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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구글, 아니면 페이스북일까요? 포트나이트의 소송은 그동안 과분한 사랑을 받아온 기업이 어디인지 알려줍니다.

(NBC News, Rizwan Vi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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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부당한 관행이 알려지면서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명성에 흠이 가고 있습니다.

어릴 때 슈퍼볼 경기에서 보았던 애플의 광고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 광고에서 애플은 소설 “1984”를 패러디했습니다. 당시 경쟁자였던 IBM 컴퓨터를 독재 사회의 거대한 관료주의 “빅 브라더”로 묘사했습니다. 애플과 곧 출시될 매킨토시 컴퓨터를 빅 브라더에 대항하는 혁명가로 그려냈죠.

그 뒤 10년간 애플의 성공 신화가 차츰 시들어가는 와중에도, 혁신적 신생 기업의 이미지는 고객들에게 꾸준히 각인됐습니다. 1990년대 등장한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는 구호는 새로운 디지털 시대 소비자에게도 애플의 이미지를 확실히 굳혔습니다.

IBM에 씌웠던 빅 브라더 이미지는 1990년대 말 마이크로소프트로 넘어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운영체제의 시장 지배적인 지위를 악용해 작은 경쟁사들을 짓밟는 초거대기업으로 인식됐죠. 미국 법무부는 애플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넷스케이프의 웹브라우저를 압살하려던 독점 기업 마이크로소프트를 반독점법으로 기소했습니다.

시간이 지난 뒤, 기술 발전에 힘입어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이라는 테크 분야의 거대기업이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사용자 검열, 개인정보 유출, 사생활 침해, 감시를 자행했다는 의심 속에서 더 불길하고 교묘한 빅 브라더로 눈총을 받았습니다.

반면, 애플은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로운 기업이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다국적 기업이자, 수조 달러 평가 가치를 자랑하는 미국 제일의 기업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고인이 된 창업자 스티브 잡스로부터 이어진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유산이 이어졌습니다. 잡스가 개발한 아이폰과 애플 앱스토어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혁신을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애플의 부당한 관행이 드러나면서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명성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부닥쳤습니다.

수억 명의 유저를 보유한 최고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제작사인 에픽과 충돌했고, 결국 애플은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했습니다. 떠들썩한 소송이 이어졌고, 혁신의 선구자라는 명성에 금이 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애플이 과거의 빅 브라더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와 똑같아졌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죠. 혁신을 억누르고, 경쟁자를 제거하고,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애플은 과거에 IBM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저질렀던 일을 똑같이 벌이고 있습니다. 혁신을 억누르고, 경쟁자를 제거하고,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죠.”

포트나이트는 단순한 게임이 아닙니다. 젊은 세대에게는 페이스북처럼 서로 소통하는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입니다. 최근 미국 래퍼 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이 게임의 가상세계 속에서 개최한 콘서트에 1,200만 명이 동시에 접속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게임은 소수 마니아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중적 인기를 끄는 산업으로 진화했습니다. 게임 산업은 할리우드 영화 전체의 연간 흥행 수익을 능가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에픽은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앱에서 애플이 허용하는 특정한 결제 수단만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이유였죠. 더욱이, 아이폰의 운영체제인 iOS에서 앱을 사용하게 해주면서 떼가는 30%의 수수료는 페이팔, 아마존 등 다른 서비스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수수료를 둘러싼 표면적인 갈등 이면에 숨겨진 함의는 훨씬 더 큽니다. 이번 분쟁의 결과는 아마존,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 기업은 물론, 모바일 앱을 개발하는 다수의 혁신적인 중소 업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은 역사상 큰 플랫폼이고,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는 스마트폰에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는 가장 보편적인 수단입니다. 이번 분쟁의 관건은 애플이 아이폰에서 에픽의 자체 앱스토어나 스팀 스토어 등 다른 기업의 앱스토어를 금지함으로써 특정한 앱의 사용을 막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입니다.

애플은 자사의 앱스토어 외에 다른 앱스토어를 제한하고 결제 시스템을 엄격하게 통제해서 경쟁을 제약할 뿐만 아니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검열관이 됐습니다. 애플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고객들이 해도 되는 것과 해선 안 되는 것을 결정합니다. 또한, 다른 회사의 앱이 애플의 규칙을 따르도록 강요하거나 애플의 기기에 앱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막기도 합니다.

에픽은 센스 만점의 마케팅을 선보였습니다. 지난 8월 중순 포트나이트 내에서 애플의 유명 광고 “1984”를 패러디한 “Nineteen Eighty-Fortnite”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독재에 맞서는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애플이 이제는 빅 브라더가 됐다고 비꼬았습니다.

물론 포트나이트가 대기업에 휘둘리는 작은 기업은 아닙니다. 하지만 실제 앱스토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애플에 억눌린 약자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성공적으로 게임을 출시한 초기 개발자 중 일부의 사례를 직접 목격했습니다. 애플 앱스토어가 스마트폰에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수단이라는 찬사가 쏟아지던 때였죠. 개인 개발자 누구나 전 세계 수많은 고객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대중화의 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앱이 수십만 개, 수백만 개로 늘어나면서 애플은 더 많은 통제권을 행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앱 개발자와 회사들은 앱스토어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전전긍긍했습니다. 애플이 가격 책정 방식부터 마케팅 문구 등 예측할 수 없는 자의적 이유를 대며 앱을 퇴출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애플이 힘이 약한 중소기업을 순식간에 파산하게 만들 수 있다는 갑질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애플은 앱의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지만, 이러한 관행을 통해 애플은 막대한 수익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IBM보다 더 지나친 수준이었죠. 애플 이전에 어떤 회사도 컴퓨터에 설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완전히 규제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소프트웨어나 콘텐츠의 요금 결제 방식, 또는 청구 항목을 제한하지도 않았습니다.

“애플은 과거의 거대 독점기업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애플이 생각하는 혁신이란 단지 제품의 색상과 사이즈만 바꾸면서 효율성과 수익성을 최적화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최근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애플의 대표는 독점 및 경쟁 제한 의혹에 대해 증언하기 위해 국회 청문회에 출석했습니다. 애플에 대한 질문은 앱스토어를 통해 고객의 선택권과 공정한 경쟁을 제한했다는 의혹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2019년 미국 연방 대법원은 애플의 관행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에게 소송 적격을 인정할 수 있다고 5대 4로 판결했습니다. 또한, 유럽연합은 애플과 앱스토어의 반독점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소송이나 반독점 조사보다 중요한 것은 애플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입니다. 애플은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를 포함한 혁신적인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고,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혁신의 명맥이 끊겼습니다. 애플이 생각하는 혁신이란 단지 제품의 색상이나 크기를 바꾸는 것처럼 보입니다.

애플과 포트나이트의 격돌은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명성에 흠집을 내는 데 그치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애플은 빅 브라더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갖게 될지도 모릅니다.

mal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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