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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 크라우스 칼럼] 법 위에 군림하려는 종교는 시민사회의 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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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대해 더 많은 사실이 밝혀질수록, 이 세상에 미리 정해진 섭리 같은 건 없다는 사실이 점점 더 명확해졌습니다. 과학자들에게 신성한 진리라는 건 없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자연스레 종교와 거리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자들에겐 과학적 발견과 그를 통해 알아낸 자연의 원리에 대해 거짓을 말하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과학자들이 종교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오늘날의 발견이 이미 존재하던 종교적 교리에 부합한다는 식으로 곡해하거나, 교리에 명백히 배치되는 과학적 발견은 아예 외면하기도 합니다.

과학자들은 다른 종류의 믿음이나 통념에 대해서는 거리낌 없이, 신랄하게 비판하기도합니다. 천문학자들이 점성술사들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제법 많은 대중들이 점성술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가며 한낱 미신에 불과한 점성술을 깔아뭉갤 수 있는 과학자들이 많습니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며 자식을 위험에 빠뜨린 부모들을 보고도 의사들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어리석은 억지 그만 부리라고 말이죠. 그런데 거대 종교 앞에만 서면 똑같이 과학으로 반증할 수 있는 엉터리 주장인데도 태도가 달라지곤 합니다. 과학자가 너무 오만해서는 대중들이 과학에서 멀어질 거라며 일단 저들의 의견도 귀담아 듣자고 합니다. 이는 쓸데 없는 겸손이거나 대단한 위선입니다.

과학자가 말을 아끼면 어떤 후과를 감당해야 하는지 잘 드러난 사례가 “가족계획 협회(Planned Parenthood)”를 둘러싼 논란일 것입니다. 현재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은 가족 계획에 대해 연방 정부에서 지급하는 지원금을 삭감하지 않으면 예산안 처리를 막아 정부의 모든 기능을 마비시키겠다(government shutdown)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이 가족계획 협회에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협회는 필요한 경우 임신 중절 수술을 인정하고 태아의 조직 표본을 연구 목적으로 과학자들에게 지급합니다. 과학자들은 조직 표본을 갖고 알츠하이머부터 각종 암까지 질병을 연구하고 치료법을 개발합니다. 태아 조직을 보관, 관리하는 비용은 과학자들이 부담합니다. 가족계획 협회의 해산을 주장하는 이들은 대개 종교적인 이유로 낙태, 임신 중절에 반대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과학을 폄하하는 이들이기도 합니다. 자, 이런 상황에서 과학자들은 저 사람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서 지나친 표현을 자제하고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까요? 아니면 무언가를 신성하다고 여기는 개인의 믿음과는 무관하게, 폐기될 태아 조직을 갖고 질병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게 나을까요?

종교의 눈 밖에 나는 것이 두려워, 혹은 쏟아지는 비판을 피하려고 이의를 제기하고 질문을 던지는 일을 자꾸 피하다 보면 결국 그 사회에서는 의문을 갖는 것 자체가 금기시됩니다. 그래서 저는 과학자들이 당당히, 더 크게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주장을 펼치고 목소리를 내는 일이 지금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껏 그래 왔습니다. 제 글을 보고, 제 강연을 듣고 집에 가서 가족이 오랫동안 믿어온 종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가 크게 꾸지람을 들었다는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그들 중에는 원망 섞인 목소리로 이의를 제기했다가 소속돼 있던 공동체에서 쫓겨날 뻔 했다는 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는 이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게 당연한 일이다, 의문을 억누르는 건 모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해줘야 합니다. 사람들이 사실이라고 여기는 것, 특히 신성한 진리라고 믿는 것에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고 검증하려 드는 것은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는 늘상 일어나야 하는 일입니다.

과학과 연구에 적용되는 윤리적 원칙과 시민사회의 삶에 적용되는 원칙이 어떻게 같을 수 있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 전공인 우주론(cosmology)을 연구하는 일과 킴 데이비스가 동성 커플에게 혼인 증명서 발급을 거부하는 데 적용된 원칙은 달라도 한참 다를 거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두 가지 사례에서 적용해야 하는 원칙과 가치는 똑같습니다.

