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들의 피부색은 짙고 옅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백인들보다는 까무잡잡합니다. 많은 인도인들이 하얀 피부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1978년 유니레버(Unilever)가 인도에서 처음으로 미백 크림을 출시한 뒤로 세안제, 샤워젤에 이르기까지 각종 피부 미백 제품이 줄줄이 등장했습니다. 인도의 미백 크림 시장 규모는 2010년 기준 4억 3,200만 달러로 매년 18%씩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습니다. 지난해 인도인들은 각종 피부 미백 제품 233톤을 소비했습니다. 돈으로 따지면 코카콜라보다도 더 많이 돈을 쓴 셈입니다.
과거에는 엄격했던 카스트 제도와 여러 문화적 요인 탓에 피부색의 밝고 어두움이 신분의 차이 또는 우열의 기준이 됐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닌데도, TV와 잡지 등 언론이 그런 편견을 고착시키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크리켓 스타나 유명 연예인들은 미백 제품 광고모델로 발탁되고 싶어 합니다. 최근 배우 난디타 다스(Nandita Das)는 하얀 피부가 더 아름답다는 사회적 통념에 당당히 반대하는 “까만 피부도 아릅답습니다(Dark is Beautiful)”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난디타는 인생에 피부색, 피부톤보다 훨씬 중요한 것들이 많다는 걸 알리고 싶었을 뿐이라며 피부색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 얼마나 심각한 지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할 때 제가 맡은 역할이 교육 받은 상류층 여성일 경우, 감독들이나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어김없이 제 피부톤을 하얗게 만드는 데 신경을 써요. 그렇게 해야만 상류층 여성처럼 보인다고 믿는 거죠. 제가 “까만 피부도 아름답습니다” 캠페인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실은 잡지 기자도 제 사진을 실을 때 포토샵으로 피부톤을 더 하얗게 했더라고요. 그렇게 하는 게 연예인에 대한 당연한 배려라고 여기는 거죠.”
“하얀 피부에 대한 선망과 동경을 조장하는 사회적인 통념이 피부색이 모든 걸 결정해버린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면 온 사회는 쓸데 없는 데 지나친 소비를 한 끝에 자괴감과 무기력함에 빠져 버릴 겁니다. 알량한 마케팅 대신 진실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Guardian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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