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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의 능력을 강화하는 ‘브레인 도핑’

일류 스키점프 선수들은 점프 직전에 시속 100km에 가까운 속도를 냅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도의 균형감각과 근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전미 스키 및 스노보드 협회(USSA)는 이들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다른 부위를 훈련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뇌입니다.

협회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헤일로 뉴로사이언스(Halo Neuroscience)사와 함께 선수들의 뇌에 전기 자극을 가함으로써 선수들의 실력을 향상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전기 자극이 선수들의 피로감을 줄인다는 연구도 발표되었습니다. 어쩌면 이런 ‘뇌 강화(brain doping)’류의 기법들이 유행하게 될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이 정말 이를 옹호하는 이들의 주장만큼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과학자들이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들은 소수의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재미있는 결과예요. 하지만 이게 무슨 뜻인지는 누가 알겠어요.” 호주 멜버른 대학의 인지심리학자 자레드 호르바스의 말입니다.

협회는 뇌의 운동영역에 주어지는 전기자극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헤일로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헤일로는 전기자극이 뇌의 운동영역에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 기술을 익히는 데 도움을 준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장비를 이용해 올림픽 대표를 포함한 일곱 명의 노르딕 스키 점프 선수들을 훈련시켰습니다.

선수들은 일주일에 네 번씩, 2주 동안, 불안정한 발판 위에 올라가 점프를 연습했습니다. 일곱 명 중 네 명의 선수들에게는 경두개 직류전기자극(tDCS)을 가했고 다른 세 명의 선수들에게는 대조군으로써 장비만 착용시킨 후 실제 자극은 가하지 않았습니다. 헤일로는 실험 결과, 대조군에 비해 점프력은 70%, 균형감각은 80% 더 상승했다고 지난 2월 발표했습니다.

협회의 성과담당 책임자인 트로이 테일러는 비록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고무적인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인내력의 한계를 시험하다

3월 7일 영국 노팅엄에서 열린 엘리트 스포츠 생의학 회의에서는 tDCS가 대상의 피로감을 줄여준다는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영국 켄트 대학의 스포츠 과학자 렉스 모거는 운동영역 중 하체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을 자극함으로써 사이클 선수가 피로감 없이 더 오래 페달을 밟을 수 있었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열 두 명의 참가자에게 그들이 피로할 때까지 페달을 밟으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매 분마다 그들에게 얼마나 힘든지를 물었습니다.

tDCS를 받은 이들은 평균적으로 약 2분 더 페달을 밟았습니다. 또한 피로를 덜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이들과 대조군 사이에 심장 박동수나 근육의 젖산 양에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는 tDCS가 근육이나 다른 신체 반응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오직 뇌의 인지 부분에만 영향을 주어 선수의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브라질 리오그란데 국립대학의 생물학 기술자 알렉산드르 오카노 역시 사이클리스트들의 측두피질을 자극해 이와 유사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오카노는 이 두 결과가 측두피질과 운동영역이 어떠한 형태로 연결되어 있거나 혹은 그저 tDCS가 뇌의 특정 부위에만 정확히 작동하는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고 말합니다.

뉴욕 버크 의학연구소의 뇌생리학자 딜란 에드워즈는 위 연구들이 뇌가 신체의 반응을 종합해 피로를 막기 위해 근육의 운동을 제한하는 것이 사실임을 알려준다고 말합니다. “스스로 온 힘을 다하고 있다고 여길 때에도 뇌는 사실 어느 정도의 여유분을 비축하고 있는 것입니다.”

까다로운 실험들

그러나 호르바스는 이러한 뇌 전기자극의 장기적 효과가 아직 알려져있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기술이 진정 선수들의 능력을 향상시키는지를 의심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영국 UCL의 뇌과학자 빈센트 월쉬는 tDCS 방법들이 연구팀마다 다르며 이는 항상 실험이 최선의 방법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모거의 연구팀이 사용한 상당히 강한 정도의 자극은 다른 연구에서는 뇌에 복잡하고 예상치 못한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또한, 사람마다 뇌 자극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 연구를 재현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어떤 이는 이런 자극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반면, 어떤 이는 특정한 방법으로 주어진 자극에 대해서만 반응합니다. 그리고 같은 사람에 대해서도 실험 날짜에 따라 다른 효과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에드워즈는 tDCS가 치료목적이나 다른 목적을 위해 사용되려면 이런 부분들이 먼저 밝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제 개인화된 뇌 자극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DCS는 점점 더 널리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뇌의 운동영역을 자극하는 것은 민첩성을 올리는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게이머들에게 이 기술은 곧 퍼질 것입니다. tDCS 장비를 구하는 것이 매우 쉽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헤일로는 운동선수들의 능력신장을 위한 장비를 이미 팔기 시작했습니다.

테일러는 이런 두뇌자극을 운동선수들이 경기 전 지구력을 얻기 위해 탄수화물을 먹는 것과 비교했습니다. “선수의 학습능력을 키우는 것일 뿐, 어떤 인공적인 기구를 체내에 삽입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에드워즈는 tDCS의 사용을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이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 효과가 사실이라면,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반드시 이 문제를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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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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