의심할 수 없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과학적 사실은 그 자체로 과학의 존재 가치를 깎아내립니다. 마찬가지로 종교적 신념 혹은 그에 따른 행동이 그 자체로 예외를 인정받으려 든다는 건 현대 민주주의 시민사회의 근간인 세속주의를 뒤흔드는 일입니다. 어떠한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것은 자유롭게 의문을 품고 그 의문을 꺼내어 물을 권리입니다.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신성한 교리, 신성한 가치를 지킨다는 명목 아래 자유로운 질문을 막아서려 한다면, 이는 지난 500년 넘도록 과학과 함께 이룩한 인류의 진보의 역사를 거스르는 일이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인류를 무지로부터 해방시켜준 과학의 역사를 우리는 자랑스럽게 말해야 합니다.

이런 상식적인 행위에 “호전적인 무신론자”라는 꼬리표를 붙인다면, 과학자들은 망설임 없이 그 꼬리표를 달고 종교의 해악에 맞서야 합니다.

(New Y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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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ppoo

뉴스페퍼민트에서 주로 세계, 스포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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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번역 감사합니다.

    먼저 이런 글은 첨예한 논쟁의 대상이니, 좀 더 원문에 가깝게(임의적 추가없이) 해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2번 첫 문단의 "과학자들에겐 과학적 발견과 그를 통해 알아낸 자연의 원리에 대해 거짓을 말하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의 경우 원문은 " Scientists have an obligation not to lie about the natural world. "인데 퍽 다른 어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왜냐면 이 문장만 봐도 저자가 과학자는 우리는 natural world에 대해서 알고 있고, 그것이 사실이라고 과신하는 부분이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보거든요).

    어쨋든 저는 번역 외적으로 기사 자체에 대해서 의견이 있는데요.

    일단 번역문의 제목은 상당히 유하게 표현되었지만, 원기사 제목은 "All Scientists Should Be Militant Atheists - 모든 과학자들은 호전적인 무신론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입니다. 제목만 봐도 저자의 스탠스나 강도를 알 법합니다.

    더불어, 저자는 종교라고 하는 영역을 상당히 모호하고, 방만하게 규정합니다. 논의의 출발인 킴 데이비스는 지엽적으로나 광의적으로나 종교의 문제에 해당되겠지만, 그 다음부터 확장되는 논의인 '신성함'과 양립할 수 없는 과학의 태생적 특성, 종교 때문에 외면되는 과학적 발견, 그리고 대미를 장식하는 종교의 눈 밖에 나는 게 두려워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 등의 논의는 아무리 양보해도 너무 자의적 해석과 어마어마한 왜곡과 주관적 일반화를 거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네요.

    방만하게 적 혹은 대칭점을 규정하면 논의는 참 편합니다. 원문에서
    "자, 이런 상황에서 과학자들은 저 사람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서 지나친 표현을 자제하고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까요? 아니면 무언가를 신성하다고 여기는 개인의 믿음과는 무관하게, 폐기될 태아 조직을 갖고 질병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혜택이 될 것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게 나을까요?" 를 봅시다.
    논의는 참 편합니다만, 저 사람들은 대체 누구이며, 그 과학자는 누군가요. 그리고 '폐기될 태아 조직을 갖고 질병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혜택이 된다는 명백한 사실'을 사람들이 몰라서 지금 멈춰있는 것인가요? 태아조직을 이용한 연구의 문제제기를 이런식으로 말하려면 연구 윤리/ moral issue=종교라고까지 말해야만 합니다. 어불성설이죠.

    또한 글에서 의심으로 부여된 과학의 특성 점차 저자에게 '사실'이 되고, '원리'이자 '기준'이 되는 것을 보면, 저자에게 과학은 자신이 밝힌 특성인 의심과 비판이기보다는 오히려 자기가 비판하는 종교의 맹목적인 모습에 가까운 듯 합니다.

    (다만, 저는 번역하신 분이 다신 제목의 논지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킴 데이비스 건의 문제도 그렇구요)

