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단순성입니다. 도기 보나에서 ‘단순함(simple)’은 문자 그대로 ‘좋음(good)’입니다. 두 개념은 모두 ‘보나(pona)’라는 한 단어로 표현됩니다.
“만약 당신이 스스로를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이는 당신이 실제로 말하고자 하는 걸 정말로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고, 그건 좋은 일이죠. 무언가가 너무 복잡하다면, 그건 좋지 않아요. 너무 많은 잡음이 들어갔다는 말이죠. 이 언어는 이런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여러 언어를 말할 수 있는 크리스토퍼 허프는 여기에 동의합니다. 그는 도기 보나가 자신을 더 정직하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내가 어떤 것을 모른다는 사실을 더 솔직하게 고백하게 됩니다.”
“도기 보나를 배우기 전까지는 다른 언어들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모르고 있었어요. 다른 언어에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어떤 것을 말하기 전에 그보다 먼저 말해야 하는 것들이 많이 있어요. 그리고 내가 말하고 싶어도 그래서는 안 되는 것들도 매우 많죠. 예를 들어, 예의를 지키기 위해 사용하는 다음 표현을 보죠. ‘만약 이 일이 당신에게 너무 큰 불편을 끼치지 않는다면, 제발 커피 한 잔을 내게 가져다 주는 것을 혹시나 고려해보실 수 있겠어요? (If it’s not too much of an inconvenience, would you please consider possibly bringing me a cup of coffee?)’ 도기 보나에서는 그냥 이렇게 말합니다. ‘커피를 줘요(Give me coffee)’. 주거나 말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죠. ‘제발(please)’이나 ‘고맙습니다(thank you)’는 없어요. 물론 정말 원한다면, 보나(pona)를 덧붙일 수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강력한 단어를 함부로 사용할 이유는 없죠.”
물론 도기 보나 사용자들이라 하더라도 그들이 지켜왔던 습관을 쉽게 버리기는 힘듭니다. 이들은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그 대체물을 찾곤 합니다. “전보다 몸짓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었죠. ‘제발’이나 ‘고맙습니다’대신 일본식 목례를 합니다. 아무것도 덧붙이지 않는 것은 너무 이상해서 말이죠.”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도기 보나는 자신이 만들어진 본래 의도를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도기 보나의 단어들은 삶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물질들을 지칭합니다. 랑은 이렇게 썼습니다. “나는 수렵-채집인들의 삶에 영향을 받았어요. 나는 자연과 싸우며 살아가던 이들이 어떻게 대화했을까를 생각했죠.”
그 결과 이 언어에는 살아있는 생물들을 가리키는 단어들은 있지만 현대 기술을 지칭하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기술은 도구(tool)를 의미하는 일로(ilo)안에 포함되어 있으며 다른 단어를 덧붙여 표현됩니다. 허프는 도기 보나 사용자들 내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두 가지 상반된 주장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어떤 이들은 도기 보나가 이 신기술들을 말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이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다른 이들은 우리가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 존재한다고 주장하지요.”
도기 보나의 또 다른 특징은 단어 목록에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크르제민스카는 가장 친한 친구와 대화를 할 때 즐거운 대화를 위해 종종 도기 보나를 사용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소냐가 지킨 원칙 중의 하나죠. 도기 보나는 귀엽고 멋진 것들을 위한 언어에요.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도 적당하죠. 단어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한 단어가 모든 것을 의미할 수 있어요. 보나(pona)는 파인애플, 바나나, 귀여운 고양이 등의 모든 좋은 것들을 다 의미해요. 내가 그를 ‘잰 보나(jan pona)’라고 부르면 나는 그를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셈이죠. 때로 둘 다 너무 피곤하고 모든 것이 귀찮을 때에는 우리는 그저 모든 걸 ‘보나’라고 불러요. 너는 아름다운 사람이고,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고, 또 아름다워질 거라는 뜻이죠. 그러면 모든 게 더 좋아보여요.”
그러나 전혀 다른 입장에서 만들어진 언어도 있습니다. 이쓰쿠일(Ithkuil)을 만든 존 퀴하다는 전직 차량등록국(DMV)직원이며 “가장 논리적이고 효율적이며, 세밀하고 정확한 인지적 표현이 가능한 이상적인 언어”를 만들기 위해 30년의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58개의 음소와 완벽한 문법을 통해 이쓰쿠일은 인간의 모든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고안됐습니다. 이 언어는 너무나 복잡해, 때로 창시자조차 어떤 한 단어를 만드는 데 10분이 걸립니다.
예를 들어, ‘아이슬라터비엘리믈(Aistlaţervièllîmļ)’은 “어떤 기회가 최선의 기회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 정도의 기회도 다시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흘려보내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비싼 와인을 언제 따는 것이 좋을 지 몰라서 가장 맛있을 때를 놓치게 된다든지, 또는 더 나은 사랑이 나타날지 몰라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그저 놓치게 되는 그런 상황을 말합니다.)
이 언어를 공부하는 한 학생은 이 언어가 자신으로 하여금 “마치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소들의 존재를 알려주듯이, 미처 이름을 가지지 못한 개념들을 알려줍니다”고 말합니다. 하나의 음소를 바꿈으로써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즉, 언어학적인 변화들을 통해 사고의 세상을 끝없이 방황하며 독특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나는 정확한 사고를 위한 언어를 만드는 데 평생을 바친 이 남자에게 바닥(floor)과 패배(defeat)가 모두 안파(anpa)라는 단어로 표현되고, 머리(head)와 조절(control)이 모두 라와(lawa)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이 언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모호함은 내가 늘 관심을 가졌던 분야에요. 나도 모호함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합니다. 내가 모호함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그것이었죠. 곧 정말 내가 모호함을 없앨 수 있는지 알고 싶었던 것이죠.”
도기 보나와 이쓰쿠일의 차이에 대해 음악 애호가들은 아마 이렇게 말할겁니다. “존 케이지의 4분 33초와 베토벤의 교향곡이 가진 차이를 생각해보세요.”
(아틀란틱)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스가 "진보 진영의 잘난 척"에 대한 반감이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다줄 수 있다는…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 결과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팽팽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