 유럽의 경우 노인층이 고용보호의 혜택을 받긴 했지만 이전 불경기에는 같은 혜택을 받고도 실업률이 증가하곤 했습니다. OECD 고용이사회의 스테파노 스카페타(Stefano Scarpetta)는 정부가 지원하던 조기은퇴 프로그램이 사라져 기업 입장에서 노년층을 구조조정해도 비용이 절감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노년층이 나이가 들어도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 것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오늘날의 55-64세는 예전보다 훨씬 건강하고 활발하며, 일은 육체적 체력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지금의 55세-64세는 전쟁 후 베이비붐 세대로 예전의 노년층 대비 훨씬 높은 교육수준을 자랑합니다.

임직원 입장에서도 회사에 가능한 오래 머물러야할 인센티브가 있습니다. 쌓아논 재산의 가치가 금융 위기 탓에 떨어지고 노후 보장을 위해서는 더오래 일해야되기 때문이지요.

노년층이 예전보다 오래 일하는 것이 청년실업 증가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람들도 있으나, 이는 완전히 잘못된 주장입니다. 첫째, 노동시장에서 한명이 일자리를 얻으면 다른한명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은 큰 착각입니다. 둘째, 점점 많은 연구들이 청년층과 노년층이 대체재가 아니란 걸 증명하고있습니다. 청년층은 IT에, 중장년층 이상은 좀더 전통적인 산업에 종사하는게 일반적입니다. 청년실업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많은 일이 있으나, 노년층을 쫓아내는 것은 아무 도움이 안될 겁니다. (Economist)

연령대별 실업률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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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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