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경제

경제학자들은 진짜로 피케티의 책을 읽었을까요?

토마 피케티는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그리고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 여전히 선호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인물입니다. 최근 뉴욕타임즈는  34명의 주요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경제학자들이 여전히 피케티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있지는 않다는 기사를 내 보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설문 조사가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요? 워싱턴포스트의 블로그를 통해서 맷 오브라인(Matt O’Brien)은 이 설문조사가 큰 의미가 없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피케티의 책에 대한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에 대해서 의견을 내는 사람 중 90%는 피케티의 책을 읽지 않았다는 겁니다. 심지어 경제학자들도요.”

피케티 현상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 피케티 책에 대한 무수한 서평이 쏟아져 나오면서 마치 서평의 수가 시중에 있는 `21세기 자본론’ 부수보다 많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아마존의 “인기 있는 밑줄 긋기(Popular Highlight)”  데이터를 분석한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에 따르면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 중에서 가장 밑줄이 많이 그어진 대부분은 첫 26장 안에 있었습니다. 이는 많은 독자가 책의 첫 부분만 읽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앞서 언급된 34명의 주요 경제학자들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을 읽었나요?” 솔직한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서 저는 이 설문조사가 완전히 익명을 전제한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34명 중 20명이 응답을 했고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설문에 응한 20명의 경제학자들이 피케티의 책을 읽었는지 여부]

55%가 피케티의 책을 읽었다고 말했고 10%는 주요 부분을 훑어보았다고 말했습니다. 35%는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피케티와 관련된 논쟁은 계속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책도 안 읽고 피케티 논쟁을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았다고 응답한 경제학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물론 이 설문조사를 해석할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설문조사에 응한 경제학자의 수가 적고 익명이 보장된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경제학자들이 거짓으로 응답했을 확률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극단적인 가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주요 경제학자 3명 중 1명은 피케티의 책을 읽었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소득 불평등을 진짜로 우려해야 하는지, 대처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진행 중이며 경제학자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제학자들이 이 논쟁을 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책을 읽었다고는 말할 수 있겠네요. (NYT)

원문보기

arendt

Recent Posts

기후변화로 인한 ‘변화’가 이 정도였어? 뜻밖의 결과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 자연 재해는 우리에게 더는 낯선 일이 아닙니다. 아예 "기후 재해"라는 말이…

10 시간 ago

[뉴페@스프] 경합지 잡긴 잡아야 하는데… 바이든의 딜레마, 돌파구 있을까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4 일 ago

데이트 상대로 ‘심리 상담’ 받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운동만 자기 관리가 아니다

보스턴 대학에서 일하는 정신과 의사가 ‘자녀의 정신 건강에 과몰입하는 미국 부모들’에 대한 칼럼을 기고 했습니다.…

4 일 ago

[뉴페@스프] 습관처럼 익숙한 것 너머를 쳐다볼 때 비로소 보이는 것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7 일 ago

‘사이다 발언’에 박수 갈채? 그에 앞서 생각해 볼 두 가지 용기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테러 공격을 벌인 뒤 그에 대한 반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

1 주 ago

[뉴페@스프] 점점 더 커지는 불평등의 ‘사각지대’가 있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2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