    • 저 사람들은 가족계획 협회를 반대하는 사람들이죠. 과학자들은 태아 조직을 가지고 알쯔하이머를 연구하는 사람들이고... 저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 명백한 사실은 인지,이해, 인정을 못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인체조직을 가지고 하는 실험에 대한 도덕 가치가 아니라, 종교적인 이유로 정치적인 압력을 동원해서 과학의 연구를 막는 것이죠. 마지막 문단의 논리는 주로 기독교 근본주의나 창조과학에서 많이 주장하는 과학이 종교가 되었다라는 과학의 유사종교론입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전혀 맹목적인 주장이 아니라 그냥 현실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 Elliott SeokWon John님, 의견 감사합니다. 우선 의역과 직역의 경계는 사실 칼로 두부 자르듯 나누기가 어렵기 때문에 저 스스로도 이편 저편을 왔다갔다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 글과 같이 논쟁이 될 수 있는 칼럼을 번역할 때는 가능한 한 제 의견이 무의식 중에라도 반영되는 일이 없도록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원문에서 (제목부터) 나타나는 공격적인 성향의 어투와 논지를 번역 과정에서 다소 유하게 옮긴 곳이 있다는 지적은 맞는 말씀입니다. 필요한 곳은 다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전체적인 글의 논조와 어투는 부연된 문장이나 문단을 통해 원문에 가깝게 소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 문장만 갖고는 단어 하나하나를 그대로 옮기는 것이 오히려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그럴 때는 문단 전체, 혹은 글 전체에 해당 글의 핵심 주장과 의견을 옮기려 하고 있습니다. (이건 번역하는 제가 적용하는 원칙이자,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원문 "Scientists have an obligation not to lie about the natural world."을 "과학자들에겐 과학적 발견과 그를 통해 알아낸 자연의 원리에 대해 거짓을 말하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로 옮긴 것에 대한 Elliott SeokWon John님의 지적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다만, 원문의 저자가 과학자는 natural world에 대해 진리를 알고 있다고 과신하고 보기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지적하는 바는 과학자들이 과학이라는 자체로 진리를 알고 있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과학이라는 방법론을 통해 계속 회의하고 검증하고 질문을 던지며 연구와 실험을 통해 사실에 한 걸음씩 다가갈 수 있다는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설명은 글의 다른 부분에도 포함돼 있고요. 반대로 종교는 교리 안에서 신의 섭리가 이미 정해져있기 때문에 과학과 배치된다는 걸 지적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자가 과학과 대척점에 있는 종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도매금으로 모든 종교와 신념을 지나치게 폄하했다고 보이기도 합니다만, 킴 데이비스의 사건을 지켜보며 떠오른 생각을 정리한 것이고, 그 맥락을 이해하고 "문제가 되는" 종교의 범주를 해석한다면, 저자가 종교를 그렇게 모호하고 방만하게 규정했다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 또한 제 해석이긴 합니다만,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자가 모든 종류의 종교, 신념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는 게 아니라 법 위에 군림하고 신념의 자유라는 가치를 앞세워 실제로는 남들의 자유를 침해하며 특권을 주장하려는 종교의 폐해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목을 그렇게 옮긴 것입니다. 동시에 호전적인 무신론자가 되어 싸울 준비가 되어있다는 주장도 원문의 제목일 뿐 아니라 여러 차례 등장하기에 충분히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문장에 강조점을 넣어 번역한 것이고요.

      사려 깊은 댓글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번역 과정에서 제가 오해한 부분, 혹은 글의 논지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방향이 아니라 오히려 글의 논지를 제 임의로 흐린 부분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수정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일단 문제는 호전적 무신론자라는 번역이 문제가 아니 ... militant atheist 라는 영어 단어도 문제가 되네요.
        atheist 는 기본적으로 호전적이지 않습니다. militant atheist 라는 말은 원래 소련에서 나온 말이고, 이게 현대의 무신론자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 이야기 되는 militant atheist 는 차라리 hard atheist 라는 말이 더 정확합니다. 비타협적인 무신론자죠. 과학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 타협을 하지 않는, 특히 종교에 대해서 말이죠.

        종교에다가 militant 를 붙이면 호전적 기독교... 호전적 이슬람교... 호전적 불교... 다 있습니다. 실제로 다 폭력적입니다.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다르지만... 호전적 이슬람은 아주 많고, 호전적 기독교는 역시 생각보다 많습니다. 실제 물리적 폭력을 쓰느냐 아니냐의 차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전도한답시고 나돌아 다니는 사람들은 전부 호전적 기독교라고 보면 됩니다. 땅밟기한다던지, 창조과학 한다던지, 교진추나 무슨 밝은인터넷 어쩌고 하는 것들... 다 호전적인 기독교입니다. 자기들 끼리도 이단이네 아니네 하지만... 알고보면 다 한통속입니다. 호전적인 불교는 현재 우리나라에는 별로 없지만 저기 동남아에는 많죠.

