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세계

기후변화에 맞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

“12년.”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전 세계를 향해 또 한 차례 마지막 경고에 가까운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인간의 행동에서 비롯된 재앙에 가까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10년 남짓한 시간 동안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가 앞장서서 환경을 지키기 위한 약속을 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전문가들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하는 것도 변화를 불러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일상 속에서 어렵지 않게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일들을 정리해봤습니다.

 

혼자보다는 함께 행동하기

개인적으로 친환경 수칙을 정하고 이를 지키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목표가 같은 이들이 함께 모여 한목소리를 낼 때 훨씬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정치인이나 대기업을 압박할 때도 함께 행동하는 것만큼 좋은 전략은 없습니다.

350.org를 설립한 환경운동가 빌 맥키번(Bill McKibben)은 당면한 문제가 거대하고 심각한 만큼 사람들이 함께 모여 새로운 운동의 흐름을 만들고 기존 운동에 힘을 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도시 전체를 신재생 에너지 친화적인 곳으로 만드는 일이나 화석 연료를 대대적으로 끊는 일 등은 개인이 부딪혀 해결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큰 일입니다.

 

육식을 줄이자. 특히 쇠고기를 줄이자.

육식이 채식보다 환경에 여러모로 부담을 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고기나 유제품을 덜 먹는 것이 지구를 지키고 환경을 보호하는 가장 손쉬운 일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금 짚은 보고서가 또 나오기도 했습니다.

 

단열은 선택이 아닌 필수

집이나 사무실에서 에너지가 줄줄 새는 원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다락방이나 외풍이 많이 드는 창문의 틈새를 제대로 막아놓지 못해, 즉 단열 처리가 잘 되지 않아 에너지가 낭비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국 정부가 에너지 회사에 각 가정의 에너지 효율성을 측정하고 이를 높이는 데 쓰도록 한 비용을 줄여도 된다고 규제를 풀어준 것은 아쉬운 결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는 회사들이 절감한 비용을 에너지가 부족한 가정에 에너지를 싼값에 보급하는 데 쓰게 했는데,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풍족한 가정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거나 유지해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조항은 빠졌기 때문입니다.

 

태양 전지판

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이든 재생 에너지를 사용해야 합니다. 태양 에너지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영국 정부는 내년 4월까지 태양 전지판을 설치하는 가정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4월 이후에는 설치 비용이 훨씬 더 비싸질 테니, 지구를 위한 결정을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이동과 교통수단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 환경은 물론 개인의 건강에도 좋습니다. 걷거나 자전거로 가기에 먼 거리를 갈 때는 할 수 있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좋습니다. 자동차를 타야 한다면 전기 자동차가 더 좋습니다.

 

덜 쓰고, 다시 쓰고, 분리수거하기

우리가 사는 그 많은 물건이 과연 다 정말 쓸모가 있는 꼭 필요한 물건인가요? 아마도 아닐 겁니다. 불필요한 건 덜 사고, 씀씀이를 줄입시다. 물건을 버릴 때는 재활용 가능한 물건을 꼭 분리수거하고, 버리지 않고 다시 쓸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더 좋습니다. 의식주를 비롯한 모든 생활에서 탄소를 덜 배출하거나 아예 배출하지 않는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은 친환경을 실천에 옮기는 동시에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길입니다.

 

정치와 참여는 시민의 의무. 친환경 정치인을 지지해 친환경 정책을 세우자.

보고서를 펴낸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하지만, 여전히 지속 가능하고 더 깨끗하며 책임을 공평하게 나누어 지는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경제 정책이나 산업 정책을 세우는 데 있어 환경보호를 최우선의 가치로 두는 정당을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면 정치권은 알아서 기후변화에 맞서 싸울 겁니다.

개인이 우선 책임을 다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고서는 여전히 정치인이나 전체 정치 시스템, 기업들이 짊어져야 할 책임이 개인의 책임보다 훨씬 크고 막중하다고 강조했습니다.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이주 문제를 연구하는 소그룹을 이끄는 짐 스키아는 이번 보고서가 각국 정부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선택지를 고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로 억제하는 데 성공했을 때 인류가 누리게 될 장점을 자세히 훑었습니다. 또 에너지 시스템과 교통수단을 비롯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례 없는 혁신적인 변화를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물리학과 화학 연구로 우리의 주장과 제언을 뒷받침할 만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지만, 가장 결정적인 단계가 될 정치적 의지와 실천에 관한 부분은 결국, 전 세계 시민이 결정하고 뜻을 모아 행동에 옮겨야 하는 일입니다.

(가디언, Matthew Taylor & Adam Vaughan)

원문보기

ingppoo

뉴스페퍼민트에서 주로 세계, 스포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Recent Posts

[뉴페@스프] “응원하는 야구팀보다 강한” 지지정당 대물림… 근데 ‘대전환’ 올 수 있다고?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2 일 ago

[뉴페@스프] ‘이건 내 목소리?’ 나도 모를 정도로 감쪽같이 속였는데… 역설적으로 따라온 부작용

* 비상 계엄령 선포와 내란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동안 쉬었던 스브스프리미엄에 쓴 해설 시차발행을…

4 일 ago

살해범 옹호가 “정의 구현”? ‘피 묻은 돈’을 진정 해결하려면…

우리나라 뉴스가 반헌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해 내란죄 피의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뉴스로 도배되는 사이 미국에서…

5 일 ago

미국도 네 번뿐이었는데 우리는? 잦은 탄핵이 좋은 건 아니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투표가 오늘 진행됩니다. 첫 번째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으로 투표에…

1 주 ago

“부정 선거” 우기던 트럼프가 계엄령이라는 카드는 내쳤던 이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이후 미국 언론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고…

2 주 ago

트럼프, 대놓고 겨냥하는데… “오히려 기회, 중국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중”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안보…

3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