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손꼽히는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Jim Rogers)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허락된다면, 나의 모든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겠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유망한 차기 투자처가 어디인가라는 언론의 질문에 정답은 북한이라는 답변을 내놓은 것입니다.
로저스가 얘기하는 투자처로서 북한의 매력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첫째는, 북한이 선발자의 이점(First Mover Advantage)을 누릴 수 있는 세계에서 몇 남지 않은 개발 예상지라는 사실입니다. 남한과 견줄만한 지리적 장점과 방대한 규모의 광물자원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여전히 중국과 러시아와의 부분적 교류만을 허용하는 폐쇄된 경제 구조 속에 남아 있습니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가 이미 몇 몇 분야에서 북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로저스는 아직 북한에는 상대적으로 국제 사회의 투기 세력으로부터 격리되어 있는 분야들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여전히 선점 효과를 누릴 기회는 충분하다고 주장합니다. 로저스는 한반도가 통일되기 전에 성공적으로 북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면 그에 뒤따르는 이익은 천문학적 수준이 될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둘째는, 통일 한국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입니다. 로저스는 통일된 한반도는 경제 대국이 되기 위한 조건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평가했습니다. 예를 들어, 저렴하면서도 교육 수준이 높고 규율이 잘 잡혀 있는 북한의 노동력이 남한의 풍부한 자금력 및 선진화된 경영 능력과 만난다면 큰 경제적 시너지를 낼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죠. 로저스는 7천만이 넘는 내수 시장과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광대한 양의 천연 자원도 경제 성장의 훌륭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매력적이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로저스의 희망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넘어야할 큰 산이 남아 있습니다. 외국인으로서 북한에 투자하는 일이 현재로서는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북한 정부는 지금까지 중국과 예외적인 남한의 몇몇 사례를 제외하고는 외국인들의 북한내 투자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로저스는 북한에서 이미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는 중국 기업들을 통해 우회하는 방법을 물색 중이라 밝혔습니다. (Forb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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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가장 큰 문제점은 투자 대비 이득이 넘쳐난다는 것이 아니라, 1970년대부터 떼어먹은 돈이 1조원이 넘는지라 투자한 금액에 대한 보증이 전혀 안되어 있다는 겁니다. 북한의 정부라는 것이 신뢰할 수 없고, 외부에서 얻은 투자 이득은 EU권의 은행들로부터 몰수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넘칩니다. 전형적인 숫자만 보고 투자하겠다는 이야기라 한숨이 다 나오네요...
북한이 정말로 매력적인 투자지역이라면 구태여 공개적으로 표명할 필요가 있을까? 저런 소리들을 하는 의도가 궁금하다.
너무 음모론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군요..
일단 떼어먹은 돈이 굉장히 많은 경우 역사적으로 갚은 사례가 좀 있습니다. 어차피 그돈 못받을껀 시장에서도 아니까 채권가격이 굉장히 낮은 경우가 많아요. 앙드레코스톨라니 책을 읽어보시면 압니다. 그리고 매력적인 투자지역인 경우 이분은 대체로 널리 얘기하고 다니는 경향이 있습니다. 2000년 초반에 설탕 철광석 같은 원자재 슈퍼 사이클을 얘기하고 다녔고, 오래전부터 중국 투자 기회를 얘기하고 다녔어요. 그냥 쉽게 듣고 넘길 얘기하실 분이 아닙니다.
옮긴이 입니다. 세분 의견 감사합니다. 앞선 두분의 비판은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니까요. 허나, 제가 짐 로저스의 머리 속에 든 생각까지 읽을 수는 없으므로 추측하여 말씀드리는 것이 조금 모양새가 이상하긴 합니다만, 로저스도 북한투자와 관련된 위험을 모르고 저런 발언을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High risk high return은 투자의 기본적인 룰 아니겠습니까. 제가 만나본 금융인들 중에 높은 수익률에 대해 내가 지불해야하는 대가는 무엇인가? 라고 묻지 않는 이가 없었으니까요. 돈을 떼일 위험은 이처럼 아주 기본적인 룰에 근거한 합리적 의심만으로 충분히 예상가능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로저스의 발언이 정말 무지에서 비롯된 순진한 발언인지, 아니면 숨겨진 목적을 이룰려는 언플용에 불과한지는 기사 내용만 봐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정보가 너무 부족하니까요. 원기사 작성자가 로저스의 생각 일부만을 취합하여 기사를 내보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그의 구체적인 투자 궤적을 기사내용만으로는 전혀 추정할 수 없습니다. gun9 님의 댓글내용처럼 로저스에 대한 추가 정보를 알고 계신 분(정보감사합니다. 저도 몰랐던 사실이네요 ^^)은 mingi kyung님과 rumi과 사뭇 다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만 봐도 보유하는 정보에 따라 행간을 읽는 법도 달라지는 법이죠. 고로 가치판단 이전에 주어진 내용을 통해 상황을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읽기 과제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선정하여 독자분들께 소개해드린 이유는 북한에 투자를 해라 마라의 문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었습니다. 투자 결정은 리스크와 기회를 양 극단으로 하는 스펙트럼 상에 위치하는 투자자의 성향을 반영할 뿐이니까요. 리스크없는 기회는 없고 기회없는 리스크 역시 찾아보기 힘듭니다. 리스크테이커라면 돈을 떼일 위험이 있더라도 "못먹어도 고!"라고 외치는 것이죠. 안전지향주의자들은 mingi Kyung님과 같은 반응을 보일수도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이 기사를 보자마자, 벌써부터 북한이라는 먹잇감을 찾아 밑작업들을 차분하게 해나가는 세력들도 있는데, 대북 정책이 너무 종북논란에만 치우쳐 정치적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닌가, 통일에 대한 실리적인 접근에 대한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 그리고 기업체들의 대비 과정 없이 갑작스런 통일을 맞이한다면, 통일 한국 시대의 주인인 우리의 발언권이 중국 및 러시아, 서방 세력들에 비해 약해지고 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부터 들더군요.
따라서, 제가 예상했던, 혹은 의도했던, 이 글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반응(좀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은 1) 북한투자에 눈독을 들이며 먼저 움직이는 해외투자자가 있음을 인지하고, 2) 그들이 바라보는 북한의 투자 매력포인트를 파악하는 동시에, 3) 통일 한국 시대에, 협력자 관계 수준을 벗어나 중국, 러시아, 유태인 자본에 모든 이권을 뺏기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는 남한의 현 상황을 위험으로 인식토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독자분들이 제 의도를 따라야할 의무는 없습니다. 허나, 굳이 이런 의도를 밝히는 이유는 행간을 읽는 새로운 시각을 전달하고 싶은 개인적인 소망때문입니다. 시각을 전달하는 뉴스페퍼민트의 큐레이팅 정신과도 연결된다 생각하고요. mingi kyung님, rumi님 의견 모두 허투루 넘기지 못할 일리있는 내용임에는 틀림없으나, 기사에 대한 반응이 나와 우리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이어지지 않고 로저스라는 타자의 영역에만 머무르는 듯한 인상을 받아 이렇게 수고로움을 자처하였습니다. 이러한 의도를 글로서 충분히 전달치 못한 저의 부족함, 그리고 넓은 오지랖을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멋진 글 감사합니다
옮긴이입니다. 김정은씨 입금 확인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요긴하게 잘 쓸게요.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6705280
내용은 페퍼민트 기사보다 훨씬 적지만 관련된 국내 기사도 있었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