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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표심, 이미지가 아닌 정책으로 잡아야

최근 들어 영국 정부와 여당인 보수당은 여성 친화적이지 못하다는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이달 초 마리아 밀러 문화부 장관이 사임한 후 남성이 후임으로 결정되자 비판의 목소리는 극에 달했죠. 원래 여성 유권자들이 남성 유권자들에 비해 노동당 성향인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언제나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1918년 처음 여성들에게 투표권이 주어졌을 때, 여성 유권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한 것은 보수당 쪽입니다. 1차대전과 2차대전 사이, 보수당이 여성들을 위해 만든 잡지 <가정과 정치(Home and Politics)>의 발행 부수는 20만부에 달했죠. 특히 대처 수상 집권기에 여성 유권자들은 보수당에 상당한 충성도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미국,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 좌파가 교육, 보건과 같은 이슈를 선점하기 시작하자 영국 사회에도 변화가 일어났고, 1997년 이후에는 쭉 노동당이 얻는 표 중 여성들의 표가 더 많았습니다. 현재 캐머런 총리의 보수당이 집권한 것도,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11년을 기점으로 다시 여성들은 노동당 쪽으로 돌아섰죠.

그 이유를 보수당의 남성적인 이미지에서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보수당 소속 의원 중 여성은 고작 16%, 장관 17명 중 여성은 겨우 3명 뿐이니까요.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현상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여성들 사이에서도 정치 성향은 여러 요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니까요. 한 웹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나이와 주택 소유 여부, 즉 생활 수준에 따라 노동당 선호도가 크게 달라진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정부 재정 긴축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고 설명합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공공 부문에 종사할 가능성, 복지 서비스를 받고 있을 가능성,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직장에 다니고 있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보수당 정부에게도 한 가닥 희망이 있습니다. 아무리 “남성적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봤자 여성들의 뿌리깊은 생각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고용과 임금 분야에서 성과를 낸다면 여성들의 표도 돌아온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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