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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이 E=mc^2 을 처음 증명한 이는 아닙니다(1/2)

E = mc2은 아마 가장 유명한 공식인 동시에 가장 간단한 공식 중의 하나일 겁니다. 사실 이 공식이 유명한 이유가 곧 이 공식의 간단한 형태에 있습니다. 어떤 시스템의 에너지는 곧 그 시스템이 가진 질량에 광속의 제곱을 곱한 값이라는 것이지요. 광속은 상수이므로 우리가 광속을 1로 둔다면, 이 공식은  E=m 으로 바뀌며, 질량이 곧 에너지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아인슈타인이 이 공식을 1905년에 단번에 유도했고, 별과 원자폭탄의 원리를 설명했다는 이야기가 떠돕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아인슈타인은 질량과 에너지의 등가를 처음 생각한 이도 아니며, 실제로 이 공식을 증명하지도 않았습니다.

기초 전자기학 수업을 들은 이들은 전하를 띤 물체는 전기장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배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움직이는 전하는 자기장을 만든다는 사실도요. 19세기 자연철학자들은 전자기학이 뉴튼의 운동방정식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라 믿었고, 따라서 전자기장을 이용해 질량을 설명하려 했습니다. 후에 전자를 발견하게 될 J.J. 톰슨 경은 1881년 어떻게 움직이는 전하를 띤 구에 의한 자기장을 계산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자기장이 어떻게 구의 질량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였습니다.

이는 우리가 공을 바닥에 떨어뜨릴 때와 비슷합니다. 중력은 공을 아래로 당기며, 부력과 마찰력은 공의 낙하를 방해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마찰과 무관하게 공은 아래의 공기를 밀어내야만 하며, 그 결과 낙하하는 공의 “유효” 질량은 정지해있는 공의 질량보다 크게 관찰됩니다. 톰슨은 자기장이 곧 공 아래의 공기와 같은 효과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전하를 띤 구의 “유효” 질량은 구에 의한 자기장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톰슨의 이 다소 복잡한 이론은 물체가 가진 전하, 반지름, 투자율(permeability)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889년, 영국의 물리학자 올리버 헤비사이드는 이 유효질량을 m=(4/3)E/c2이라는 더 간단한 공식으로 바꾸었습니다. 여기에서 E 는 구가 가진 전기장의 에너지입니다. 흑체 복사실험으로 유명한 독일의 물리학자 빌헬름 빈과 막스 아브라함 역시 같은 결과를 얻었고, 이는 고전적 전자의 “전자기적 질량”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전자기적 질량은 전하를 띠고 움직이는 물체에만 해당되었으므로 모든 물질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질량과 에너지를 연결하려는 노력은 계속 있었다는 뜻입니다.

한편 1884년, 영국의 존 핸리 포인팅은 전자기장의 에너지 보존에 관한 유명한 정리를 발표했고, 곧 다른 과학자들이 그의 정리를 질량과 에너지의 보존 법칙으로 확장했습니다. 1900년, 여러 학문 분야에 이름을 남긴 앙리 푸앙카레는 전자기장 내의 입자의 운동량과 전자기장 자체의 운동량이 함께 보존된다면, 포인팅의 정리는 바로 전자기장이 E=mc^2을 만족하는 질량을 가진 “가상의 유체(fictitious fluid)”처럼 행동할 것임을 알려준다는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푸앙카레도 에너지 E를 실제 물질의 질량과 연결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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