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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워 사세요.” 공장에서 찍어내는 가짜 계정 봇이 넘쳐나는 소셜미디어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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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 사세요”

하지만 <뉴욕타임스>가 확보한 데부미의 영업 내용과 기록은 데부미는 물론 데부미의 고객들도 아마 숨기고 싶어 할 내용투성이였습니다.

데부미의 잘 알려진 주요 고객들은 대개 소셜미디어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거나 아예 자기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려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구체적인 동기는 물론 제각각입니다. 그저 데부미의 서비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서 팔로워를 사봤다는 이도 있고, 고객들에게 자기 계정을 계속 어필하려면 높은 팔로워 수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려 데부미의 서비스를 구매했다는 이도 있었습니다. 배우 디어드르 러브조이는 “안 하는 사람 못 봤다.”는 말로 돈 주고 팔로워를 사는 일이 특별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러브조이도 데부미의 고객입니다.

데부미의 고객 가운데는 데부미가 실제로 효과적인 홍보를 통해 진짜 팬이나 고객을 연결해주리라 믿었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반면 가짜 계정을 동원해 겉으로 보이는 팔로워 숫자를 늘려줄 뿐이라는 걸 알거나 그런 의심이 강하게 들었지만, 개의치 않고 서비스를 구매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적지 않은 고객이 데부미의 서비스를 구매한 걸 후회한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의 조정 선수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제임스 크래크넬은 데부미에서 팔로워 5만 명을 샀습니다. “순사기죠. 사실 ‘좋아요’를 얼마나 받고, 팔로워가 얼마나 되느냐를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제대로 된 사회라고 할 수 없잖아요.”

캐시 아일랜드의 트위터 팔로워는 100만 명이 넘습니다. 트위터상에서도 손에 꼽는 VIP 유저인 아일랜드는 자신의 유명세를 활용해 회사를 홍보해주고 협찬을 받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위스콘신에 있는 보험회사인 미국 가족보험은 유명 모델 출신 캐시 아일랜드에게 자사의 트위터 홍보대사로 임명했습니다. 아일랜드는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홍보해주고 보험사로부터 돈을 받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아일랜드의 팔로워는 16만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불과 한 달 만에 그녀가 소유한 브랜드 에이전시인 스털링 윈터스가 2천 달러를 내고 트위터 팔로워 30만 명을 사들였죠. 데부미의 장부에 기록된 내용입니다. 스털링 윈터스 소속 직원은 이후 추가로 돈을 주고 팔로워를 구매했다는 사실을 인터뷰에서 털어놓았습니다. 뉴욕타임스가 분석한 결과, 아일랜드를 팔로우하는 계정 대부분은 봇으로 밝혀졌습니다.

스털링 윈터스의 대변인 로나 메나시는 해당 직원이 아일랜드의 재가를 받지 않고 데부미의 서비스를 구매했다며 <뉴욕타임스> 취재가 시작된 뒤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당 직원을 징계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직원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그는 해서는 안 될 일을 했습니다.”

영국 온라인 쇼핑몰의 선구자이자 영국 상원의원이며 트위터 이사이기도 한 마사 레인 폭스도 자신이 데부미의 고객인 사실이 밝혀지자, “직원이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고 발뺌했습니다. 하지만 1년 넘는 시간 동안 한두 번도 아니고 수차례 데부미의 서비스를 거듭 구매했는데, 회사의 대표가 이를 몰랐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그러면서 레인 폭스는 잘못한 해당 직원이 누구였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밖에 데부미의 고객으로 밝혀진 당사자 혹은 그들의 대변인은 <뉴욕타임스>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 가운데 배우 존 레기자모처럼 부하 직원이 데부미의 서비스를 결제한 경우도 더러 있었습니다. 답이 없는 데부미 고객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끝내 아무런 답을 듣지 못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아예 데부미의 서비스를 산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미식축구 스타 출신 레이 루이스의 개인 비서인 애슐리 나이트가 대표적인데, 나이트는 데부미에서 (루이스의 계정에 쓸) 팔로워 25만 명짜리 서비스를 구매하며 자신의 이메일을 ID로 써넣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연설가 에릭 카플란도 여덟 차례 주문에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는데, 자신은 그런 데 돈을 쓴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유명 제빵사 폴 할리우드의 트위터 계정은 <뉴욕타임스>가 취재하며 이메일로 관련 사실을 문의한 뒤 어떤 이유에서인지 삭제됐습니다. 할리우드는 계정이 삭제된 뒤 <뉴욕타임스>에 “그런 계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을 보내왔습니다.

