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오염된 공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 우리돈 약 300조 원을 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홍콩의 GDP와 맞먹는 수준, 연간 중국 국방비의 두 배에 달하는 엄청난 돈을 들여야 할 만큼 급속한 산업화의 부산물로 심각하게 파괴된 환경은 중국인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1월 수도 베이징의 대기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안전 권고수준의 40배가 넘는 오염물질이 검출됐습니다. 농지의 10% 가량은 중금속과 화학물질에 오염돼 곡식을 키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도시의 수돗물 절반은 마시는 건 고사하고 손과 얼굴을 씻기에도 부적합한 수준입니다. 중국 북부의 대기오염은 사람들의 평균수명을 5년 반이나 줄였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중국이 워낙 큰 나라다 보니, 이는 절대 중국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습니다. 전 세계 석탄, 구리, 철, 니켈, 아연, 알루미늄의 40-45%를 소비하는 중국은 엄청난 속도로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계속해 왔습니다. 중국의 공장과 자동차 등에서 대기로 뿜어내는 이산화탄소 양은 1990년 한 해 20억 톤이었던 것이 90억 톤으로 늘어났습니다. 중국 한 나라가 전 세계 모든 이산화탄소의 30%를 배출하고 있는 셈입니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은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반정부 시위가 늘어나자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환경운동가들을 잇달아 체포, 구속하는 한편, 정부가 허가한 단체만 환경 감사 및 관련 소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동시에 거대한 국영기업들로 하여금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비롯한 ‘공해와의 전쟁’에 투자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성장 속도가 최근 몇 년 사이 상대적으로 둔화되자, 친환경 정책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오염은 지구적인 수준의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선진국들이 적극적으로 협상을 통해 친환경 정책을 수립하도록 유도하고 도와야 합니다.
중국 정부도 물론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문제로 가장 큰 피해를 볼 나라도 중국입니다. 전 세계에서 해수면보다 낮은 지대에 사는 사람이 가장 많은 나라가 중국이기 때문이죠. 가장 확실하고도 투명한 방법은 탄소세를 도입하고 강력한 규제를 실시하는 겁니다. 중국 정부는 탄소세를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시행을 더 늦춰서는 안 됩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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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심천이 지척으로 보이는 홍콩의 한 섬으로 하이킹을 다녀왔습니다. 사방이 온통 초록인데 유독 회색빛으로 가득한 곳이 보이더군요. 폭스콘에 근무하는 동행한 지인이 그곳이 심천이라고 하더군요. 하이킹 매니아인 자기가 왜 주말이면 국경을 건너 휴일을 보내는 이유라고 했습니다. 꽤나 더운 날씨여서 오히려 이곳 겨울이 하이킹에는 더 제격일 것 같다는 제 말에 홍콩인들은 겨울에는 이곳으로 방문하는 것을 꺼린다고 했습니다. 중국에서 부는 북풍이 온갖 공해 물질을 나르는 터에 맑은 하늘 보기가 어렵고 공기도 나빠지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중국의 공해 문제는 일반인들의 생활에도 이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피난민처럼 거대한 여행가방을 들고 슈퍼마켓이나 chemist에서 물건을 쓸어담는 중국 본토인들은 홍콩에서 흔한 풍경입니다. 특히 심천발 버스나 지하철이 지나는 지역의 상점들은 이들 본토인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입니다. 소위 보따리 장사들도 많지만 먹거리 안전을 믿지 못해 우유나 생필품을 사러 왕복 두세시간 거리의 홍콩으로 쇼핑을 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중국인들이 지불하는 공해의 가격에 매주 거듭되는 이들의 노곤한 쇼핑 순례길과 돈을 쓰면서도 가계 점원 및 홍콩인들에게 제대로 손님대접 받지 못하는 씁쓸함이 포함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하게 되더군요.
댓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눈으로 보지 못한 일들에 대한 기사를 소개할 때마다 사실 '정말 이정도일까?' 싶은 생각이 들곤 하는데, sungeunjin님이 남겨주신 댓글처럼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나면 소통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