        문제가 되는 종교는 생각보다 많고, 생각보다 호전적이고, 생각보다 무식하고, 심지어 자기는 옳은 일을 한다는 사명감에 싸여 있습니다. 확신범인데, 그 확신의 핵심이 종교라는 점이 문제죠.

      • Militant Atheist 들이 하는 행동을 한번 찾아 봅시다. Rational Wiki에서 퍼 왔습니다.
        http://rationalwiki.org/wiki/Militant_atheism

        Campaigning against public and enforced prayer — particularly in schools.

        Holding rallies against religious figures.
        Questioning public policy based on religion such as running abstinence programs rather than teaching about contraception.
        Questioning religious authority.
        Stating openly one does not believe in God.
        Working against discrimination on religious grounds.
        Writing books.
        Stating non-belief in any sort of public fashion.

        공개적으로 기도하는 것에 반대. 우리나라 같으면 조찬기도회 반대가 되겠습니다.

        종교적 인물이나 아이콘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
        종교적 이유로 진행되는 공공정책 반대 (미국에선 피임교육에 관한 것이고, 우리나라에선 인권선언 등이 되겠죠)
        종교적 권위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것
        신을 믿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
        종교적 이유로 차별을 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
        책을 쓰는 것
        공공연하게 믿지 않는 것을 표현하는 것.

        대략 이런 것이 호전적 무신론자들이 한다는 것들입니다. 이건 전혀 호전적이지 않아요...
        그냥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할 수 있는 겁니다.

      • 우선 저도 댓글 달 때 신중하게 단어선택을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번역 대부분은 원문과 거의 동일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마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에서 약간의 가감이 있어서 그 부분을 가볍게 말씀 드린다는 게 좀 실례를 한 것 같습니다. 의역과 직역에 대한 부분이나 다른 지적들은 모두 옳은 지적입니다. 여전히 저는 저자가 킴 데이비스로 출발해 지나치게 도식적으로 종교를 규정하고, 확대시켰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저는 번역자 분께서 말한 '문제가 되는'이라는 부분에 좀 더 명확한 데이터나 부가적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없어 보이거든요 원문에서는) 번역자분의 의견에 저도 동조하기에 저도 다음부터는 좀 더 명확하게 의견 달겠습니다.

        사실은 잘 읽었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었는데.. 항상 감사하게 읽고 있습니다.

        • 실례라뇨, 사려 깊은 댓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저 또한 앞에 말씀드렸다시피 한 번 고른 글은 최대한 그 글의 논지를 이해하기 쉽도록 옮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도록'이라는 표현으로 제 의견을 섞어 버무리는 일을 덮지 않도록 늘 주의하겠습니다. 저자의 사고가 지나치게 종교를 해석했다는 지적도 여전히 일리가 있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이는 사실 애초에 제가 이 글을 고른 것 자체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논란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의 지나친 의역은 피해야 하는 것이겠지만, 다소 남용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객관'을 뉴스페퍼민트가 지키기는 어렵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사실 세상의 모든 뉴스를 다루는 게 아닌 저희가 모든 소식을 객관적으로 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주제와 논조가 다른 글들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옮긴이의 주관이 이미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샜습니다. 뉴스페퍼민트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탈세를 하는 종교는 시민 사회의 적

    우리나라에선 목사들이 법도 지키지 않고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세금을 내지 않는 이유는 그냥 관습적인 이유로 이승만이 덕분이라고 하네요. 목사들이 이승만 물고 빠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군요.

    모든 목사들은 정상적으로 갑근세나 혹은 이에 해당되는 세금을 내어야 합니다. 요즘 나오는 목사용 세금법은 완전 특혜세금입니다. 가끔 목사들 중에 세금 낸다는 목사도 있는데, 대부분 면세점 이하거나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택을 받는 것입니다. 모든 목사들이 정상적인 세금을 내야 사회가 바로 됩니다. 세금은 내지 않고 돈만 빼 먹는 세금 빈대들이 목사인 것입니다.

    또 목사들이 한다는 각종 사회 활동들... 잘하는 목사들도 있는데, 아닌 목사들 많습니다. 지원금 타가서 전도하는 목사들... 이 목사들은 전도가 무슨 사회 봉사인줄 알고 그걸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이건 단순히 세금을 내지 않는 탈세 정도가 아니라 세금을 강도질하는 털세입니다. 이런 목사들이 다 정상적으로 세금을 내야, 가장 기본적인 시민사회에 대한 의무를 지키는 것입니다.

