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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수학적으로 완벽한 기술(2/3)

1부에서

2009년 후반기 들어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의 개발자인 나카모토 사토시가 위의 이중 지불 문제를 해결했다는 사실을 알아채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도 관리하지 않는 자동화된 기록인 블록체인이 바로 문제의 해답이었습니다. 블록체인은 중간 중개자를 대체했습니다. 은행이 거래를 처리하는 대신, 8,000~9,000개의 컴퓨터가 연결된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이를 처리했습니다. 각각의 컴퓨터가 자신의 암호키를 통해 매우 짧은 시간이 걸리는 수학적 증명을 확인하면 거래는 승인됩니다. 누가 누구에게, 언제, 얼마를 주었는지의 지불 정보가 그 데이터베이스에 추가됩니다.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 다시 말하면, 새로운 데이터 블록이 기존 정보의 사슬(chain)에 추가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기술의 이름은 블록체인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블록체인은 바로 정보 블록의 사슬인 셈입니다.

현재 화폐 체계의 핵심은 신용입니다. 중앙은행, 시중 은행, 다른 대형기관, 그리고 종이 자체가 가진 신용에 의해 돈은 비로소 제 역할을 하게 됩니다. 1달러 지폐 뒤에는 ‘우리가 믿는 신 안에서(In God we trust)’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이 말을 뒤집어 이렇게 표현하기 좋아합니다. ‘우리가 믿는 증명 안에서(In proof we trust)’. 블록체인은 자동화되어 작동하며 수학적이고 암호학적인 증명에 의해 투명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다른 신용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블록체인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마치 문자나 이메일을 보내는 것처럼 쉽게, 중개자의 도움 없이 돈을 보낼 수 있게 해줍니다.

따라서 비트코인을 바로 인터넷상의 현금으로 이해하면 가장 쉽고 간단합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극렬 애호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미국 달러를 비트코인이 대체하게 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보다 비트코인에는 다양한 쓰임이 있으며, 현실 세계에서 비트코인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비트코인의 한 가지 용도는 인터넷 암시장에서 발견됩니다. 매일 약 17억 원 상당의 불법 제품이나 서비스가 암시장에서 비트코인으로 거래됩니다. 이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점점 더 규모를 키워왔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 자체의 거래는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블록체인에 기록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단지, 누가 그 거래를 했는지 그가 원한다면 숨길 수 있습니다. 암시장에서 비트코인을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전체 금융시장에서 17억 원은 적은 돈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암시장의 일반인들이 비트코인을 그들의 일상에서 물건과 서비스를 거래하는 용도로 쓰고 있으며, 그 기술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내가 암시장을 지지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들이 종종 신기술의 첫 번째 수혜자가 되어 온 것은 사실입니다. 인터넷으로 처음 돈을 번 것도 그들입니다. 은행이나 벤처 투자자들의 뒷받침 없이도, 암시장은 종종 신기술을 상용화해왔습니다.

비트코인이 암시장에서만 유용한 것도 아닙니다. 언제 우리가 현금을 선호하는지 생각해봅시다. 구멍가게에서 초콜릿이나 신문을 살 때와 같이 몇 푼 안 되는 돈을 내어야 할 때가 좋은 예입니다. 인터넷상에서도 같은 수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타임즈 신문의 기사 하나는 읽고 싶지만, 연간 회원이 되어 구독료를 낼 마음은 없을 때를 생각해봅시다. 만약 기사 하나를 읽기 위해 아주 적은 돈을 낼 수 있다면 서로에게 모두 좋은 일이 아닐까요? 하지만 기존의 복잡한 지불 방식을 여기에 적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인터넷 현금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만약 비트코인이 이런 용도로 사용되면 콘텐츠 시장은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게 될 것입니다. 온라인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들도 더욱 여유를 가지게 될 것이고, 오늘날 그들이 하는 것처럼 언젠가 그 고객들이 돈이 되리라 생각하며 무료로 수많은 콘텐츠를 공개할 이유도 사라질 것입니다.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아주 적은 돈을 받고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현금은 또한, 팁과 같이 돈을 직접 주고 싶을 때도 사용됩니다. 거리에서 공연하는 이들을 지나치면서 우리는 뮤지션에게 동전을 줍니다. 곧 우리는 유튜브 영상이나 노래, 또는 어떤 이의 글을 보면서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쉽게 팁을 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나는 식당에서 카드를 사용하지만, 종업원에게는 현금으로 팁을 줍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때로 비양심적인 주인이 그 돈을 가로채지 않게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시장에서나 작은 가게에서는 중간 중개자들이 떼어먹는 몇 퍼센트를 피하고자 그들에게 현금을 줍니다. 온라인에서도 같은 원칙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돈을 내는 데 필요한 부가 비용이 낮아질수록 마진이 낮은 사업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인터넷 현금은 그들에게도 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비트코인의 또 다른 용도는 현재 웨스턴 유니언 같은 업체들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해외송금 분야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일하며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고 싶은 이들은 송금 비용과 환전 비용으로만 거의 20%에 가까운 돈을 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그 비용을 없앨 수 있습니다.

