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경제 발전이나 전반적인 경제 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2013년 발표된 논문은 한 국가가 얼마나 종교적인지와 일 인당 특허 숫자 사이에 강한 부정적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특허 출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통제한 뒤에도 종교적인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사이에 존재하는 일 인당 특허 숫자의 차이, 그리고 미국 내에서 미국 주별 종교적 성향과 일 인당 특허 수의 차이는 지속해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 새로 발표한 논문에서 우리는 국가나 주와 같은 거시적인 단위가 아닌 개인 차원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1980년과 2005년 사이에 다섯 번에 걸쳐서 시행된 세계 가치 설문조사 (World Value Survey)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들의 종교적 성향과 혁신을 도모하는 성향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구체적으로 우리는 개인들이 과학이나 기술 발전에 관해 어떤 태도를 가졌는지,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얼마나 위험을 감수하려고 하는지와 같은 혁신과 관련된 지수들이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종교 활동에 참여하는 정도에 따라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봤습니다.
우리는 성별이나 교육, 소득과 같은 개인 차원의 요인들을 통제했고 설문조사가 행해진 해, 그리고 설문조사 대상이 된 개인이 거주하는 국가와 관련된 요인들도 통제했습니다. 우리는 52개의 서로 다른 회귀분석을 했는데 모든 회귀 분석에서 종교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혁신과 관련된 태도나 생각에 덜 개방적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습니다. 이 논문의 결과는 종교가 사람들을 덜 혁신적으로 만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결과가 인과 관계인지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종교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낮다는 것은 왜 종교와 혁신을 대하는 태도 사이에 부정적인 상관관계가 존재하는지를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종교는 또 과학적 발견이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대하는 것에서도 차이를 만듭니다.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유럽에서 있었던 설문조사를 분석한 논문을 보면 종교적 믿음이 강한 사람들은 의사 결정은 전문가의 의견보다는 대중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 의사 결정은 위험과 혜택에 관한 과학적 근거보다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기준에 따라서 이뤄져야 한다고 믿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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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간사회에서의 과학에대한 의사결정은 과학 그 자체가 과학의 영역에만 영향을 미치는게 아니라 인간사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점을 생각해볼때 순수한 의미에서의 과학적 근거만으로 의사결정을 내려도 의미가 없죠. 이른바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의사결정사안의 경우에서는 전문가의 의견과 대중의 의견, 과학적 근거와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기준 양측 모두가 고려되어야 함이 마땅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때 종교적 성향을 가지고 과학적 혁신에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입장을 가지는 사람들의 경우 과학의 혁신 그 자체에대해서는 장애물일지 모르지만 이들과의 조율과정을 통해 과학이 인간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최대화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나아갈수 있도록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