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Economy / Business

유럽 공유경제의 메카 베를린은 무엇이 다른가?

“한 번 구매한 전동 드릴을 평생 얼마나 쓸 것 같아요? 계산해봤더니 평균 13분 쓴다고 하더군요. 이런 물건은 당연히 사는 것보다 나눠 쓰는 게 효율적이지 않나요?”

니콜라이 볼페트(Nikolai Wolfert) 씨가 가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물건인 전동 드릴을 소개합니다. 전동 드릴 말고도 보드게임부터 와인잔, 연무기에 외발자전거와 등산용 배낭까지 온갖 잡동사니들이 가득한 이 가게는 유럽 공유경제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베를린에 있는 “나눠쓰는 가게 라일라(Leila)”입니다. 이 운동에 동참하고 가게의 회원이 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물건 중에 아무 거나 나눠쓸 만한 것을 가게에 기부하면 됩니다. 지난 2012년 처음 문을 연 뒤로 비슷한 가게가 잇달아 문을 열었습니다.

간단한 물건부터 함께 나눠쓰면 더욱 효율적인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베를린에 부는 공유경제 바람은 분명 미국이나 다른 유럽 도시들의 움직임과 다릅니다. 많은 경우 공유경제는 곧 주거 공간이나 방을 빌려주거나 나눠쓰는 에어비엔비(airbnb) 형태를 지칭하는 데 그치곤 하지만, 베를린에서는 라일라처럼 정말 사소한 것까지 나눠쓴는 생활밀착형 공유경제 모델도 번창하고 BMW나 다임러 등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도 차량을 공유하는 서비스가 가져다주는 이점을 이내 파악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는 사실상 상업적인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에어비엔비에 방을 등록해놓고 빌려주며 세금을 덜 내는 꼼수를 쓰는 일도 자주 일어나지만, 베를린의 공유경제는 돈을 버는 수단으로써의 경제가 아니라 공동체를 강화하는 정치적 목적이 뚜렷한, 그래서 더욱 생활 밀착형 모델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Guardian)

원문보기

ingppoo

뉴스페퍼민트에서 주로 세계, 스포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Recent Posts

[뉴페@스프] 곧 닥칠 ‘고령 사회’,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일 ago

“숨 쉬는 건 범죄가 아니다”…노숙도 마찬가지? 간단치 않은 사정들

미국 연방대법원이 노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노숙자를 처벌한 지방 정부(시 정부)의 행동이 위헌이라는 사건에 관해 이번…

2 일 ago

[뉴페@스프] Z세대 가치관에 문제 있다? 그런데 부모인 X세대가 더 문제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4 일 ago

기후변화로 인한 ‘변화’가 이 정도였어? 뜻밖의 결과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 자연 재해는 우리에게 더는 낯선 일이 아닙니다. 아예 "기후 재해"라는 말이…

5 일 ago

[뉴페@스프] 경합지 잡긴 잡아야 하는데… 바이든의 딜레마, 돌파구 있을까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

데이트 상대로 ‘심리 상담’ 받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운동만 자기 관리가 아니다

보스턴 대학에서 일하는 정신과 의사가 ‘자녀의 정신 건강에 과몰입하는 미국 부모들’에 대한 칼럼을 기고 했습니다.…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