(원문에서 데부미의 고객 명단 가운데 유명 인사들의 목록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민주당 홍보담당 자문위원이자 CNN에 출연하는 힐러리 로젠은 2년여간 데부미에서 50만 명 넘는 팔로워를 샀습니다. 앞서 로젠은 10년 넘게 미국 음반산업협회장을 맡았습니다. 인터뷰에서 로젠은 잇단 서비스 구매가 “그저 몇 년 전에 어떤 식으로 팔로워가 늘어나는지 확인해보려고 시험 삼아 결제해본 것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데부미의 기록을 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십수 차례에 걸쳐 팔로워를 샀습니다.

회사로부터 소셜미디어 팔로워를 늘리라는 압박을 받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데부미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젊은 프리랜서 작가 마커스 홀름런드는 세계적인 모델 에이전시 빌헬미나(Wilhelmina)에 소셜미디어 매니저로 고용됐을 때만 해도 무척 설렜다고 합니다. 하지만 회사 트위터 계정의 팔로워 숫자가 생각만큼 빠르게 늘어나지 않자, 회사 측은 홀름런드 씨에게 팔로워를 돈을 주고 사던가 아니면 다른 일자리를 찾아보라고 압박했다고 홀름런드 씨는 말했습니다. 2015년, 의구심을 지우지는 못했지만, 홀름런드 씨는 사비를 털어 매달 데부미의 서비스에 결제했습니다.

“단지 빌헬미나에서 해고되는 것뿐 아니라, 여기서 실패하면 아예 패션업계에서는 영영 일자리를 찾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에 시달렸죠.”

끝내 홀름런드 씨는 2015년 말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일을 그만둔 뒤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꼭 빼놓지 않고 이 이야기를 했어요. 돈 주고 사들이는 팔로워 다 완전 사기다, 절대 믿지 마라. 그렇게 해봤자 돈 내는 사람만 손해 보고, 효과도 없다고 말하고 다녔어요.” (빌헬미나 대변인은 이에 관한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데부미 고객 가운데 봇을 사들인 이유를 솔직히 인정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소셜미디어상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지 못하면 하는 일을 계속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겁니다. 경제 예측 전문가인 경제학자 제이슨 솅커는 적어도 팔로워 26만 명을 구매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그는 “(소셜미디어상에서) 어느 정도 유명세가 없으면 아무도 당신을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연예인은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삽니다. 예를 들어 할리우드에서도 톱스타 반열에는 오르지 못한 배우들이 데부미에서 팔로워나 리트윗을 돈 주고 사들인 건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TV 드라마 “손즈 오브 아나키”에 출연했던 배우 라이언 허스트도 데부미 고객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는 2016, 2017년에 총 75만 명의 팔로워를 사들였습니다. 현재 그의 트위터 팔로워가 약 100만 명이니 그 가운데 75%를 돈으로 산 가짜 계정으로 채워 넣은 셈입니다. 데부미의 장부에 따르면 그가 데부미에 낸 돈은 적어도 4천 달러가 넘습니다. 허스트에게 여러 차례 질문을 보냈지만, 그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리얼리티 TV쇼에 출연한 사람들도 데부미에서 봇을 샀습니다. 이들은 인기를 활용해 홍보를 대행해주고 돈을 받거나 출연료를 받기 때문에 팔로워 숫자는 벌이와 직결됩니다. 브라보 채널의 “위기의 주부들 뉴욕 편”에 출연했던 소냐 모건은 데부미에서 사들인 팔로워를 채워 넣어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띄운 뒤 이를 통해 자신의 패션 사업과 쇼핑 앱, 맞춤형 동영상 콘텐츠 앱 등을 홍보했습니다. 오디션 프로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연했던 클레이 아이큰은 볼보의 고객 서비스에 관한 불만 사항을 적은 트윗을 퍼뜨려달라며 데부미의 서비스를 결제했습니다. 데부미의 봇은 열심히 주어진 명령을 수행했고, 아이큰의 트윗은 5천 번 이상 리트윗됐습니다.