  • Magie 님의 댓글에 대해서 저도 댓글 순서에 따라서 가볍게 의견을 달겠습니다.

    1. '저 사람들은' 로 시작하는 댓글

    * 제가 (원 저자가 의도한)그 사람들과 그들이 누군지 몰라서 댓글로 지적한 게 아닙니다. 글 전반이 명확한 대상에 대한 규정이나 데이터, 명시적 기준 없이 논리와 추정만으로 의견을 표명해 나가는 게 잘못이라는 겁니다.

    * 굳이 magie 님께서 이 부분을 설명하셨으니, 저도 말해봅니다

    " 현재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은 가족 계획에 대해 연방 정부에서 지급하는 지원금을 삭감하지 않으면 예산안 처리를 막아 정부의 모든 기능을 마비시키겠다(government shutdown)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가족계획 협회의 해산을 주장하는 이들은 대개 종교적인 이유로 낙태, 임신 중절에 반대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과학을 폄하하는 이들이기도 합니다. "

    라는 원글 주장은 자세히 읽어보면 추정과 가치판단이 상당히 많이 개입된 주장입니다. 이게 현실을 말한 것이라고 댓글 다신분이 말하지만, 사실은 현실과는 거리가 멉니다. i). 추정 자체도 오류가 있습니다. 실제로 태아조직 연구와 관련된 이슈는 미국 안에서 종교 뿐 아니라, 인권단체, 연구윤리 위원회, 나아가 타 학계에서도 논쟁이 되고 있는 겁니다. 무조건 종교 때문이라고 몰아세우기에는 무리가 큽니다. 그리고 가족계획협회 문제가 붉어진 것도 원 저자는 말하고 있지 않지만, 가족계획협회 직원이 낙태한 태아의 조직을 거래하는 방법과 관련된 말을 하는 장면이 반대파에 의해 공개되면서 최근 이슈가 된 것이 큽니다. 단지 "종교가 막아서야"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큽니다.
    ii). 그리고 제가 원글에서 밝힌 듯이, 태아조직 연구를 통해 얻을 혜택은 이미 왠만한 대중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결국 원 저자의 가치판단이 강하게 개입된거죠.

    2. '일단 문제는 '으로 시작하는 댓글을 비롯한 세 개의 댓글은 제가 지적하고 논쟁할 대상은 아닌 듯 합니다.

    사실과 논리의 문제라면 충분히 논쟁할 생각이 있지만, 나머지 댓글은 댓글다신 분의 가치판단이 대부분이라 더 논쟁하고 싶지도 않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지도 잘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시간 댓글을 달아주셨으니, 의문이 가는 건 몇 가지 말하겠습니다.

    1) 'atheist 는 기본적으로 호전적이지 않습니다'라고 하시는데, 기본적으로 atheist가 호전적이 아닐 조건을 가지고 태생적으로 가지고 발생하는 게 아니라면 이것 역시 댓글다신 분의 가치 판단인 듯 하네요(그리고 atheist는 사실 역사적으로 호전적인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알려진 사람들에 한한 다면요. 무신론자인 필부필부의 성향까지 파악할 수는 없으니까요. 태생적인 특성을 놓고 보자면 종교가 사회질서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기존질서를 그 근본에서부터 반대하는데, 호전적이 아니라면 오히려 그게 더 어색하겠죠). 해당 댓글 뒤에 달린 댓글들도 다 가치판단의 영역이라 굳이 추가적으로 반론을 가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저는 문제되는 종교가 많다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종교라는 영역 자체가 필연적으로 이런 성격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다소 나이브한 생각을 반대하는 겁니다.

    2) 이미 아시면서 생략하신 건 지는 모르겠으나, militant atheism 은 사실 현대의 리처드 도킨스에 기대는 바가 큽니다. 이 모든 용어들이나 기조는 사실 리처드 도킨스의 그것과 뗄 수 없는 관계이죠. 그렇다면 그들이 하는 행동들을 봅시다.

