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메뉴에 표기된 열량 수치 때문에 사람들이 프렌치프라이나 브라우니, 기타 고열량 음식을 포기하며 잃어버리는 즐거움(lost pleasure)을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20년간 약 52억 7천만 달러를 상실하게 된다고 합니다.
잃어버린 즐거움을 화폐가치로 환산하는 것은 경제학자와 공공건강분야 종사자에게서 많은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미 식약청은 이러한 분석을 새로운 규제에 포함했으며, 그 대상은 체인점과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식료품 체인, 대형 자판기, 그리고 (판매하는 음식에 열량을 표기하는) 영화관이나 놀이공원으로까지 확장됩니다.
미 식약청은 이 분석이, 열량 표를 보고 더 건강한 음식을 선택함으로써 얻는 이득과 맛있는 음식을 포기함으로써 느끼는 박탈감 간의 균형을 맞춘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작업의 저변에는 소비자 잉여(consumer surplus)라는 개념이 깔려 있습니다. 즉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시장가격이 미처 반영하지 못하는 종류의 혜택을 일컫는 말입니다. 가령 정부가 공원을 공장용지로 변경하거나 피자를 금지한다면, 공원에서 쉬거나 피자 한 쪽을 맛보며 느끼는 즐거움은 사라지겠지요.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지 못하게 되면, 보이지 않는 비용도 함께 치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미 식약청이 소비자 잉여 개념을 열량 계산에 적용하는 건 정당한 방식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 경우는 특정한 상품(과 그 상품을 소비하며 뒤따르는 즐거움)을 금지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정보를 추가하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용-혜택 분석 전문가인 미시간 대학의 케네스 워너 교수는, 소비자가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는 건 그저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갖게 되었기 때문이라 말합니다.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을 즐거움을 저버리는 행위로 해석하는 일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미 식약청의 자료를 볼 때, 이 잃어버린 즐거움에 대한 분석은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제이슨 아발럭의 2011년 논문 결과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제이슨은 미 식약청의 주장을 옹호하며 “건강한 음식은 그렇지 않은 음식에 비해 맛이나 가격,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식약청은 열량 수치가 큰 음식, 가령 800칼로리로 표기된 브라우니를 포기하는 대신 100칼로리의 사과를 선택하면서 잃게 될 즐거움을 달러로 환산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계산 방식은 브라우니보다 사과가 더 맛있다고 느낄 때 얻는 즐거움이나, 건강한 식품을 먹는다고 자각할 때 느끼는 즐거움은 포함하지 않습니다.
원문출처: 로이터
번역: Horten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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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허다 ㅡ..ㅡ
비용-혜택도 좋지만, 보통 cost-benefit analysis는 비용-편익분석으로 번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