아이큰과 모건 모두 취재진의 질문과 인터뷰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이밖에도 데부미의 고객 명단에는 100명 이상의 소셜미디어 스타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앞서 설명했듯 일반인 가운데 소셜미디어상에서 특정 분야에 영향력이 큰 사람들로 이들의 시장 가치는 팔로워 수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3LAU’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라스베거스의 유명 DJ인 저스틴 블라우는 팔로워 5만 명과 수천 건의 리트윗 패키지를 구매했습니다. 이메일을 통해 블라우는 그와 함께 일했던 예전 팀원 가운데 한 명이 자신의 허락 없이 서비스를 결제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셜미디어 스타이자 소위 영향력 있는 VIP 고객 가운데 적어도 5명은 데부미의 고객인 동시에 뉴욕타임스의 자회사인 에이전시 헬로소사이어티와 계약을 맺고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취재진은 뉴욕타임스 사측에 관련 사실을 문의했고, 대변인은 회사 차원에서 이들의 팔로워와 고객의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헬로소사이어티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뉴욕타임스 측은 덧붙였습니다. 프리랜서 언론인이자 뉴욕타임스 여행 섹션에 글을 쓰는 루카스 피터슨도 데부미에서 팔로워를 구매했습니다.

사실 꼭 인기가 높고 잘 알려져야만 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공인받는 건 아닙니다. 최근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 선>에 따르면 아라벨라와 자딘 다호라는 이름의 어린 남매 유튜브 스타는 아마존, 디즈니, 루이뷔통, 닌텐도 등 말 그대로 유수의 브랜드로부터 후원을 받으며 콘텐츠를 올리는데, 1년에 벌어들이는 수입이 무려 10만 달러가 넘습니다. 올해 14살인 아라벨라 양은 어메이징 아라벨라(Amazing Arabella)라는 이름으로 트위터에서 활동합니다.

하지만 아라벨라와 남동생의 트위터 계정을 관리하는 건 그들의 어머니 샤디아 다호 씨였는데, 샤디아 다호 씨의 이름이 데부미의 고객 명단에 있었습니다. 다호 씨는 트윗을 올리고 나서 수천 건의 리트윗을 주문했습니다. 취재진은 이메일과 홍보대행사를 통해 수차례 다호 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데부미는 유명인이나 소셜미디어 스타들에게 직접 팔로워를 팔기도 하지만, 마케팅 회사, 홍보대행사도 데부미의 매출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 회사들은 대개 팔로워를 사서 자사 고객들의 계정을 풍성하게 하는 데 썼습니다. LA에서 브랜드 전략 컨설턴트로 일하는 필 팔렌은 소셜미디어에 잠재적인 고객들에게 “성장을 위한 광고 캠페인” 전략을 코치해준다고 광고했습니다. 데부미의 장부에는 팔렌이 최소 10여 차례 데부미의 서비스를 구매한 것으로 나옵니다. 예를 들어 2014년부터 그는 데부미의 서비스를 사들여 발명가이자 TV쇼 “샤크 탱크(Shark Tank)”의 공동 진행자인 로리 그레이너의 계정 팔로워를 수만 명 늘렸습니다.

필 팔렌은 취재진의 연락을 받고 처음에는 팔로워를 돈 주고 산 적이 없다며 거래 내용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취재진이 로리 그레이너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자 그제서야 “오래전에 한 번 시험 삼아 그런 서비스를 이용했던 적이 있지만, 한참 전의 일이고 더는 구매하지 않고 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그레이너 측 변호사는 팔렌이 돈을 주고 산 팔로워로 계정을 관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팔렌과의 계약을 끊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데부미의 기록을 보면 팔렌은 2016년에도 그레이너의 계정에 돈을 주고 산 봇 팔로워를 채워 넣었습니다.

