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쉴러(Robert Shiller)는 예일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이며 2013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전반적인 미국 경제는 성장세에 있지만 불안감(anxiety)과 불확실성(uncertainty)은 개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런 불안감의 근원 중 하나는 정보 기술의 발전에서 초래합니다. 인터넷, 유비쿼터스 컴퓨팅, 로봇 기술, 3D 프린터와 같은 기술은 훌륭한 기술 발전이지만 동시에 이는 개인적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몇몇 사람들에게 기술은 현재의 직장이나 미래의 직장을 빼앗아 갈 수도 있고 현재 누리는 경제적 풍요를 감소시킬 수도 있죠. 다른 사람들에게 기술은 새로운 부를 창조할 수 있는 근원이 될 수도 있고요.
어느정도 고소득자인 사람들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몇몇 대학 교수들은 대규모 온라인 강좌 때문에 직장을 잃을 수도 있는 반면, 다른 교수들은 이 새로운 기술의 도래로 더 잘 나갈 수도 있습니다. 법률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컴퓨터가 발달하면서 변호사들은 과거에 비해서 시장 수요가 크게 줄어들어드는 것을 경험할지도 모릅니다. 뉴스와 엔터테인먼트 미디어는 이미 기술과 관련된 대규모 실직 사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 거대한 문제들과 함께 오는 것은 바로 증가하는 소득 불평등이 가져온 정신 건강에 미치는 비용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소득 불평등이 증가하는 사회에서 힘들어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덜 자명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증가하는 소득 불평등이 부유한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달 옥스팜은 2016년에 가장 부유한 1%의 사람들이 소유한 부가 나머지 99%보다 많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 놓은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 보고서는 최근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많은 참가자들의 관심거리였습니다. 다보스 포럼에 참가한 사람들은 전 세계의 엘리트들이지만 이들 역시 자신과 자신의 친구,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미래에 자신들의 지위를 잃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불안감은 소비자 신뢰 지수와 같은 것으로는 측정하지 못합니다. 미시간 대학의 소비자 지수는 지난 1월에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 지수가 반영하는 것은 단기적 미래에 대한 사람들의 예측이며 개개인이 당면한 위험보다는 전체 경제 상황에 대한 사람드르이 인식입니다. 저는 널리 확산된 불안감과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경제적 세계의 이상한 움직임 사이에 상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안감과 경제 상황 사이의 링크는 왜 단기 이자율이 매우 낮은지 뿐만 아니라 장기 이자율이 낮은지도 설명해 줍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30년 만기 미국 국채 이자율이 1월 30일 2.25%로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고 30년 만기 주택 담보 대출 금리 역시 3.59%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낮은 수준의 이자율은 연방준비위원회의 정책 탓으로만 설명할 수 없습니다. 왜냐면 지난 10월 연준은 양적완화를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이자율이 낮으면 사람들이 저축을 할 인센티브는 적어집니다. 하지만 경제분석청(BEA)에 따르면 지난 12월 기준 미국에서 가처분 소득 대비 개인 저축은 4.9%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매우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매우 낮은 수준도 아닙니다. 이자율이 매우 낮은데도 저축 비율이 비교적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개인들이 미래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불안감과 불확실성 때문에 저축을 늘렸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유명한 1978년 논문에서 시카고 대학의 경제학자 로버트 루카스(Robert Lucas)는 어떻게 미래 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할 때 자산가격을 높이고 기대 수익을 낮출 수 있는지에 관한 수학적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사람들이 자산가격의 움직임을 이야기할때 대중들이 가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그 기본에 있다는 논의를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기술이 우리의 직업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사람들은 말할 것입니다. 기술 발전에 따른 위험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일반적인 직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양적으로 보여주기는 어려우며 이를 개개인 수준에서 측정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은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영향을 미칩니다. 개인의 경제적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대중들의 정서를 반영해서 결정되는 정부 정책을 통해서 간접적을 자산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인도 중앙 은행 총재인 라구람 라잔(Raghuram Rajan)은 2010년 책에서 정부는 시민들이 극심한 경제 불평등에 분노하는 경우에 과도한 신용 팽창과 같은 상황을 더 용인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가 신용 카드 발행을 현재 상황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을 달래는 용도로 쓴다는 것이죠. 신용 남발은 주택 거품으로 이어질 수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부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낼 수 있죠.
하지만 우리의 경제적 삶과 시장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신용 카드 발행을 증가하는 것보다 좀 더 실질적인 것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 모두는 개인의 불확실성과 불평등을 생산해내는 기본적인 매커니즘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며 미래를 대처할 수 있는 금융 계획과 보험 계획을 고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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