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조사란 어려운 일입니다. 연구자와 소비자 사이에 존재하는 사회적 역학관계 때문이죠. 사람들은 질문을 받으면 자신이 정말로 생각하는 것을 말하기 보다는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것, 또는 스스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늘 소비자 조사처럼 보이지 않는 조사 방식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고요. 하지만 최근 떠오르고 있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위스퍼(Whisper)를 활용하면, 이런 어려움 없이 의미있는 소비자 연구가 가능합니다.
위스퍼는 간단히 말해 익명 트위터, 익명 페이스북입니다. 이 익명의 공간에서 사람들은 훨씬 더 솔직한 이야기들을 털어놓죠. 이 익명의 도구가 우리 사회에 궁극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마케팅 종사자들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좋은 통로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연구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휴대폰에 무료 위스퍼 앱을 다운받은 후, 상단의 돋보기 버튼으로 브랜드명을 검색해 나오는 포스팅을 읽어본 후 패턴을 찾아내면 됩니다. 저는 가전제품 소매점인 라디오섁(Radio Shack), 베스트바이(Best Buy), 브룩스톤(Brookstone)을 가지고 간단한 실험을 해봤습니다. 부적절한 단어는 모두 별표 처리했고요, 다음과 같은 검색 결과를 얻었습니다.
라디오섁: 라디오섁에서 일하는거 너무 좋아! / 친구랑 라디오섁에서 아이폰을 훔쳤지 / 난 베스트바이나 라디오섁에 들어가면 꼭 궁전에 온 것 같고 세상 무섭지 않은 기분이 되더라.
베스트바이: 내가 베스트바이에서 6천달러짜리 TV 사려고 45분을 서성댔는데 멍청한 판매원들은 늦게 온 손님들한테 매달려 150달러짜리 싸구려를 팔고 있더라. ㅇㅇ지점 멍청이들 / 베스트바이에서 일하고부터 악몽과 정서불안에 시달리고 있어. 매니저들 덕분임. / 베스트바이, ** 장난하냐, 직원들한테 그렇게 **할거면 직원을 아낀다는 소리나 하지 말아라, 내가 아침에 일어나기 싫은 이유가 바로 너네 때문이야, 완전 ** 실패한 회사다.
브룩스톤: 전시용 마사지의자에 5분 앉아있었다고 쫓아내길래 손가락 날려줌 / 브룩스톤 마사지의자와 사랑에 빠진 것 같아…
이제 자료를 분석해 볼까요? 라디오섁은 아이폰 진열 보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겠고, 베스트바이에는 고용과 직원 복지 관련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브룩스톤의 경우엔 관련 포스팅이 거의 없어서 분석이 어려웠지만, 여기서도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습니다. 아무도 브룩스톤에 관심이 없으니 신경 좀 쓰라는 교훈이죠.
위스퍼는 광고로 수익을 창출할 방법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이렇게 수집된 익명의 소비자 반응을 정리해 기업에 파는 것도 아주 좋은 수익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브랜드명의 언급 횟수나 포스팅 위치를 조사하고, 해당 브랜드 관련 포스팅에 나오는 단어들을 워드 클라우드로 묶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료를 분석하면 생생한 소비자 리포트가 될 것입니다. (Forb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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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분석 방법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네요.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