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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보호법이 책들을 사라지게 만든다

일리노이 대학의 폴 힐드(Paul J. Heald)의 최근 연구가 저작권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1923년 이후 책들이 책장에서 사라졌음을 증명했습니다. “저작권보호법과 그 책을 구할 가능성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 관계가 있습니다. 작품이 발간되고 소유권이 효력을 발휘하면 대중의 손에서 멀어졌다가 보호기간이 만료되면 다시 새로운 판으로 나타나죠.”

아래 (그래프 1) 은 아마존에서 구할수 있는 판(Edition)이 몇년도에 처음 발표된 책인지 나타냅니다. 1923년 저작권법이 발효됐는데, 이 직전에 발표된 1910년대 책은 2000년에 발표된 책보다도 많고, 1930~50년대 책은 거의 없습니다. 출판사들이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책은 아주 최근 책이 아닌이상 출판하지 않는 셈이죠.

(그래프 1) 각년도별, 아마존에 오른 2317판 발표

물론 저작권법 없이 공유된 책이 더 많은 출판사에서 다양한 에디션으로 출판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밀턴의 ‘실락원’은 401개의 다른 판본, 401개의 ISBN을 가진반면 로리머의 ‘A Wife out of Egypt'(국내 미번역 서적)은 딱 1개의 판본과 1개의 ISBN 만 있지요. 그래서 공공으로 공유된 작품의 에디션을 4로 나누어 계산해도 (그래프 2)처럼 1910년대와 2000년대 출판된 책이 가장 많은 트렌드는 유지됩니다. 1980-90년대 발간 작품이 가장 큰 피해자로 저작권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작품은 초판 발간 이후 잘 하지 않는 경향이 확연히 나타났습니다.

(그래프 2) 각기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 에디션 수를 4로 나누어 수치 조정

21세기에 문맹률이 낮아지면서 발간되는 책 수 전체가 늘어난 점이 영향을 끼쳤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해 출간 권수 대비 가능한 서적 권수로 통계적으로 조정해도 같은 패턴이 이어집니다.

(그래프3) 각 연도별 출간된 작품수에 따라 조정한 결과

저작권 보호는 작품을 창작한 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유통망을 개발해 사용자들이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만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오히려 작품을 책장에서 없애버리고 있습니다.(The atlan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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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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