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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작, 모조품으로 가늠해보는 미술품의 가치

무엇이 미술품을 진짜 값어치 있는 것으로 만든다고 생각하십니까? 작품 자체의 예술성, 뛰어난 데생 실력, 독특한 색감, 구도, 독창성 등 나열하자면 끝도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이 많은 것들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뭔가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대단한 것(Je ne sais quoi)”이라 표현할 수도 있을 겁니다. 결국 시대를 뛰어넘는 걸작과 평범한 그림 한 점의 차이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도 됩니다.

지난주 뉴욕 시 미술계는 로살레스(Glafira Rosales) 이야기로 떠들썩했습니다. 뉴욕 시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상 가운데 한 명인 로살레스가 지난 15년 동안 최소 63점의 가짜 미술작품을 지역 화랑에 속여 팔아 3천만 달러가 넘는 돈을 챙겼다는 혐의를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조사는 로살레스의 탈세 혐의로부터 시작됐지만, 더 큰 사기 혐의가 밝혀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로살레스가 죗값을 치르는 문제와 별개로 위작의 가치에 대한 논쟁이 흥미로운 주제로 떠올랐습니다. 세상에 몇 대 없는 스포츠카, 진귀한 빈티지의 와인처럼 고가의 미술품은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낮아진다는 경제학의 법칙을 정면으로 거스릅니다. 희소성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어치를 매긴 이들이 억만금을 지불하고도 물건을 사기 때문이죠. 흔히들 유명한 미술품에 터무니 없는 가격이 매겨지는 이유 중 하나로 “아무나 따라할 수 없는 예술 세계”라는 이유가 붙곤 하는데, 로살레스가 로스코나 잭슨 폴락의 그림이라고 속여 판 위작들은 “웬만한 화가면 따라할 수 있는 수준”인데도 높은 가격에 팔렸습니다. 로살레스의 사기 행각은 미술품 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이지만, 속칭 전문가들이 15년 동안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도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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