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을 다루는 일이 내 직업이라는 건 참으로 복받은 일입니다. 올바른 문장이 올바르게 쓰일 때 지니게 되는 힘은 마법과도 같습니다. 적절하게 쓰인 말은 무기지만, 잘못 쓰인 말은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뇌리에 박혀, 아무리 애를 써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약골. 어린애. 게이. 계집애. 루저. 빙충이. 진짜 남자도 아닌 게.
나는 사춘기 때 따돌림을 당했습니다. 한 점 부끄럼 없이 말할 수 있는 일이고, 이미 10여 년이 지났으며 이제는 충분히 괜찮습니다만, 영국 청소년의 43%가 지금도 겪고 있는 일입니다. 이건 당신의 일이기도 하며, 점심시간 때 당신의 눈이 미치지 못하는 구석에서 벌어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남자답게 굴어.
우리는 놀이터에서부터 저 말을 깨우치고, 빨리 깨우치지 못하면 그 다음 수순은 더 호되기 마련입니다. 솔직히 말해, 감정 없이 굴려고 애쓰는 일에 결코 익숙했던 적이 없습니다. 나는 주변에 민감합니다. 걱정하고, 염려합니다. 온갖 원인과 사람과 책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내가 느끼는 온갖 감정 때문에 나는 이야기 속 인물을 지어내어 그 감정을 불어넣었고, 그 때문에 말들에 대해 그토록 생각을 기울이게 되죠…
분노와 공포만이 우리 소년들에게 허락된 모든 것입니다. 그건 좀 지나치지 않을까요.
나는 고통을 인정하지 못하기에 남들을 따돌리고 괴롭히는 걸 수없이 보았으며, 남들에게 남자답다고 인정받기 위해 억누르던 인간다운 감정을 고수하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는 것 역시 보아왔습니다. 후자야말로 진정한 강함입니다. 자기자신과 남들을 위해 본래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 남들이 바라는 모습 대신 그저 나 자신으로 강해지는 것 말입니다. (가디언)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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