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 속도는 느리고 가격은 비쌉니다. 인터넷 공급 독점으로 발생한 이 현상은 미국의 경쟁력에 장기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고화질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데 서울이나 도쿄, 파리에서는 고작 7초밖에 걸리지 않고 사람들은 인터넷 사용료로 한 달에 30달러 정도만 냅니다. 반면 LA나 뉴욕, 워싱턴 디씨에서 고화질 영화를 내려받는데 64초가 걸리고 최근 발표된 보고서를 보면 더 빠르고 좋은 서비스를 원하는 경우 한 달에 300달러 가까이 지불해야 합니다. 새로운 미국 재단의 공개 기술 기관 (New America Foundation’s Open Technology Institute)의 보고서는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의 인터넷 보급률을 유럽이나 아시아의 도시에서의 보급률과 비교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채타누가(Chattanooga)나 캔자스 시티(Kansas City)와 같은 미국의 작은 도시들은 세계의 다른 도시들만큼 빠른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도시들의 특징은 초고속 인터넷 공급자가 대규모 케이블 기업이나 통신사가 아니라 도시 자체가 운영하는 네트워크나 스타트업이라는 점입니다.
미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인터넷 속도나 보급률이 뒤처진 이유는 기술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대신 이는 경제 정책의 문제입니다. 즉 광역 서비스 분야에서의 경쟁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 분야 전문가인 컬럼비아 대학 법대 교수인 팀 우(Tim Wu)는 말합니다. “매우 간단한 경제학 논리입니다. 광대역 시장은 평균 한 개나 두 개의 인터넷 공급자가 있어요. 이들이 독점 기업들처럼 가격을 매기는 것이죠.” 상대적으로 속도가 빠른 인터넷 시장에서는 컴캐스트(Comcast), 타임 워너(Time Warner), AT&T, 혹은 버라이즌(Verizon)이 유일한 공급자입니다. 특히 비도시 지역으로 갈수록 한 업체가 인터넷 공급을 독점하는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인터넷 속도와 보급률은 단지 좋아하는 영화를 더 빨리 다운받아서 보는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인터넷 연결은 일자리를 찾고 컴퓨터를 이용해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생계와 관련해서 중요한 문제며 의학이나 교육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유럽의 많은 국가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광대역을 전달하는 파이프 라인을 소유한 기업은 다른 경쟁 기업에 파이프 라인을 대여해주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이 정책은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장 티롤 교수의 연구에 기반을 둔 정책입니다). 미국의 경우는 2002년 연방통신위원회(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이 고속 인터넷 접근을 규제를 받는 통신이 아니라 규제를 받지 않는 정보 서비스로 재분류하면서 정부 개입의 폭을 줄였습니다. 당시 정부는 인터넷 공급자들 간에 경쟁이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에게 가장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보고서가 한 달에 35달러에서 50달러 사이의 인터넷 공급이 이뤄지는 도시 중에서 인터넷 속도의 순위를 매겼을 때 서울, 홍콩, 그리고 파리가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도시들에서의 인터넷 속도는 미국보다 10배가 빠릅니다 (서울과 같은 도시에서는 정부가 인터넷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인터넷 속도가 빠른 도시들을 보면 인터넷은 광케이블(fiber-optic)을 통해서 공급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광케이블 네트워크를 설치하는데 많은 돈과 시간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대규모 기업들은 현재의 네트워크를 광케이블 네트워크로 향상할 유인이 전혀 없습니다. 최근 몇몇 도시에서는 도시 자체의 광케이블 네트워크를 설치하려는 시도가 일고 있습니다. 이런 시도는 독점 기업들이 인터넷 속도를 향상하고 광케이블 네트워크를 설치하도록 압력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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