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은) 보통 계산대에서 2분 정도를 보냅니다. 전체 고객의 절반 정도는 평균 일주일에 두 번 장을 보러 오죠. 10%는 아무 것도 안 사고 빈 손으로 나갑니다. 사려던 물건을 못 찾았기 때문일 거예요. 마트 오른편에 마련한 세일 코너가 왼편에 마련한 코너보다 훨씬 좋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여기 보시면 고객들이 어디에 오래 머무는 지 알 수 있어요.”
한 마트 점장이 가게의 도면과 함께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을 줄줄이 읊어줍니다. 도대체 점장은 이렇게 상세한 정보를 어떻게 얻은 걸까요? 비밀은 당신이 마트에서도 늘 들고 있는 스마트폰에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와이파이 신호를 찾다 보면 각 기기 고유의 식별번호가 매장 안에 있는 와이파이 라우터에 기록되고, 와이파이 신호를 따라 매장 내에서 소비자들의 동선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식별번호는 스마트폰의 주인에 대한 개인정보를 담고 있지 않지만, 한 번 기록된 정보가 계속해서 쌓이다 보면 그 사람의 소비 성향은 뚜렷하게 알 수 있게 됩니다.
와이파이 덕에 마트를 비롯한 소매점포에 쌓인 소비자들의 구매 정보를 분석하는 회사들도 성업 중입니다. 반대로 “나는 점포들이 와이파이를 이용해 나의 정보를 추적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자신이 갖고 있는 기기의 식별번호와 함께 온라인에 등록하면 마트들이 해당 식별번호의 기기로부터 나온 정보는 마케팅에 활용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습관이나 정보가 노출된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꺼림칙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을 통해 모은 정보는 아마존이 갖고 있는 당신의 상세한 구매 내역에 비하면 약과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전문가들은 식별번호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이를 통해 모이는 정보들을 얼마나 투명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Wash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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