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것이 고정관념은 아닙니다. 여러 심리학 연구결과는 서양 문화에서 자란 사람이 동양 사람에 비해 개인적이고 분석적이며 추상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한 시도는 여러가지 있었으나 모두 나름의 한계가 있습니다. 첫째, 근대화(modernisation)가 서양을 바꾸어놓았다고 하기에는 일찍이 근대화 되었으나 여전히 전체적인 문화를 가진 일본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동양은 잦은 전염병 발발이 외부인과의 접촉을 금기시 하게 하여 닫힌 사회가 되었다는 설명도 딱히 유럽이 일본이나 한국, 중국의 대부분 지역보다 전염병 사례가 적었던 것이 아니기에 일반화시키기 힘듭니다. 이에 버지니아대학의 토마스 탈헬름(Thomas Talhelm) 교수는 문화 차이는 다름 아닌 농경생활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합니다. 서양은 밀 문화이고 동양은 쌀 문화라는 것이죠. 쌀은 밀보다 2배가 더 많은 노동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씨를 뿌리고 추수하는 과정에서 인도, 말레이시아, 일본은 이웃끼리 서로 도와주며 품앗이를 합니다. 차차 전체주의 문화가 뿌리박기 시작하지요.
이 이론이 사실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탈햄교수는 중국 전역 1200명에게 개인주의와 전체주의 경향을 엿볼 수 있는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지역별로 결과가 달랐는데 근대화나 보건 위생 상태와 관련있는 각 지역의 부는 생각하는 방식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나 의외로 전통적으로 쌀을 재배하던 지역인지 밀을 재배하던 지역인지는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다른 나라라 하더라도 재배 작물에 따라 성향이 갈라졌습니다.
더이상 어느 나라에서도 직접 작물을 재배하는 일이 줄어들면서 이런 문화가 얼마나 유지될지는 의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동양의 ‘가치’는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폴 등에서 아직까지는 잘 지켜지고 있습니다.
(Economist)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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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소개 감사합니다. 밀 문화와 쌀 문화의 관점에서 접근하니 흥미롭네요. 소설가 성석제의 책 에 '내가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는 구절도 떠오르고요.
덧붙이자면 오탈자가 두 개 있어요.. '일찌기'는 '일찍이'의 잘못된 표현이고요, 세 번째 단락에 '성향'도..ㅎㅎ
지적 감사드립니다. 수정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