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IT세계

중국의 인터넷(2): 중국의 인터넷 정책이 세계 각국에 미친 영향

지난해 12월, UN 통신 거버넌스 콘퍼런스에서는 정부의 인터넷 통제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언론의 자유를 지지했고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등의 권위주의 국가들은 인터넷으로 인한 경제적 효용은 취하면서도 컨텐츠는 검열하는 중국식 모델을 선호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가 성공하자 세계 각지의 개발도상국들이 인터넷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북한처럼 완전히 인터넷을 차단해버리는 국가는 투르크메니스탄 정도 뿐입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은 중국의 인터넷 시스템을, 중앙아시아는 러시아의 시스템을 수입하면서 감시 기술도 같이 가져옵니다. 아제르바이잔의 경우 인터넷이 정신질환, 이혼, 성매매 및 소아 성애를 불러오는 악질의 서비스라는 캠페인으로 인터넷 도입 속도를 늦추는 데 성공했지만 카자흐스탄의 인터넷 인구가 2006년 3.3%에서 50%까지 급증한 사례를 보면 많은 국가에서 인터넷의 보급률이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습니다.

권위주의 국가들은 인터넷을 도입하기 전에 필요한 감시 전략을 먼저 구축해 놓습니다. 러시아, 나이지리아, 배트남 등은 중국의 “50센트당” 전략을 활용합니다. ‘댓글 알바’가 글 한 건당 50센트를 받고 정부에 유리한 댓글을 달며 여론을 조성하는 겁니다. 벨로루시와 에티오피아, 이란 등은 중국의 화웨이, ZTE 장비를 사용해 인터넷 사용자를 도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에 대해서는 해외, 국내 따질 것 없이 접속을 차단하기도 합니다. 러시아의 경우 극단주의나 명예 훼손라는 이름 아래 인터넷 사업자가 기소될 수 있으며, 카자흐스탄 등 많은 국가들이 특별한 해명 없이 특정 사이트를 차단해 버리기도 합니다. (Economist)

세계 각국의 인터넷 자유도. 한국은 “부분적으로 자유로움” 으로 분류됩니다.

원문보기

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View Comments

Recent Posts

[뉴페@스프] “응원하는 야구팀보다 강한” 지지정당 대물림… 근데 ‘대전환’ 올 수 있다고?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2 일 ago

[뉴페@스프] ‘이건 내 목소리?’ 나도 모를 정도로 감쪽같이 속였는데… 역설적으로 따라온 부작용

* 비상 계엄령 선포와 내란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동안 쉬었던 스브스프리미엄에 쓴 해설 시차발행을…

4 일 ago

살해범 옹호가 “정의 구현”? ‘피 묻은 돈’을 진정 해결하려면…

우리나라 뉴스가 반헌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해 내란죄 피의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뉴스로 도배되는 사이 미국에서…

5 일 ago

미국도 네 번뿐이었는데 우리는? 잦은 탄핵이 좋은 건 아니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투표가 오늘 진행됩니다. 첫 번째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으로 투표에…

1 주 ago

“부정 선거” 우기던 트럼프가 계엄령이라는 카드는 내쳤던 이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이후 미국 언론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고…

2 주 ago

트럼프, 대놓고 겨냥하는데… “오히려 기회, 중국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중”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안보…

3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