마케팅 컨설턴트가 자기 계정에 팔로워를 늘릴 심산으로 데부미의 서비스를 구매하기도 합니다. 팔로워가 많으면 더 유능하고 경험 많은 컨설턴트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자신을 가리켜 스스로 “세계 최고의 유명 브랜드 제조기”라고 부르는 마케팅 전문가 지텐드르 세데프는 2015년부터 데부미에서 팔로워를 사기 시작했습니다. USC의 겸임교수로 출강하기도 했던 세데프는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펴낸 그의 저서 <킴 카다시안 법칙: 왜 뻔뻔한 전략이 먹힐까?>에서 그는 팔로워 수가 늘어난 진짜 비결이 있었다며 데부미가 아닌 다른 이유를 들었습니다.

“언젠가부터 내 소셜미디어 계정은 그야말로 방문자들로 넘쳐났다. 비결은 바로 진정성에 있었다.”

 

장물을 팔다

제시카 리슐리 씨의 도용된 계정은 (당연히 리슐리 씨 모르게) 세데프의 팔로워로 동원된 수많은 가짜 계정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2014년에 생성된 이 가짜 계정은 데부미의 고객들이 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숱하게 사용됐습니다. 경제학자 솅커 씨와 영국의 유튜브 스타 아라벨라 다호 양의 트윗을 리트윗하기도 했고, TV쇼 “테이큰”의 스타 클라이브 스탠든을 팔로우한 계정 가운데도 있었습니다. 유명 제빵사 할리우드의 계정과 프랑스 연예인 DJ 스네이크, 모델 출신 사업가 캐시 아일랜드를 팔로우하는 데도 동원됐습니다. (DJ 스네이크의 팔로워를 구매한 것은 전직 매니저였고, 클라이브 스탠든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제시카 리슐리 씨의 도용된 계정은 왕성하게 활동하는 미국 포르노배우 댄 레알과 연관 있는 트위터 계정이 올리는 글을 부지런히 리트윗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계정이 적어도 다섯 개 이상 확인됐는데, 댄 레알은 헝가리에 거주하며 트위터상에서는 @PornoDan이란 이름으로 활동합니다. 레알은 데부미에서 최근 몇 년간 적어도 팔로워 15만 명을 구매했는데, 댄 레알 외에도 데부미의 고객 가운데 포르노나 성인물 업계에서 일하는 이들이 수십 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댄 레알은 취재진과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팔로워를 사는 데 쓴 비용을 회수하고도 남을 만큼 수익을 창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트위터가 내릴 징계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공인들, 유명인들, 회사, 연예인들까지 팔로워를 돈 주고 사는 사람들을 나열하면 끝도 없을걸요? 아마 트위터가 이런 사람들을 정말 작심하고 다 처벌하고 계정을 삭제하려 한다면 트위터 유저가 심각하게 줄어들어 트위터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겁니다.”

<뉴욕타임스>의 심층분석 결과 데부미는 자체적으로 수준 높은 봇을 수천 개 생성해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진짜 트위터 계정 하나를 그야말로 토씨만 조금씩 바꿔 모조품인 가짜 계정 수백 개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원래 계정과 거의 차이가 없어 도용된 계정인지 알아채기도 어려웠습니다.

