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경영칼럼

무급 인턴직은 없어져야 한다

지난 8월 20일, 피디디(퍼프 대디: P.Diddy) 의 Bad Boy Entertainment 사에서 인턴으로 일한 26세 라시다 살람(Rashida Salaam)이 무급 인턴직이 노동법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살람은 인턴으로 일하던 당시 피디디의 개인 비서처럼 잡다한 심부름을 하고 전화를 받고 여행을 예약하곤 했습니다. “Bad Boy 사에 대한 개인적 반감은 없어요. 그러나 월급을 받지 않은 건 이용당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순진했죠.” 무급인턴은 최근 미국 사회에 만연한 관행입니다. 여성에게 린인하라고 강조하는 쉐릴 샌드버그, 수백만달러 비지니스를 가진 레브론 제임스, 미 상원의원 헤리리드(Harry Reid)까지도 무급인턴을 두고 있죠.

미국 대학생에게 인턴경험은 예전에 비해 훨씬 중요해습니다. 1992년 미국 대학생의 17%만이 인턴 생활을 한 반면 지금은 50%가 무보수 인턴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비용을 따지면 거의 20억 달러에 육박하죠. 그러나 업무경험을 위해 무료로 일하겠다는 건 말이 안됩니다. 이 학생들의 엄청난 학자금 대출은 언제 어떻게 갚으라는 건가요? 직업을 얻기 위한 관문이라구요? 통계를 보면 인턴쉽을 경험한 학생중 37%만이 그 회사의 직업 오퍼를 받습니다. 인턴쉽을 경험하지 않는 학생이 35% 오퍼를 받는데, 거의 비슷한 수치죠. 경험과 인맥을 쌓게 해주겠다는 핑계아래, 회사들은 젊은이들의 노동력을 쥐어짜고 있습니다. Internjustice.com에서 집단 소송을 다루어 온 마오리스 피안코는 무급인턴은 절대로 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합니다. “설사 직원이 동의하더라도 최저임금 이하에서 일하는 건 불법입니다. ”

생활비가 많이 드는 도시에서 무급 인턴을 하면서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건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 뿐입니다. 집안이 넉넉한 학생만 좋은 인턴직 경험을 갖게 된다면 그야말로 계급 격차를 더욱 벌이는 일이 되겠죠. “인턴에게도 돈을 주어야한다면 우리회사는 망해요!”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직원들에게 돈을 지불할 수 없는 회사는 사회적으로 빨리 없어지는게 이익입니다. 무급인턴 관련 소송건이 50건 일어나면 미국의 기업문화도 변화할 수 있을겁니다. 우리부터 시작해보죠. (Medium)

원문만화보기

*역자주: 원문은 글이 아니라 Medium 의 시사만화 코너인 The Nib 의 만화로, 대화 부분만 번역하였습니다.

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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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기업은 망하는게 이익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불량 기업은 총생산과 인권 모두를 좀 먹고 사장만 나팔부는 법

  • 항상 좋은 기사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용어에 몇 가지 오류가 있는데, 일단 '기소'는 검사가 하는 것이고 형사소송에서 쓰이는 것이므로 이 기사에서 쓰이는 것는 부적절합니다. 원문에는 'filed a class-action' 이라고 되어있는데 '집단소송을 제기하였다' 정도가 적절하겠네요. 마지막의 '고소'도 형사절차에서 쓰이는 단어입니다. 원문이 'lawsuits'이므로 '소송'정도가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친절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법률지식이 부족하여 쓰면서도 자신이 없었는데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본문은 참고하여 전반적으로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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