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초에 리무진과 택시 앱인 우버(Uber)의 가치가 182억 달러에 책정되었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거품이다” 혹은 “말이 안 되게 높게 책정되었다”였습니다. 아이폰 세상에만 존재하는, 이제 고작 4년 된 기업이 티파니(Tiffany)나 홀푸즈(Whole Foods), 심지어 렌터카 업계의 선주 주자인 에이비스 버짓(Avis Budget)이나 허르츠(Hertz)보다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믿기 어려워 했습니다. 하지만 시각을 달리해 보면, 여전히 182억 달러는 우버의 실제 가치를 반영하기에는 턱없이 낮다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자 여기에 간단한 계산이 있습니다. 전 세계 택시 업계의 매출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만 IBIS World에 따르면 미국에서 택시 업계의 매출은 연간 110억 달러입니다. 파이낸셜 타임즈 기사에 따르면 뉴욕이나 런던과 같은 대도시에서 사람들은 택시를 타는 데 한해 평균 약 24만 원을 씁니다. 만약 우버가 미래에 전 세계 택시 산업의 1/4을 장악한다고 가정하면 우버에 투자한 사람들은 그야 말로 대박을 치는 셈이 됩니다. 우버는 지금 현재 37개 국가의 128개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고 매 6개월마다 매출은 두 배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테크 크런치에 따르면 지난해 우버는 예약 금액 총 10억 달러 이상, 매출액 2억 1,3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우버는 운전 기사가 받은 금액의 20%를 가져갑니다).
만약 우버가 미국에서만 택시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우버는 매년 1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입니다. 우버에 관해 흥미로운 점은 우버가 단순히 현존하는 택시 시장만을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공략하는 시장 자체를 확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버가 운영되고 있는 도시들에서는 택시를 자주 타지 않았던 사람들도 우버를 통해서 택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단히 버튼만 누르면 예약과 결제까지 자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쉽게 이 습관에 중독됩니다 (저는 이것이 얼마나 중독성이 강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제 신용카드 명세서가 이를 증명합니다).
여기에 더해 우버는 리무진이나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우버가 지불해야 하는 가장 큰 비용은 우버에 등록된 자동차들 사이의 네트워크가 잘 운영되도록 기술을 제공하는 것과 마케팅에 든 돈입니다. 즉, 이윤이 많이 남는 사업이라는 이야기죠. 우버에 따르면 매달 우버는 2만 개의 일자리를 창줄하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렇게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가 저임금이 아니라는 것이죠. 뉴욕의 경우 우버 서비스 중 하나인 UberX의 운전사가 연간 9만 달러 이상을 번다고 우버 측은 말했습니다. 뉴욕의 택시 운전사들의 경우 연간 평균 3만 달러를 법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택시 운전사들이 우버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은 전국적인 노조를 결성해서 우버의 입성을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우버가 택시나 리무진 회사로만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버가 전 세계적 운송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합니다. 우버의 CEO인 트라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은 우버를 배송과 물류를 위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우버가 단기간에 페덱스나 UPS의 역할을 대신하지는 않겠지만 우버는 벌써 뉴욕과 같은 도시에서는 메신저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현재까지 우버는 많은 경쟁자들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지 않고 우버가 진출한 시장에서는 승자독식의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해 보입니다. 리프트(Lyft)나 해일로(Hailo)와 같은 경쟁자들이 있지만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경쟁자들이 우버의 자리를 넘보기는 당분간 어려워보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버 앱을 다운로드 받을수록 운전자들 역시 우버에 등록하고 싶어하고 이런 경향이 반복되면 우버의 지위는 점점 더 공고해질 것입니다. 물론 정부의 규제가 우버의 성장을 막을 수 있는 잠재적인 요소이긴 합니다. 런던에서는 택시 운전사들이 우버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고 파리의 경우에도 규제 당국이 우버의 운영을 제재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우버에 투자되는 돈의 규모와 투자 패턴을 볼 때 투자자들은 우버의 가치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지난달 블로거이자 투자자인 세밀 샤(Semil Shar)는 다음과 같은 트윗을 남겼습니다. “우버는 어제라도 기업 공개를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왜 안했을까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우버는 잠재적인 가치가 1천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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