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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쉬는 알코올중독이라 영어교사로 채용할 수 없다는 한국의 문화

아일랜드 출신의 케이티 물레난씨가 서울의 영어 교사직에 지원했다가 아일랜드인들은 술주정뱅이들이기 때문에 채용할 수 없다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케이티씨는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지요. “지원자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보통 아예 답장을 하지 않습니다.” “억양 때문에 북미지역 출신을 선호한다고 대답하는 경우도 있지요.” “그러나 이런 이메일은 처음입니다. 짧고 무례하고 당황스러웠지요. 처음에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굉장히 화가 났다는 것을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숨을 깊이 들이쉬고 냉소적인 답장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다음에는 답장을 받지 못했지요.”

구인광고는 처음에 크렉리스트(Craiglist) 고용 게시판에 올라왔고, 케이티는 바르셀로나, 옥스포드, 아부다비, 그리고 한국에서도 영어를 가르쳐온 베테랑입니다. “유감이지만 제 고객이 당신 같은 아일랜드 사람들은 알코올중독이기 때문에 고용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라는 이메일을 받았으나 고용주가 정확히 누구였는지 모르기 때문에 크렉리스트에 신고만 해놓은 상태입니다. “이 사람들이 저를 보지도 않고 거절한 건 유감이에요.” “제가 어떻게 말하는지도 모르잖아요.” 결국 그 후에 영어 교사직을 찾았지만, 이 이메일을 본 친구가 같이 어이없어하며 인터넷에 올려보라고 했습니다. “정말? 아이리쉬에 대한 선입견을 보여주는 말도 안되는 해프닝일 뿐인데 머.” 그리고 인터넷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지요. “그 이메일은 짜증났지만 그래도 한국을 좋아합니다.”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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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는 이 사건을 보도하며 한국과 아이리쉬의 알코올 소비량을 함께 보도했습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나 아이리쉬 펍을 찾아볼 수 있고, 아이리쉬는 술을 많이 마시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술 소비량을 들여다보면 아일랜드는 술을 많이 마시는 편이나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등에는 뒤처집니다. 재밌는 것은 WHO 에 따르면 한국이 아일랜드보다 더 많은 술을 마신다는 겁니다. 2010년 한국인은 인당 12.3 리터의 알코올을, 아일랜드는 인당 11.9 리터를 마신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러나 술 소비량이 높은 것을 알코올중독에 바로 연결 시킬 수는 없지요. 폭음의 빈도를 조사해보면 아이리쉬인의 36.5%가 지난 달 폭음한 적이 있다고 대답한 데 비해 한국인은 6% 만이 지난달 폭음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이 두 나라 모두 술을 많이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있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한국이야말로 대표적인 아시아의 음주국가 아닌가요?” 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워싱턴포스트 기사보기

가디언은 한국의 인종차별 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이 가장 심한 국가 중 하나라는 통계를 인용하며 (관련 뉴스페퍼민트 기사) 외국에 대한 이해도가 낮기 때문이라고 평가했지요.
가디언 기사 보기

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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