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회사는 굉장한 직원 혜택으로 유명합니다. 미용실, 세탁, 마사지까지 회사에서 공짜로 제공하는 경우가 흔하죠. 그 중 페이스북과 애플이 여성의 난자 냉동보관까지 지원에 나서 화제입니다. 두 회사 모두 내년 1월부터 난자 냉동 보관에 드는 비용을 최대 20,000 달러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난자 냉동보관술은 생물학적 시계에서 여성을 해방시키는 데 있어 피임약 이래 가장 큰 혁신이 될 지도 모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창 커리어를 개발할 시기가 아이를 낳는 시기와 겹치고, 일과 가족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여성들이 발목을 잡히기 일쑤기 때문이죠. 블룸버그 비지니스 위크는 지난 4월 “난자를 냉동 보관하고 자유롭게 일하세요.(Freeze Your Eggs, Free Your Career.)” 라는 글을 커버스토리로 다루기도 했습니다. (뉴스페퍼민트 번역: 난자 냉동보관이 여성의 커리어 개발을 자유롭게 해줄까?)
그러나 기업에서 여성의 임신을 지연하는 기술을 지원하는 건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정말 여성 직원을 도우려는 게 아니라, 유급 임신 휴가, 보육 비용 지원, 업무시간 조정 등 아이를 키우는 직원들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려는 목적 아닐까요? “난자 냉동술은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 가족과 업무를 병행하는 어려움을 막는 임시방편에 불과해요.”
난자 냉동보관술을 고려하고 있던 여성 직원에게 비용지원은 물론 굉장히 고마운 혜택입니다. 임직원 건강 보험이 이미 임신, 출산, 피임을 지원하고 있는 걸 고려하면 당연히 포함되어야 할 혜택인지도 모르죠. 그러나 이 혜택은 직원들에게 자칫 임신을 미루기를 종용하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습니다. 여성직원 입장 에서는 해당 시술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커리어 개발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것처럼 비칠까 걱정할 수도 고요. 테크 회사의 공짜 점심, 저녁, 세탁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직원들이 회사에 오래 머무르기를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혜택입니다. 난자 냉동보관술도 임신과 자녀 육아에 바쳐야하는 시간을 최대한 미루라고 말하는 것 아닐까요?
“회사 차원에서는 당연히 여성 직원이 임신을 미루는 게 낫죠.” 난자 냉동 보관술을 받은 여성 직원의 말입니다. “그러나 제 입장에는 저 스스로 제 건강을 위해 결정한 거였어요.” “회사가 육아는 지원하면서 난자 냉동술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결혼하지 않은 여성에게 차별일 수도 있다고요.”
그러나 여성들이 자유로워야 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위 시선을 의식하여 은근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정당합니다. “20대 후반 30대 여성 입장에서는 일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싶은데, 임신 휴가 대신 난자 냉동술을 택했다는 것을 알리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죠. 그렇지 않으면 “엄마 진로” 를 선택한 것으로 보일 테니까요.”
테크회사는 출산 보너스, 동성커플을 위한 입양 보너스 처럼 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직원 혜택의 일부일 뿐이라고 대답합니다. “우리는 애플의 여성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를 키우기로 선택하듯 일을 선택할 수 있게 힘을 실어주고 싶습니다.” (NY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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