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디지털 기기를 사랑하는 만큼 자신의 집중력이 짧아지는 것 역시 걱정합니다. 여러 앱을 오가는 행동은 분명히 집중력에 해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이와 관련된 연구들은 이 느낌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우리는 여전히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느낌이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닙니다. 집중을 위해서는 집중력만이 아니라 집중하고 싶은 욕구도 필요합니다. 스마트기기는 어쩌면 우리의 집중하려는 욕구를 약화시키는 것일지 모릅니다.
스마트기기가 우리의 집중력을 짧게 만든다는 말은 논리적으로 들립니다. 청소년들은 하루에 11시간 이상을 화면을 보는데 사용하고 있으며 각각의 기기들은 빠른 주의의 변화를 필요로 합니다. 영화 장면은 급히 넘어가며 게임 화면의 변화속도는 더 빠릅니다. 앱이나 웹 역시 사용자들이 화면을 빨리 넘길 수 밖에 없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많은 경우 우리는 이들을 동시에 즐기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는 둘 혹은 셋, 때로는 여덟 개 까지의 활동을 동시에 하게 됩니다. 이론적으로, 뇌는 이런 주의의 전환을 습관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유연하기 때문에, 결국 우리의 집중력은 짧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의 집중력이 짧아진다는 실험적 증거는 거의 없습니다. 사실 집중력을 유지(span)한다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순간적으로 마음에 담아둘 수 있느냐이며 또하나는 얼마나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느냐입니다. 앞의 것은 사람들에게 긴 숫자를 읽게 하고 이를 거꾸로 말하게 함으로써 측정할 수 있습니다. 뒤의 것은 사람들에게 화면을 바라보게 하고 그 내용에 조금씩의 변화를 집어 넣음으로써 측정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50년 전보다 이런 실험에 더 좋은 성적을 보입니다.
과학자들은 또한 지적 활동 자체가 뇌를 변화시킨다는 사실도 지적합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액션게임을 즐긴 이후 사람들은 시각능력의 상승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크지 않았고, 또 전체 시각능력의 상승도 아니었습니다. 집중력은 다른 모든 인지능력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두뇌의 매우 핵심적인 능력이며, 따라서 집중력의 변화는 진화적 시간단위에서 의미가 있을 뿐, 스마트폰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일가요? 2012년 PEW 설문조사에서 90%에 달하는 선생님이 학생들이 수년 전 보다 집중력이 더 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디지털 기기들은 우리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집중하고 싶은 마음 역시 없애는 것일 수 있습니다.
디지털 세상은 항상 즉각적이고 끝이 없는 즐길 거리를 약속합니다. 유튜브 영상의 첫 10초가 재미없다면 버즈피드나 스포티파이로 옮겨가면 됩니다. 인터넷은 집중력을 짧게 만든 것이 아니라 내 마음 깊은 곳에 변하지 않는 생각 한 가지를 심어놓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어딘가 지금 내가 하는 이것보다 더 재미있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과연 20년 전보다 더 쉽게 지루함을 느낄까요? 아직 여기에 관한 연구결과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은 우리가 항상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한 실험에서 휴대폰을 다른 곳에 두게 했을 때 사람들의 집중력은 나빠졌습니다. 또다른 실험은, 휴대폰이 울릴 때 사람들은 운전연습장치에서 가상의 보행자들을 더 쉽게 치는 것을 보였습니다. 비록 그들이 전화를 받지 않기로 미리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디지털 비평가들은 스마트폰을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인간정신 튀김기(deep fryers for the mind)라고 까지 말합니다. 그들의 말은 사실이 아닐지 모르지만 나의 주장 역시 별로 좋지 않게 들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끊임없이 즐거운 일을 찾는 다는 것은 곧 가치있는 일을 자꾸 미루게 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살만 루시디의 책을 사놓고 나서 하루 종일 플래피 버드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게 된다는 말이지요.
그러나 이 예도 현실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의 독서량이 디지털 시대에 더 줄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물론 이 결과에 대해 기뻐하기에 앞서, 독서가 그렇게 인기있는 취미활동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겠지요. 그저 시간을 보내는 소일거리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는 뜻입니다.
물론 디지털 활동은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신경과학자들은 인간의 뇌에 두 가지 집중방식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나는 외부를 향하는 것으로 이메일을 넘겨가거나 캔디 크러쉬 게임을 할 때의 상태입니다. 다른 하나는 내부를 향하는 것으로 우리가 몽상을 할때, 내일을 계획할 때, 그리고 과거를 회상할 때의 상태입니다. 이 두 상태는 마치 스위치와 같아서 하나가 활성화되면 다른 하나는 꺼지게 됩니다. 정확히는 하나가 활성화되면 다른 하나는 억제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때문에,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이 과도하게 증가할 때 다른 하나가 과도하게 억제되며, 따라서 문제는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말 몽상의 능력을 잃게 되는 것일까요? 그러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러 연구들이 보이듯이 몽상은 놀라운 창의성을 포함해 여러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내부를 향한 집중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몽상은 우리를 현실로부터 유리시킵니다. 그리고 회상은 과거의 실수나 부끄러운 일에 이르렀을 때 우리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기도 합니다.
디지털 기기가 우리의 뇌를 먹어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우리로 하여금 외부를 향하는 집중상태를 지속적으로 만들며, 이는 인간이 거의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는 현상입니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가장 쉽게 부여할 수 있는 기준인 사용시간의 제한이 아마 도움이 될것입니다. 그러니 디지털 기기들을 잠시 동안 다른 방에 두도록 하세요. 어쩌면 잠시 몽상을 가지거나 과거를 회상하는 그런 습관을 다스릴 수 있다면 그것이 더 효율적인 일일 것입니다. 물론 판단이나 결정은 내부를 향한 집중력이 필요하며, 스마트폰의 시대에 그 부분에서만큼은 우리가 바보가 되는 것이 사실일 겁니다.
(뉴욕타임즈)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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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자체보다도 그 안의 미디어들이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미디어를 만드는건 역시 사람이겠죠.
스마트폰과 tv 게임등은 그야말로 쾌락상자죠 너무 즐겁거든요 문제는 즐기기만 하고 생각을 멈춘다는 거죠 그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