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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커레이 인터뷰] ‘대학교의 종말’을 앞두고

왜 대다수의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려 할까요

사람들에게 왜 대학을 가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더 좋은 직장을 잡기 위해서”란 대답이 압도적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경제상황에서, 고등교육기관에서 발급하는 졸업장도 없이 직장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자격증을 얻어 세상에 나갈 목적으로 대학을 가는 것이지, 만 달러에서 십만 달러에 이르는 대학교 학비를 대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대학은 어떻게 특권을 만들어 내나요

통계수치만 들여다봐도, 미국 내에서도 엘리트로 꼽히는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대다수가 부유한 백인들입니다. 부모님 역시 두 분 다 대학졸업장을 갖고 있는데, 이는 흔한 일이 아닙니다. 학비가 비싸지면 비싸질수록 능력주의가 대학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듭니다. 부유한 이들만이 좋은 대학을 다닐 수 있다면 그건 더이상 ‘기회의 시스템’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단지 특권을 양산하는 제도일 뿐이죠. 미국 내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것은 커다란 문제입니다.

현행 입시제도는 무엇이 문제인가요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이 어떤 능력을 지닌 사람인지 대학 측에서 정확히 모른다는 겁니다. 수능시험(SAT)이나 미국대학입학시험(ACT)은 충분히 예리한 도구는 아닙니다… 고등학교 성적표만 봐서는 알 수가 없고, 자기소개서 정도일까요. 하지만 그게 대필일지 누가 알겠어요. 결국 질문은 “좋은 고등학교를 나왔는가?”로 수렴할 텐데, 다들 알다시피 좋은 고등학교가 사립학교일 경우 고액의 학비를 내야 하고, 좋은 고등학교 근교에 살려면 비싼 집세를 낼 수 있어야 하죠. 그러니 정부나 기업에서 최고로 꼽히는 직장으로 바로 이어지는 엘리트 대학에 입학할 기회는 아주 일부에게만 주어지는 것이죠.

대체 대학교 학비는 왜 이렇게 비싼가요

대학교의 학비가 왜 비싸냐구요? 그럴 수 있고, 그러길 원하며, 그렇게 되도록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학비가 그렇게 비쌀 수 있는 이유는 대학교가 미국 사회에서 매우 특권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상황이 달라지면서, 블루칼라 직종은 사라지고 이제 대다수가 대학교 졸업자격증으로 영위할 수 있는 종류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지요. 따라서 당신이 운영하는 기관이 그런 자격증과 그에 따라오는 경험을 팔 수 있다면, 시장에서 큰 권력을 쥐게 되겠죠. 대학끼리도 지위와 특권을 놓고 다른 대학들과 경쟁합니다.

모든 곳의 대학교(University of Everywhere)’라는 명칭은 무슨 뜻인가요

‘모든 곳의 대학교’란 내 아이들과 다음 세대가 대학에 들어갈 무렵 다니게 될 학교(를 예상한 것)입니다. …어떤 측면에선 닮아 있겠지만 어떤 측면에선 나를 비롯한 우리 대부분이 익숙한 형태는 아닐 것입니다. 정보과학의 발전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그래왔듯 특정한 곳에 있는 대학(‘University of ***’)으로 떠나 거기서 공부할 여력이 있는 다른 학생들하고만 교류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전세계 사람들과 학습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우리가 알아온 대학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학습기관에 속하게 될 것입니다. 그 학습기관은 대학에서 얻을 수 있는 훌륭한 (지적) 경험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교육도구들의 이점을 대폭 활용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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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ten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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