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도시들이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살기 좋은 도시가 될수록 재미없는 도시가 된다는 점입니다. 나는 최근 뉴욕을 방문했을 때 이런 문제를 실감했습니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맨해튼은 이방인들에게 모험으로 가득찬 곳이었습니다. 모퉁이만 하나 잘못 돌아도 낯선 골목으로 빠지고, 북쪽으로 한 블록만 더 갔다가는 위험한 동네에 불시착하게 되는 그런 종류의 짜릿함을 주는 곳이었죠.
오늘날 맨해튼의 거리는 보다 안전해졌고, 지하철 시스템도 다른 대도시 수준으로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분명 “진보”라는 이름을 붙일만 합니다. 그러나 뉴욕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는 방문객에게 이런 상황은 약간 실망스럽기도 합니다.
뉴욕은 과연 예전보다 살기 좋은 곳이 되었을까요? 답은 당신이 주민인지, 관광객인지에 따라 다를 겁니다. 내 고향인 런던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하철이나 길거리도 예전보다 훨씬 깨끗하고 안전해졌죠. 이는 런던이나 뉴욕에서의 일상이 훨씬 쾌적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재미가 사라진 쾌적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코노미스트의 본 코너에서는 여러 나라를 방문해 살기 좋은(liveability) 도시 지수를 매겨본 적이 있습니다. 문제는 범죄율이나, 교통의 효율성, 주택과 같은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도시가 하나같이 재미없고 밋밋한 도시였다는 점입니다. 빈, 밴쿠버, 제네바 모두 살기좋은 도시임엔 틀림없지만 지루한 동네들이죠.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빈이 리오보다 나은 도시, 밴쿠버가 파리보다 나은 도시라고 순위를 매길 수는 없을 겁니다.
뉴욕과 런던이 제네바나 밴쿠버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여전히 고유의 매력을 가지고 있죠. 만일 나에게 1980년대의 뉴욕이나 런던으로 돌아가서 살겠냐고 하면 싫다고 할 겁니다. 하지만 당시의 지저분함, 위험함, 짜릿함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면 나는 그런 요소들이 더 좋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살기 좋은 도시가 되느냐, 흥미로운 도시가 되느냐, 정말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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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벤쿠버가 왜 재미없다는 지도 모르겠고, 애초에 '도시'란 개념이 짜릿할꺼란 생각도 허상이구요. 자연보다 도시 구석을 좋아하는 분인가 봅니다.
글쓴이가 사용하는 '짜릿함, 재미, 로망' 따위의 단어 정의가 모호합니다. 추측하기로는 결국 '낯설고 위험한 장소가 가져오는 재미'를 말하고 싶은 것 같은데요. 도시가 가진 위험 중 어떤 것들은 굉장히 치명적입니다. 실제로 그곳에 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미화해서 말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게다가 관광객이라고 해서 위험에서 완벽하게 격리되어 있는 것도 아니죠)
안전함이 정말 곧 지루함인지도 의문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