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과학

밀그램의 복종실험의 의미:II

밀그램은 자신의 실험결과를 인간이 위계질서하에서는 “도덕적 주체”에서 “복종의 객체”로 전환된다는 방식으로 설명했고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나는 내가 이 이야기를 강연에서 꺼낼 때마다 젊은이들이 자신은 절대 그 실험의 지원자처럼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몇달 뒤, 나는 그들이 전쟁터에서 피해자에게 가하는 행위를 보게 되고, 이것은 나를 항상 놀라게 합니다.”

밀그램의 이 말은 매우 예리한 관찰입니다. 2009년 데이브 그로스만의 “살인의 심리학(On Killing)”은 병사의 가장 큰 동기는 정치나 이데올로기가 아닌 동료애임을 말했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영장류로 진화해 왔고, 진화과정에서 우리는 우리의 도덕을 가족, 친구, 그리고 우리가 속한 사회와 일치시켜 왔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권위에 복종하지 않으며 자신이 속한 도덕적 공동체가 가리키는 바를 따르게 됩니다.

올해 “심리과학의 시각(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지”에 실린 “밀그램 실험의 재해석 연구”역시 여기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들은 인간이 “일체감에 의한 복종(identification-based followership)”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았고 지원자가 “지시자 및 과학자 집단”과 일체감을 느끼는가 또는 “피해자 및 일반대중”과 일체감을 느끼는가에 따라 지원자의 복종의 정도가 달라지며, 이를 통해 밀그램의 실험을 성공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밀그램 모델의 또 다른 단점은 아렌트가 “악의 평범성”에서 보여준 아돌프 아이히만과 그 집단의 악행을 단순히 위계질서하에서 복종하는 인간으로 묘사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2002년 역사학자 야코프 로조윅이 “히틀러의 관료들”에서 설명했듯이 아이히만과 그의 수하들은 오랜 시간동안 유대인을 학살하기위해 치밀하게 준비했습니다.

독일 비밀경찰(SS) 중의 한 명인 칼 크레츠머가 1992년 쓴 “좋았던 날들(The Good Old Days)”에서 남긴 이 말은 그들이 악인들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또 하나의 증거입니다.

“인간은 약하기때문에 사람들을 죽이는 것은 쉽지 않다. 이것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자주 죽이는 것이다. 그러면 이것은 습관이 된다.”

다행히, 인류가 가진 도덕성은 그 사람들의 나쁜 습관을 다시 고칠 수 있었습니다. (Scientific American)

원문 보기

veritaholic

Recent Posts

[뉴페@스프] Z세대 가치관에 문제 있다? 그런데 부모인 X세대가 더 문제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3 시간 ago

기후변화로 인한 ‘변화’가 이 정도였어? 뜻밖의 결과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 자연 재해는 우리에게 더는 낯선 일이 아닙니다. 아예 "기후 재해"라는 말이…

1 일 ago

[뉴페@스프] 경합지 잡긴 잡아야 하는데… 바이든의 딜레마, 돌파구 있을까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4 일 ago

데이트 상대로 ‘심리 상담’ 받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운동만 자기 관리가 아니다

보스턴 대학에서 일하는 정신과 의사가 ‘자녀의 정신 건강에 과몰입하는 미국 부모들’에 대한 칼럼을 기고 했습니다.…

5 일 ago

[뉴페@스프] 습관처럼 익숙한 것 너머를 쳐다볼 때 비로소 보이는 것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

‘사이다 발언’에 박수 갈채? 그에 앞서 생각해 볼 두 가지 용기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테러 공격을 벌인 뒤 그에 대한 반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