때로 우리는 사적인 목적으로 현금을 이용합니다. 사적인 것이 항상 불법은 아닙니다. 결혼기념일 선물을 살 때 카드를 이용하면 배우자가 그 선물을 미리 알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때로 우리는 기부금을 내면서 자신을 숨기고 싶어할 수 있습니다. 찔리는 행동을 할 때도 우리는 현금을 선호합니다. 애쉴리 메디슨에 가입하는 이들 중 많은 사람이 가입비를 현금으로 지불해 익명성을 유지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아직 지구 인구의 절반인 35억 명은 현금을 가지고 생활한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경제 시스템의 문제 때문에 아직 온라인에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것은 인터넷 접속뿐입니다.


이 시점에서 비트코인은 관리의 문제와 확장성의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개발자와 기술자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대체 화폐를 넘어 더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7년이 되면 우리는 인터넷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포함된 다양한 응용 상품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한 가지 응용은 분산 메시지 기술입니다. 우리가 돈을 중간 중개인 없이 보내는 것처럼, 이제 쥐메일, 아이폰의 문자메시지, 왓츠앱 등 우리가 주고받는 메시지를 볼 수 있는 중개자 없이도 직접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소셜미디어에도 같은 기술이 등장할 것입니다. 당신이 올린 글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중개 없이, 바로 당신의 친구와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만 보일 것입니다. 정부의 감시가 중요한 이슈인 오늘날, 이 기술은 프라이버시 영역에서 아주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우리는 분산 저장장치와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도 이 기술을 보게 될 것이며, 이로써 특정 업체가 모든 정보를 저장할 때 가지는 위험은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트루스토닉(Trustonic)은 블록체인 기반의 휴대폰 OS를 만들어 안드로이드, iOS와 경쟁하려 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어떤 시점에서 누가 비트코인을 소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즉, 블록체인은 모든 자산의 소유와 거래를 기록하는 데 쓰일 수 있습니다. 주식, 증권, 선물 등의 모든 거래되는 금융 자산의 기록에 블록체인은 응용될 수 있습니다. 등기소, 주식시장, 투자은행 등의 미래는 크게 흔들릴 것입니다. 그들이 독점하고 있던 영역은 블록체인에 의해 위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땅과 건물의 소유 및 거래 기록도 블록체인에 기록할 수 있습니다. 바닷가의 땅에 대한 분쟁이 끊이지 않는 온두라스에서는 이미 블록체인을 이용해 이를 기록하는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케빈 캐힐의 책 “누가 영국을 소유했나?(Who Owns Britain? (2001))”에는 영국에서 등록되지 않은 땅이 50%에 이른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동차, 차표, 다이아몬드, 금 등의 모든 물건에 대한 소유와 거래가 블록체인으로 기록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당신이 가진 음악이나 영화의 내용도, 비록 저작권법에 걸릴 가능성은 있지만, 블록체인에 기록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모든 종류의 소유권에 사용될 수 있으며, 이를 기록하고 저장하는 데 드는 비용은 현재보다 훨씬 적습니다.

3부로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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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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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를 기록하고 저장하는 데 드는 비용은 현재보다 훨씬 적습니다.는 거짓말 같은데... 8000~9000개의 컴퓨터의 승인이 필요하니 중앙화된 카드승인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거 같은데 말이죠. 단지 이 비용을 화폐를 찍어내서 부담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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