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는 가장 중요한 식사이고, 아침을 거르는 건 우리 몸을 혹사하는 정말 어리석은 짓이라는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미국 임상영양학지(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8월호에 실린 논문들을 보면, 지금껏 생활의 지혜라고 알려진 아침식사에 대한 믿음에 실은 과학적 근거가 빈약해 보입니다. 이 가운데 두 가지 연구 결과를 간단히 소개해보려 합니다.
첫 번째 연구는 살을 빼고자 하는 실험 참가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입니다.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아침식사를 꼭 먹거나 먹지 않거나, 아니면 지금까지 해오던 습관대로 아침식사를 해결하라는 주문을 받았습니다. 즉, 참가자들 가운데는 아침을 먹다가 안 먹게 된 사람도 있고, 반대로 안 먹다가 꼬박꼬박 챙겨먹게 된 사람도 있고, 하던대로 계속 습관을 바꾸지 않아도 된 사람도 있는 것이죠. 16주 후 이들을 다시 불러 살펴봤더니, 전부 다 몸무게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일단 이 실험결과만 놓고 본다면, 아침식사를 하든 거르든 몸무게는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또 다른 연구는 표준 체형의 참가자 33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이들의 신진대사량, 콜레스테롤 수치, 혈당 등을 측정한 뒤 아침을 먹거나 먹지 말라고 주문을 했고, 참가자들이 하루 동안 얼마만큼 에너지를 쓰는지를 관찰했습니다. 아침을 먹은 사람들은 먹지 않은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오전 시간에 조금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일을 했고, 하루 전체로 치면 평균 500칼로리 정도를 더 썼습니다. 반면에 아침을 거르면 점심이나 저녁식사 때 과식, 폭식을 하게 된다는 세간의 속설은 적어도 이 실험에서는 사실무근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아침식사와 몸무게에는 직접적인 상관 관계가 없거나 있어도 두드러지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두 연구 모두 충분히 긴 시간 동안 관찰한 뒤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므로, 단정짓기엔 이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아침식사로 어떤 걸 먹는지, 얼마나 먹는지, 일어난지 얼마 후에 먹는지 등 다른 요인에 따라 결과가 달리 나올 수도 있을 겁니다. 비만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같은 양의 식사를 하더라도 반응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아침식사가 무조건 건강에 좋다는 맹신을 누그러뜨리는 데 필요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침식사를 먹는 게 이미 습관이 되었고, 아침식사가 좋다면 당연히 마음 편하게 매일 건강한 아침식사를 하십시오. 반대로 아침 먹는 게 너무 싫다면, 억지로 드시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됩니다.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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