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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젤리제 거리의 크리스마스트리 점등 시기는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패션과 문화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샹젤리제(Champs Elysées) 거리에서는 매년 이맘때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가로수에 설치한 전구를 켜는 점등식이 열립니다. 어느덧 굳어진 전통에 따라 올해도 지난 20일, 이달고(Anne Hidalgo) 파리시장과 유명 연예인(올해는 영화배우 시(Omar Sy))이 행사에 참여해 함께 불을 밝혔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매년 조금씩 바뀌는 점등식 시기입니다. 11월의 정해진 날짜에 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날짜를 정하는데, 공교롭게도 올해 점등식 일자는 지난 2008년 이후로 가장 이른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2008년은 모두가 알고 있듯이 전 세계에 불황이 닥쳤던 해로, 파리시는 점등식을 전년도(26일)보다 일주일이나 앞당겨 19일에 치렀습니다. 점등식 날짜와 경제 상황에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요? 크리스마스를 앞둔 연말은 많은 사람이 쇼핑에 나서는 시기인데, 아마 샹젤리제 거리를 환하게 밝히는 것만으로도 소비가 진작되고 경기 진작에 상징적으로나마 도움이 된다는 믿음 때문일 겁니다. 2008년 최악의 위기 이후에도 유로존의 경기는 좀처럼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는데, 그 가운데서도 프랑스의 올해 경제상황은 유난히 좋지 않기 때문에 점등식을 예년보다 빨리 연 게 아니냐는 말도 있습니다.

Quartz가 파리시에 직접 문의한 결과, 파리시 대변인은 “시장의 일정을 조정하다 보니 가장 좋은 날이 20일이라 그렇게 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불과 며칠 차이 나지 않는 변화 추이지만, 그래도 최근의 점등식 일지를 경기 상황에 비추어 들여다보면 호황일 땐 늦게, 불황일 땐 더 이른 시기에 점등식을 열었다는 가설이 그럴싸해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Quar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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