 

* 가짜 계정 찾아내기

  • 유명 셰프이자 데부미의 고객이기도 한 마이클 사이먼의 트위터 팔로워 숫자는 100만 명에 육박한다.
  • 뉴욕타임스 취재 결과, 팔로워 가운데 일부는 봇, 즉 가짜 계정으로 밝혀졌다. 기사에 여러 차례 소개한 제시카 리슐리 씨의 원래 계정을 본떠 만든 신상이 도용된 가짜 계정도 마이클 사이먼의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
  • 개별 계정을 봐서는 이 계정이 도용된 봇인지 분간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의심쩍은 계정을 한데 묶어 살펴보면 어딘가 어색한 점이 하나의 패턴처럼 나타나곤 한다.
  • 시간 순서대로 살펴보면 마이클 사이먼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하는 계정 가운데 봇을 구별해내는 단서를 얻을 수 있다.
  • 사이먼의 트위터 계정(@chefsymon)을 처음으로 팔로우한 건 클리블랜드에서 사이먼과 함께 일했던 코리 코바라는 사람으로, 그 계정도 그가 직접 운영하는 실제 계정이다. 코바는 2009년 2월에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
  • 두 번째 팔로워는 온라인으로 신발을 파는 업체 자포스(Zappos)로, 자포스는 2007년 6월에 트위터 계정을 열었다.
  • 이어 시간이 흐르면서 유명 셰프인 마이클 사이먼을 팔로우하는 사람도 점점 늘어간다. (원문에서 팔로워 추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그러다 2013년 초, 한눈에 봐도 부자연스러운 패턴이 나타난다.
  • 의심쩍은 계정들이 한꺼번에 마이클 사이먼의 계정을 팔로우하기 시작한다. 이 계정들은 마치 쌍둥이처럼 거의 동시에 생성됐고, 거의 동시에 마이클 사이먼을 팔로우했다.
  • 앞서 소개한 대소문자만 바꿨던 제시카 리슐리 씨의 도용된 계정도 다른 봇들과 함께 동시에 마이클 사이먼의 계정을 팔로우하기 시작한다.
  • 진짜 계정의 신상을 도용해 가짜 계정을 양산한 것으로 그래프에 봇을 동원해 팔로워를 인위적으로 부풀렸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 뉴욕타임스가 확인한 데부미의 장부를 보면 마이클 사이먼은 2014년 9월에 데부미에서 팔로워 10만 명을 샀고, 2015년 11월에는 50만 명을 추가로 구매했다. 그래프를 보면 앞서 2013년 초에도 데부미나 유사 업체에 돈을 주고 팔로워를 산 것으로 보인다.
  • 사이먼 씨는 그저 자신의 계정을 찾는 사람을 늘리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트래픽을 늘리고 싶었을 뿐이에요. 제 업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이 노출되고 더 쉽게 다가가는 수단이라고 생각했을 뿐인데, 이렇게 되다니 무척 당황스럽습니다.”
  • 데부미의 고객 가운데는 사이먼과 비슷한 당혹감을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 영국 상원의원이자 사업가인 마사 레인 폭스는 자신의 이메일을 ID로 등록하고 데부미에서 적어도 일곱 차례 팔로워를 구매했다. 2016년 4월 그녀가 트위터 이사에 선임된 지 얼마 안 돼 팔로워 2만5천 명이 갑자기 늘어났는데, 이 또한 데부미의 서비스를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레인 폭스는 문제가 불거지자 자기 회사의 직원이 저지른 잘못이라고 해명했다.
  •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이자 극우 언론 브레이트바트의 예루살렘 특파원이기도 한 애론 클라인도 최소 3만5천 명의 팔로워를 데부미에서 산 것으로 기록돼 있다. <뉴욕타임스>의 분석 결과 그의 트위터를 팔로우하는 계정 대부분이 봇이었다. 이는 그래프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 영국의 조정 선수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제임스 크래크넬은 2016년 데부미에서 여러 차례 팔로워를 샀다. 그는 후에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며 “내게 관심이 없는 사람은 나를 팔로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CNN 뉴스에 정치 패널로 출연하는 힐러리 로젠은 돈을 주고 50만 명 넘는 팔로워를 샀다. 지금은 해당 봇 계정 가운데 상당수가 삭제됐지만, 여전히 로젠의 팔로워 가운데 약 절반가량이 셰프 마이클 사이먼의 팔로워와 겹친다. 제시카 리슐리의 도용 계정을 포함한 봇이 대부분일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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