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경제위기와 관련해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austerity’입니다. 검소함, 긴축재정을 뜻하는 이 단어는 그리스나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위기에 빠진 나라들에게 허리띠를 졸라 매라는 유럽 중앙은행이나 독일 재무장관의 근엄한 충고와 함께 등장합니다. 긴축재정에 대한 논쟁은 갈수록 근거에 입각한 건설적인 방향 대신 흑백논리에 좌우되는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최근 IMF가 유럽 경제가 과도한 긴축재정 탓에 더욱 악화됐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자 논쟁은 더욱 격렬해졌습니다.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정부지출을 줄이면 성장이 둔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이자율을 내리면서 점진적으로 적자를 줄여나가는 대신, 적자폭을 줄이는 데 급급해 (이미 명목이자율이 0%에 가까운 상황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니 수요가 둔화되고 경기침체가 가속화돼 경제 자체가 성장동력을 잃는 겁니다. 그렇다고 유럽 국가들의 긴축재정 정책 자체가 방향이 틀린 건 아닙니다. 이럴 때는 통화 공급이 같이 이뤄져서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는 걸 막았어야 하는데 유럽중앙은행(ECB)은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다. 재정적자 감축목표 만큼이나 함께 추진되는 중장기 정책이 중요합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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