    추가적으로 rationalwiki는 호전적 무신론자들이 하는 행동에 대해서 언급하기에는 다소 편향적인 출처가 아닌가 싶습니다. 본인들이 본인들의 이야기를 하는데, 다소 이성적이고 포용적으로 써질 수 밖에 없겠죠. 만약 제가 이것에 반해서 Conservapedia에서 호전적 무신론자들이 하는 일들에 대해서 퍼오고, 그것이 magie님이 하신 것 처럼 병렬로 나열한다면 아주 반대로 극단적인 사람들로 묘사될테고, 그것은 좋은 자료가 아닐 겁니다. (실제로 Conservapedia 에 대항해서 반대급부로 생겨난 게 rationalwiki라는 것은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권위있는 데이터나 출처로 호전적 무신론자들의 행동과 reception들을 소개한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겠네요.

    그리고 첨언하자면, 저는 호전적 무신론자들이 하는 일들에 대해서 뭐라고 왈가왈부하는 게 아닙니다. 책쓰고, 신을 믿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뭐가 어때서요. 너무 상식적인 수준이죠. 근데 이들의 논리가 결여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겁니다. 과학이 종교로 인해 피해를 보고있는 만큼, 종교의 학문적인 접근과 객관적인 시선 역시 이런 방만하고 무책임한 논리들로 인해서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3) 마지막입니다.

    탈세를 하는 종교는 시민사회의 적이라는 댓글은 영 쌩뚱맞아서 당혹스럽기도해서 뭐 댓글을 달 수가 없네요.
    다만, 덕분에 무슨 생각으로 이전의 댓글을 다셨는지 잘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 1. 가족계획 태아조직 등의 문제는 어떤 상징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구체적인 문제로 따지고 들면 이야기하신 것 처럼 도덕적인 문제에서부터 과학자들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실제로 있는 것이구요. 원저자 크라우스가 몰라서 이 예를 든 것은 아니고, 오히려 이런 예가 아주 극단적이면서도 문제의 핵심가치를 이야기할 수 있기에 꺼낸 것이라고 봅니다. 즉 가족계획 협회를 반대하난 기독교 세력이 도덕적인 이유로 반대하느냐 아니면, 종교적 가치를 앞세워 반대하느냐의 문제죠. 우리나라에서 기독교가 교진추를 앞에서워 창조론 주장한다던지, 벼라별 이유로 동성애 반대한다던지 하는 것이 진짜 이 기독교 신자들이 학생들의 과학학적인 교육에 관심이 있거나, 동성에자들의 사회적 입장을 생각해서 저런 운동을 한다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2. 무신론자가 특별히 호전적일 이유는 없습니다. 즉 무신론자라는 이유로 특별히 호전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역사상 무신론자로 호전적인 사람이 더 많다고 하시는데, 이 부분은 정말 궁금합니다. 역사적으로 호전적인 인물이야 상당히 많았겠지만, 무신론자라는 이유로 호전적인 사람이라... 스탈린 레닌 정도라면 뭐 말이 된다고 할 수도 있지만, 특별히 무신론을 이유로 호전적인 사람이 더 많았다라는 이야기는 처음 듣습니다. 제가 몰랐을 수도 있으니 광명을 내려주세요/
      rationalwiki에서 가져온 것은 일종의 강령이죠. militant atheist는 사실 도킨스에 의해서 시작된 운동이라고 봐도 됩니다. 그런데 도킨스나 혹은 그 관련된 무신론 운동을 하는 이들이 무신른을 이유로 사람을 죽였다거나, 테러를 했다거나, 탈세를 했다거나 뭐 이런 일이 있었나요? 적어도 제가 알기론 없습니다. 종교를 이유로 사람 죽이고 테러하는 것은 ... 그게 이단 사이비건 아니건, 심지어 정통 기독교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일이죠.

      3. 탈세 이야기를 한 것은 일종의 서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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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마무리됐습니다. 트럼프의 승리 요인, 해리스의 패배 요인을 분석하는 기사와 칼럼이…

13 시간 ago

[뉴페@스프] 공격의 고삐 쥔 트럼프, TV 토론으로 승리 방정식 재현할까?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7 일 ago

“‘기생충’처럼 무시당한 이들의 분노” vs “트럼프 지지자들, 책임 돌리지 말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스가 "진보 진영의 잘난 척"에 대한 반감이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다줄 수 있다는…

1 주 ago

[뉴페@스프] “‘진짜 노동자’의 절망,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미국 대선의 진짜 승부처는 여기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

이번 대선은 50:50? “트럼프도, 해리스도 아닌 뜻밖의 변수는…”

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 결과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팽팽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2 주 ago

[뉴페@스프] 이야기꽃 피우다 뜨끔했던 친구의 말… “조금씩 내 삶이 달라졌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2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