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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교통혼잡세를 둘러싼 택시와 우버 간의 다툼

올초, 미니캡 드라이버들은 런던 교통국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습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이 런던 도심에서 적용되는 교통혼잡세(11.5파운드, 약 14.3달러)를 우버를 포함, 미니캡을 모는 기사들에게도 적용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습니다. 이들은 운전기사와 빈곤층이 아닌 기업에게 세금을 물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칸 시장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압박 정책이 통하지 않자 운전기사 노조는 법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하여 7월 10일, 고등법원에서는 미니캡에 교통혼잡세를 부과하는 것이 인종차별적이며 유럽인권보호조약에 위배된다는 주장을 놓고 공판이 시작됐습니다. 런던교통국은 공공기관으로서 간접적인 차별, 즉 겉보기에는 중립적인 규정이 특정 소수집단에 불균형적인 영향력을 주게 되는 경우를 피할 의무를 가집니다. 예를 들어, 모든 직원이 풀타임으로 일해야 한다는 규정이 생기게 되면 이는 일반적으로 양육 부담을 더 많이 지고 있는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간접적인 차별에 해당되는 것이죠.

교통혼잡세 확대 정책이 실시된 4월 이후, 혼잡세를 면제받는 차량은 블랙캡과 휠체어 시설을 갖춘 일부 개인차량(전체의 0.6%) 뿐입니다. 이에 영국독립노조(IWGB)는 일반택시인 블랙캡과 우버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두 집단의 구성이 매우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니캡 운전수사 가운데는 백인이 8%에 부과하지만, 블랙캡의 경우는 기사의 80%가 백인이라는 겁니다.

블랙캡 기사들 사이에서는 경쟁 상대에 대한 동정심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2012년 영국에서 우버가 출시된 이래, 개인 운송 사업에 종사하는 운전기사의 수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났죠. 교통국의 새 정책은 우버 공급 관리라는 목적에 정확하게 부합합니다. 교통국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미니캡에 교통혼잡세를 부과할 경우 개인 운송 차량은 6%가 줄어들지만, 총 교통량은 1% 감소할 뿐입니다.

간접적인 차별이 허용되는 경우는 그것이 “합당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균형잡힌 수단”인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소방수 견습생들이 정식 발령을 받기 전 체력 테스트를 거치도록 하는 규정은 이것이 나이든 사람에 대한 차별에 해당하더라도 적절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IWGB는 교통 혼잡 감소라는 “합당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른 수단(예를 들어 모든 운전자에 대한 교통혼잡세 부과)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미니캡의 공급만 줄어들게 되면 휠체어는 사용하지 않지만 몸이 불편한 신체 장애인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도 지적합니다.

교통국은 비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교통수단은 기존의 교통혼잡세 부과로 인해 시장에서 밀려났고, 따라서 모든 운전자에 대한 교통혼잡세 부과는 큰 효과가 없을 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택시 기사들은 법정에서 이 주장이 승리하기를 기원합니다. 이들은 2만5천 여개의 도로 이름과 10만 개에 달하는 랜드마크를 다 외워야 하는 시험에 통과한 대가로, 예약 없이 손님을 길에서 바로 태우고 버스 전용차선을 사용하는 특권 등을 누리고 있습니다. 미니캡 드라이버들이 법정에서 승리한다면, 운전 기사들이 그 많은 도로 이름을 외울 인센티브는 훨씬 약해질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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